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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행보 한국GM '노조 아집' 철수결정 빌미 우려↑

임단협 갈등 속 노조 파업권 획득…노동부 '불법파견 시정명령'에 자포자기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09.25 14:33:25
[프라임경제] 한국GM의 행보가 여전히 불안하다. 특히 한국GM의 미래를 위한 계획들에 계속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조합과의 관계가 한결같이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는 탓에, 한국GM 앞날에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한국GM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노조가 또다시 파업권을 확보했다. 지난 24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의 노동쟁의 조정신청 건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중지는 노사 간 견해차가 큰 탓에 조정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노조는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추후 투쟁 방식을 결정하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한 만큼 즉각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7월부터 16차례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1인당 2000만원 이상의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GM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한국GM 부평공장 내 차량 제조 설비들이 멈춰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여기에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에 신차 배정도 요청했다.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가 생산되고 있지만, 이들 차종이 단종될 경우 이후의 생산계획이 없어서다. 더욱이 두 모델이 단종되면 공장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차 배정을 통한 일감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GM은 2014년 이후 매년 영업 손실을 내며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는 등 판매부진 및 실적악화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조에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임금 동결 제시와 임금 교섭 주기를 올해와 내년에 한해 2년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성과급 지난해 실적 토대로 내년 1월에 170만원 지급 △올해 실적 바탕으로 내년 8월에 200만원 지급 △올해 흑자전환 시 내년 8월 100만원 추가 지급 등으로 맞서고 있다.

또 글로벌 생산 수요가 위축으로 인해 신차 배정에 대해서도 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부평 2공장에는 신차 배정 없이 현재 생산되는 차종 생산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노조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아버리는 행동을 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GM은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자 생산량을 시간당 28대에서 그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는데, 노조는 업무량이 과중해진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라인을 세워 버린 것.

한국GM의 부평공장 모습. ⓒ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한국GM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는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GM 노사는 임금 인상과 파업이 아닌 생산과 판매에 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노조는 그동안 임단협 과정에서 부분파업과 철야농성을 무기로 회사를 압박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생존은 안중에 없고 자신들 배만 불리는 듯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물론, 노조가 자신들의 미래 보장을 위해 어쩔 수 없다지만 한국GM과 GM이 납득하기 어려운 파업이나 주장을 계속 내세울 경우 회사입장에서는 당연히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없고, 그 방안이 철수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GM은 고용노동부의 비정규직 직접 고용 지시 불이행 논란에도 시달리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한국GM에 부평공장과 군상공장의 불법파견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직접 고용 대상은 부평공장 797명, 군산공장 148명이다. 10월 말까지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노동자 1인당 1000만원의 과태료가 한국GM에 부과되지만, 한국GM은 이들을 직고용할 여력이 없어 그냥 버티는 중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비현실적인 명령이 아무 대안 없이 떨어진 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GM은 고용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왔고 이후 법은 달라진 게 없는데 판단이 바뀌어 위법 혐의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한국GM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들이 한국GM 철수의 빌미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카허 카젬 사장이 구체적으로 "생산 차질이 또 빚어지면 한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GM이 철수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을 넘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는 지금 자신들의 욕심이 일거리를 해외로 밀어내는 것이 아닌지를 되돌아보고, 국내공장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다"라며 "GM의 시각에서 한국GM은 노사관계 리스크가 굉장히 큰데, 한국GM의 현 상황은 우려스러운 수준을 넘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GM이 수익성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재편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 철수는 글로벌 구조조정 연장선 처음에 서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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