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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도시국가 부산' 전략에 항구보다 가덕신공항이 중요한 까닭은?

[인천 묻고 더블 가덕 ③] 부산의 딸 과단성 있는 공항 추진 주문 '문통 경제감각 부족 질타'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20.09.28 08:49:39

[프라임경제] "묻고 더블로 가!"라는 외침은 단순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도박 전략 이상을 담고 있다. 아무 때나 배짱을 부려서는 본전도 찾을 길 없다. 현재 상황과 자산에 대한 냉정한 분석은 기본. 그게 충족될 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 아울러 꼭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도 만만찮기에 지금까지의 투자보다 더블은 더 해야 한다는 결단이 무모함이 아닌 과감성으로 정당화된다. ··일 사이의 허브공항 전쟁 2막이 열린 지금, 과감한 가덕신공항 투자 시나리오를 우리가 고려해야 할 이유다.

인천 단일허브 구상은 지금까지 우리 항공 및 물류 정책의 기조였다. 동남권신공항 재검증 문제가 진행되면서, 이 허브공항 독점 문제는 수술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났던 결론 그대로 다시 김해공항을 일부 증설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질지, 가덕신공항 추진이라는 과감하지만 불안해 보이는 안으로 급선회할지 주목된다. 총리실의 검증 결과는 10월, 늦어도 금년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바다를 매립한다는 점에서 주민의 소음공해 피해 가능성 제로, 향후 확장성 특장점 외에도 비용 과다 우려와 기술적 곤란 등 우려도 높다는 가덕신공항에 적극성도 모자라 정통성을 강조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 판단 배경이 무엇인지 이 선택 임박의 불안한 때 참고자료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남을 당협위원장. 변호사지만 소송 업무에만 매달리기 보다 에스오일과 르노삼성자동차 등 기업 현장에서 실전 법률 지식으로 경제와의 소통을 해 온 전문가다. 과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을 지냈고(이하 전 의원으로 표기), 수도권 지역구를 포기하고 지난 21대 총선에서 새롭게 고향에서 3선 도전을 하기도 했던 '부산의 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내년 초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를 노크하면서, 신공항 등 지역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부산의 미래 청사진으로 출마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해양대국의 수도 부산을 건설해야 한다"고 믿는 부산의 딸. "태평양 패권의 핵심도시가 부산이고 미국과 중국의 알력다툼 속에 기회를 잘 포착해 경제적 실리를 취해야 한다. 그 첨병 역할을 부산이 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그에게 항구와 공항 문제는 어찌 보면 기본 밑천에 해당한다. 그가 이 문제에 관심이 높은 이유다.

싱가포르 같은 잘 나가는 도시국가로 부산 키우자

그는 "다 같이 부자 되자. 부산이 앞장서 도시국가 싱가폴처럼 국민소득 5만불, 6만불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싱가폴과 유사한 점이 많은 부산은 더 다이내믹한 국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그 기틀을 닦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당당히 출마의 변을 내놓기도 했다.

본지는 그를 접촉, 인물 검증과 정치적 맥락의 정교함에 대해서도 뜯어 봤다.

신공항이나 항만 등 도시국가 발전의 중요 배경은 한두푼으로 건설되지 못 하는데, 아무런 철학 없이 엉성한 청사진만 가진 건 아닌지 궁금했기 때문.

이 전 의원은 수도권과 부울경 간의 심각한 경제불균형은 '허브공항 독점에서 온 폐해'이며, "그간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키우려는 정부정책에 의해 지방 공항들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 당한 것이다. 이를 엄밀히 말하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빗대 눈길을 끌었다.

부산 영광도서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출판기념회에 찾아온 부산시민들과 환담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인천공항 독점으로 인해 부울경 국민들과 기업들의 불필요한 시간과 물류비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항공물류를 필요로 하는 IT와 같은 첨단산업이 없는 도시가 된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토위에서 활동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김해공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항공편이 없어서 인천공항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기가 막혔다. 이에 국토부에 강력히 요청해서 신규 노선을 신설한 적이 있다"며 중앙정부의 지방 홀대를 비판했다.

◆"아, 김해공항! 배트남 가는 노선도 없더라" 안타까운 공항 실정

이 전 의원은 이런 여러 상황을 소개한 뒤 "부산이 홍콩이나 싱가폴, 두바이와 같은 국제무역도시가 되려면 24시간 화물과 여객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허브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짚었다.

끝으로 가덕신공항 유치에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국민의힘 부산시당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며 "내년에 시장이 될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남권신공항 문제가 빨리 결론이 나지 못하는 상황의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특히 경제 분야만큼은 그럴만한 추진력이 안 되는 분"이라며 결단성과 경제적 감각 부족을 아쉬워 하기도 했다.

바다에 면하는 도시국가 구상에서 항구와 그에 못지 않게 공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 고갱이에 해당한다. 이는 옳은 것일까?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설득력이 크다. 지금 중국과 일본의 강력한 투자로 동북아 허브공항 전쟁은 2라운드가 열렸다. 인천공항 건립만으로 우리가 승기를 잡은 양 즐겨온 지난 20여년 세월과 근본적으로 다른 새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 그런 점에서 오히려 한국 제1의 항만안 부산항과 새로 마련될 공항을 통해 이제 '2개의 허브공항시대'를 새로 구상할 필요가 부각되고 이 전 의원의 감각은 이에 부합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화물의 총운송시간 중에 78%선은 지상에서 사용된다. 따라서 화물 터미널의 적정 규모를 설정하고 과정의 신속성을 제도하기 위해 각종 시설을 적절한 곳에 배치해 조업시간을 단축해야 할 필요가 높다. 이미 많은 지상에서의 소모시간(낭비시간)을 줄이는 게 바로 이윤상승(비용절감)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

◆허브공항에 항만 시너지 엮자 이론 정당성 탄탄

이는 허브공항 인접지역에 항만과 도로, 철도 등의 연계수송이 절실하다는 점으로도 바꿔 말할 수 있다. 때마침 부산항은 신항만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괄목상대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 그리고 철도 융합 무대로 부산이 떠오를 수 있는 바탕이다. 사진은 북항권역 재개발 상상도. ⓒ 부산항만공사

수송 본연의 기능 외에 복합 기능을 함께 모색할 필요도 함께 높아진다. 그래서 오늘날의 공항은 에어포트·시포트·텔레포트·비즈니스포트·레저포트가 합쳐진 이른바 펜타곤(5)포트를 지향한다는 분석도 있다. J.Damsgaard 등의 학자들은 2001년 학술지인 글로벌 인포메이션 매니지먼트에 실린 'A Tale Two Airports'에서 홍콩과 네덜란드 공항들의 상태를 통해 이를 논증해 냈다.

인천공항이 인천항과 서울과의 철도 및 도로 연결 등에 더 이상의 확산적 성장이 어렵다면, 부산을 제2 허브공항 및 물류 중심으로 키울 전향적 검토를 할 수 있다. 그런 전향적 시각이 승부사 이언주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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