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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뛰고 중국은 다싱공항 개장 '활주로 장차 7개까지' 벼른다는데

[인천 묻고 더블 가덕②] 푸동공항 이어 과감한 투자로 지각변동 지속 주도권 싸움 선도 목표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20.09.28 08:48:22
[프라임경제] "묻고 더블로 가!"라는 외침은 단순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도박 전략 이상을 담고 있다. 아무 때나 배짱을 부려서는 본전도 찾을 길 없다. 현재 상황과 자산에 대한 냉정한 분석은 기본. 그게 충족될 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 아울러 꼭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도 만만찮기에 지금까지의 투자보다 더블은 더 해야 한다는 결단이 무모함이 아닌 과감성으로 정당화된다. 한·중·일 사이의 허브공항 전쟁 2막이 열린 지금, 과감한 가덕신공항 투자 시나리오를 우리가 고려해야 할 이유다. 

인천 단일허브 구상은 지금까지 우리 항공 및 물류 정책의 기조였다. 동남권신공항 구상이 처음 논의되던 때만 해도, 단순한 거점공항이 아닌 관문공항을 만들어 달라는 부울경의 읍소는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단일허브공항의 효율성을 해치는 내부총질쯤으로 여겨진 것이다. 

웬만하면 단일허브를 유지하자는, 혹시 인천공항이 포화되면 그 다음에나 다른 허브 내지 관문공항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이 전제는 그러나 지금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인천공항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지 않아도 그 전에 다른 관문공항을 마련해야 할 필요는 주변 다른 나라의 공항 상황이 요동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수요를 분산하는 게 아니라, 새 수요를 창출해 나가는 다른 한국 대표공항 파트너를 인천공항이 맞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 돌풍은 일본과 중국의 공항 투자, 이로 인한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 2라운드에서 시작됐다.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으로 개장한 이래, 일명 SEA&AIR 방식으로 짭짤한 이익을 거둬왔다. 하지만 지금껏 이익을 봐온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인천의 짐을 덜어줄 또다른 허브공항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주문이 제기된다. 

그간 중국에서 항공화물의 비용과 시간 최적화를 위해 우리 측을 활용한 게 바로 SEA&AIR 복합안이다. 바다로(천진~인천) 실어나른 다음에, 인천에서 항공화물로 띄우는 방식의 수요가 상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과감한 투자, 인천공항 환적 타격 '2018 악몽' 

하지만 중국이 상하이 푸동공항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아울러 광저우에 바이윈공항을 개장하는 등 베이징 외에도 다수의 허브공항을 갖겠다는 야심을 부각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지금까지 구축해온 이 화물영업과 허브 안건은 앞으로 흔들릴 여지가 있다. 사실상 중국땅인 홍콩에도 이미 쳅락콕이라는 허브공항이 있는 마당에 굳이 이런 복수의 (화물)허브 야망을 불태우는 상황이다. 

다싱공항까지 굳이 강행하면서 중국은 허브공항 전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할 뜻을 분명히 했다. ⓒ 신화-연합뉴스


다른 여러 복합요인이 있겠으나, 인천공항의 항공화물과 환적화물 감소 상황은 이미 2019년 5월에 이미 하나의 뉴노멀로 확연해진 바 있다. 각종 새 허브공항들의 건설이라는 중국발 악재, 즉 주변 경제 및 공항 환경 여건 변화가 당시 밀어닥친 게 확연히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부 제기되기에 충분했다. 인천의 화물(괄호 안은 환적량 별도 계산분) 22만9000t(8만6600t)으로 2018년 11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여 큰 충격을 안겼다. 

그 뿐만 아니다. 중국은 이후에도 베이징 인근에 초대형 다싱공항을 짓는 등 추가 투자를 부단히 하면서 동북아 물류 정책 전반에 초대형 지진을 일으키고 있다.

다싱공항은 베이징 시내 중심가에서 44㎞ 떨어진 허베이성 경계에 위치해 있지만 당초 우려됐던 접근성 문제는 전혀 느낄 수 없다는 호평을 듣는다. 다싱공항으로 가기 위해 각종 교통 지원을 확실히 구축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을 개항하면서, 수도 베이징에만 '연간 1억명 수송이 가능한' 일명 메가공항을 2개나 갖게 되었다. 이미 공항과 여행 혹은 물류에 관심이 적지 않은 이들은 주지하다시피, 중국 주요 도시인 상하이와 광저우는 메가공항을 갖고 있다. 즉 중국에만 4개의 메가공항을 구축하는 등 물류 주도권 공세에서 과도하다 싶을 만큼 강력한 투자 추진이 '주마가편'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7개의 심장 다싱, 일본도 과감 투자로 손실 줄이기 연착륙 성공

자오위 다싱공항 관리센터 주임은 개장 직후(국제선 본격 가동 이전) 언론에 "현재 운영 중인 활주로는 4본이지만, 향후 7개로 늘릴 구상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연간 이용객 1억명, 화물 400만t의 목표를 갖기 때문이다. 이런 꿈을 달성하면, 다싱공항이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야말로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물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노력처럼 처절하게 공항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환승 및 환적률에서 정체하거나 낮은 증가율을 보였던 것이기존 통계 상황이라서, 홍콩의 첵랍콕공항과 같은 허브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국내 논문들도 지금부터 10년 안팎인 2008년을 전후해 이미 발표돼 오고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도 우리 역시, 결국 다른 동북아 국가들과 항공기 수요를 둘러싼 허브 전쟁 그리고 공항 신설 문제와 철학 승부를 시작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부각된다.

설사 한 번 다소 이상한 단추를 뀄더라도, 정책을 과감성과 바른 방향 재설정, 투자 결단 등이 어우러지면 상황을 연착륙할 수 있다는 점은 일본에서도 발견된다.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은 매립의 형태라기 보다는 바다에 인공섬을 세워 건설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규모 시설투자비용이 들었고 이로 인해 1994년 개항 이래 '비싼 공항'으로 회자돼 왔다.

인천공항 착륙료를 100으로 봤을 때, 도쿄 나리타는 164, 오사카 간사이도 같은 164, 홍콩 첵랍콕은 159, 중국 상하이의 푸동공항 착륙로는 58 등 상대성을 보여 왔다.

그렇다고 쉽사리 비용 대비 요금 인하를 강행하기도 어려운 상황. 이 와중에도 일본은 문제를 포기하기 보다는, 새롭게 건곤일척을 시도했다. 즉 간사이와 하네다, 나리타의 상황만 해도 힘겹지만 다시 중간 위치 나고야에 주부공항을 새로 허브급으로 구축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대신 비용 절감이 가능할 정도의 효율을 가미하기로 하고, 실제로 이를 실천해 냈다.

이런 주부공항 신설과 성공적 운영은 민간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끌고 나가는 방식(특히 도요타자동차가 전체적인 경영을 주도)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허브공항 그리고 이를 넘어서는 메가공항의 구축이나 과감한 복수의 허브공항 구축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바탕 자원 즉, 풍부한 산업 수요를 부산은 갖고 있지 못한 것일까?

그래서 우리의 항공 전략은 원허브 혹은 온리허브로 인천만 바라보아야 하고, 대신 주변 국가들의 쓰나미 같은 투자 공세에 이 전략은 밀려날 수밖에 없는 한계가 불가피한 것일까?

이런 질문에 뜻있는 경제 관계자들은 결연히 아니라고 답한다. 이병곤 부산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은 본지 기자의 질문에 "부산에 공항다운 공항이 없어서 우리나라 기업화물 95%가 인천공항을 통한다. 공항이 있으면 수요도 만든다. (제대로 된 허브공항을 가덕도나 다른 입지에 만든다면) 지상인력 일자리 6만, 간접고용 9만 즉 총 15만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짚었다.

7개 활주로 언젠가 따라잡을 기회 달라, 24시간 불가능 김해는 곤란 

붐비는 김해공항의 모습. 활주로를 하나 증설해도 과연 동남권을 대표하는 공항으로 기능이 가능할지 우려된다는 소리가 많다. ⓒ 연합뉴스

이 상황에서 기왕 지을 동남권신공항이라면, 더블로 허브를 갖고 싶다는 국민경제적 열망에 걸맞게 구축해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동남권신공항이 기존 김해공항을 일부 증설하고 끝나는 것이어야 할지, 가덕에 신공항을 지어 향후 확장성을 열어두는 쪽이어야 할지 갑론을박이 치열하지만 후자를 선호하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김해공항 증설은 한계성이 크다. 우선 소음 등 환경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현재의 활주로 대각선으로 새로 활주로를 증설, V자 활주로를 세우는 것이 옳은지 각종 인근 부지 확보로 11자 활주로를 추구할 것인지 등부터 다양한 잡음을 빚어 왔다. 11자형 건설은 지금 공항과 인근 상황상 대단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현재 김해공항 주변의 입지 조건상, 두 선택지 중 어느 형태로 선택해도 인근 산들과의 충돌 가능성 등은 각각 존재한다. 무엇보다, 김해는 '24시간 활용이 불가능'하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경제 대국 일본 사이에 위치한 우리로서는 이런 환경 변화 와중에 허브공항 적극 활용이라는 극대화 전략으로 국가발전 전략을 세울 필요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유럽이나 미주여행용이 아닌, 기존의 인천과 선의의 경쟁과 분담을 할 물류전문허브공항을 하나 더 갖자는 주장이 바로 동남권신공항이 가덕신공항이어야 한다는 논의이고, 물류 한국의 '대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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