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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민의 경제학] 돈과 화폐의 미묘한 차이

 

오석민 프리굿 대표 | press@newsprime.co.kr | 2020.09.26 17:01:18

[프라임경제] 7000년 이상 인류와 함께한 금은 유용함 보다는 탐욕의 대상, 권력의 상징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왔다.

그런 금이 최근 역사적 최고의 가격으로 투자자들의 주목 받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코로나 시대(After COVID)이후 인류에게 금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사는 우리들은 대부분 돈을 벌어 큰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여기에서 과연 돈은 무엇일까?

'돈을 많이 벌고 싶다'라고 할 때 돈은 '소득'을 의미한다. 일례로 '빌게이츠는 돈이 많다'라고 할 때, 돈은 재산이나 부로서 순자산을 의미한다.

또한 지금 우리 지갑에 있는 5만원권의 지폐도 돈이다. 돈의 정의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돈은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이다.

우리가 정규 교육 과정에서 배운 화폐의 기능인 상품의 교환수단,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이었는데 그럼 화폐와 돈은 같은 것일까?

화폐의 정의는 가치 척도를 나타내는 현물 혹은 증서 등의 매매수단이다. 즉 매매수단이 핵심인 것이다.

화폐는 말 그대로 매매를 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고, 돈은 매매수단으로서 화폐를 포함해서 재산, 소득, 자산 등의 개념을 포함하는 화폐보다는 더 큰 부의 실질적, 추상적 개념이다.

그래서 우리는 '돈 많이 벌자'라고 말하지 '화폐를 많이 벌자'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돈과 화폐의 차이를 우리는 이미 무의식적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화폐'와 '돈'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첫째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가치가 영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화폐는 인플레이션으로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돈은 또한 사회구성원 더 넓게 인류가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그 가치를 인정하고 무의식적으로라도 합의가 있어야 한다. 이점이 제일 중요하다.

거래비용을 줄이고 매매를 쉽게 하는데 있어 화폐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셈이다.

그런데 화폐는 정부가 강제적으로 사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1달러의 제조비용은 2011년도 기준으로 10센트 약 120원정도 이다. 1달러의 본질가치는 120원인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1달러로 1200원하는 사과를 사먹는다. 그럼 1달러의 진짜 가치는 120원일까? 1200원일까?

필자의 생각으론 지금 당장 1달러로 1200원하는 사과를 하나 사먹을 수 있다면 1달러의 가치는 1200원인 것이다.

그런데 미래에 미국의 연준이 달러를 2배 더 공급한다면, 1달러로 1200원하는 사과 반쪽을 사먹을 수 있을 것이고, 쉽게 말해 1달러는 600원의 가치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더 시간이 흘러 인플레이션과 함께 달러 공급이 늘어 난다면 달러가는 120원에 수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변할 수 있는데 돈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으론 위에 사과의 예시처럼 당장은 돈이지만, 미래엔 돈일지 모를 것이고, 또한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최종적으로 달러는 발행비용 120원에 수렴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위기 이후 미국의 연준은 무제한 달러 공급을 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중앙은행도 무제한 원화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럼 우리가 믿었던 달러나 만원짜리 지폐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수요가 일정한 상태에서 공급이 늘어나면 일반적으로 가격이 하락한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에 화폐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서 발 빠른 투자자들이 금에 투자했던 것이다.

그럼 지금 시점에서 왜 '금'이 투자의 핵심 키워드로 떠 올랐는지 살펴봐야 한다.

일부 경제학자들이나 워렌버핏 같은 유명한 투자자들은 금은 먹을 수도 없고, 석유처럼 땔 수도 없고, 이자도 없어서 무용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모든 건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현재나 앞으로 몇 년간 금에 대한 이자가 없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미 연준의 무제한 달러 공급으로 달러의 가치가 얼마나 떨어질까가 중요한 것이다.

물론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원화도 떨어지면 환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 있겠지만, 위의 예시처럼 지금은 1달러로 사과 한 개를 사먹을 수 있는데, 달러의 무제한 공급으로 1달러로 사과 반 개만 사먹을 수 있다면 달러를 보유하는 게 맞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금은 이자도 없고 무용하지만 누가 강제해서 가치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인류와 함께 자연발생적으로 가치를 가지게 됐다.

그 역사도 최소 7000년이며,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고 인류의 믿음의 상품이었다.

불변성, 희소성 등 여러 가지로 금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는데 제일 큰 금의 가치는 달러 같이 좋은 화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돈으로 믿어왔다는 것이다.

인류가 자발적으로 가치를 만들었고 그 가치가 7000년 이상 가치로서 인정 받았다는 점을 살펴보았을 때 금이 인류사에서 의미하는 바는 다른 화폐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금은 돈이다.

오석민 프리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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