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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부동산 규제' 증권사로 눈돌리는 고액자산가

"큰 손 모셔라" 증권사 고객 잡기 경쟁 가속화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9.23 15:06:01
[프라임경제] 초저금리 상황과 유동성 확대가 지속되면서 안전적 자산관리로 대표되는 은행 대신 증권사로 눈을 돌리는 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계속 오르는 데다 은행 예금이 0%대로 떨어지다 보니 증권사가 수익률 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초저금리 상황과 유동성 확대가 지속되면서 안전적 자산관리로 대표되는 은행 대신 증권사로 눈을 돌리는 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 연합뉴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는 IB(투자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체 투자처를 꾸준히 발굴해 왔다. 이미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승계전략, 절세정보 등 종합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엔 이를 초고액자산가로 높여 맞춤형 VIP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 자산관리 명가 '1위 굳히기'…초고액자산가 겨냥

증권사에서 고액자산가 관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증권(016360)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유입된 비대면 고객 중 1억원 이상 자산을 투자한 고액자산자만 1만3명에 이른다. 이들의 예탁자산은 약 2조원 수준이다. 예탁자산 1억원 이상 투자자는 프라이빗뱅킹(PB)서비스에 가입돼 투자포트폴리오 관리, 세무 부동산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받는다. 

또한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예탁 자산 30억원 이상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SNI 본부'를 만들어 고액 자산가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SNI 본부에서 관리하는 고객 수는 2600여명에 달하고, 자산 규모는 80조원을 넘는다. 올 들어선 고객 증가율이 30%를 넘는다. 

최근에는 SNI 출범 10주년을 맞아 고액 자산가 중에서도 100억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까지 출시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미국, 유럽 등에서 기업체 규모의 초우량 자산가들이 개인자산관리 회사(싱글 패밀리오피스)를 만드는 데서 착안한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는 고액자산가들이 투자은행 비즈니스 파트너처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인수, 인수합병(M&A) 딜 등 각종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 전략담당 전무는 "투자 컨설팅과 세무·증여 상담 등을 해주는 것에 머물러 있던 국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확장한 것"이라며 "SNI를 10년간 운영한 결과 고객 중 글로벌 IB급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큰손 잡아라" 대형증권사 중심 고액자산가 서비스 봇물  

그간 삼성증권이 압도적으로 점유했던 초고액자산가 시장에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잇따라 합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관리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트루 프렌드 컨시어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법률·세무 자문 컨설팅 등 생활 전반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올초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담조직 'GWM(Global Wealth Management) 전략담당'을 신설했다. 

'GWM'은 이름처럼 해외 자산배분에도 무게를 두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상품과 해외투자, 기업공개(IPO), M&A, 상속·증여, 법률과 세무 자문 등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이번 'GWM전략담당'은 개인 자산관리와 기업 자금운영, 가업승계와 후계자 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서비스를 위해 전문가 영입과 조직 구축에만 반 년 넘게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신인 미래에셋증권 시절 증권업계 최초로 '패밀리오피스'를 도입한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최근 1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미래에셋세이지클럽(Mirae Asset Sage Club)'을 선보였다. 

기존 '미래에셋 오블리제클럽'을 리뉴얼 한 이번 서비스는 글로벌 IB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맞춤형 글로벌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가업 상속과 증여 플래닝 등 전문 컨설턴트들의 패밀리 오피스 솔루션도 선보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근 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문의가 크게 늘면서 수요에 맞춰서 클럽을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에이블 프리미어 멤버스'를 통해 고액자산가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업승계·세무·부동산·투자 등 자산관리 전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컨설팅서비스다. 

컨설팅 인력은 KB증권 소속 세무사와 은행·증권 겸직 인력인 부동산 전문가·변호사 등이 주축이다. 기업금융, 리서치센터와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KB금융그룹 전문가 집단인 'KB WM 스타자문단'이 지원하는 구조로 컨설팅 역량을 총동원했다.

NH투자증권(005940)도 '프리미어 블루 멤버스'를 통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객 대상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고액자산가들을 유입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대책 규제 등으로 초고액 자산가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초고액자산가들은 그들만을 위한 특별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한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그들은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확실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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