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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뀌는 '할리스커피'…7년 새 기업가치 4배 껑충

IMM PE, KG그룹에 할리스커피 지분 93.8% 매각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20.09.29 10:44:33

[프라임경제]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가 협상 끝에 새 주인 'KG그룹' 품에 안겼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할리스커피의 최대 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보유하고 있는 할리스커피의 지분 93.8%를 KG그룹이 인수한다.

KG그룹의 코스닥 상장사 KG이니시스는 종속회사인 크라운에프앤비가 할리스에프앤비 주식 165만3069주를 1450억원에 취득한다고 28일 공시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다음 달 30일이다.

이번 인수는 KG그룹 오너 측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등 식음료(F&B)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번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은 2017년 KFC코리아를 인수한 바 있다.

이로써 KG그룹은 KFC에 이어 할리스커피까지 가족사로 맞이해 기존 철강, 화학, PG사업 외에 F&B 사업 포트폴리오를까지 확장하게 됐다.

◆도심 상권 '카공족' 발길 잡았다

할리스커피는 카페베네와 망고식스의 창립자인 故 강훈과 김도균 현 탐앤탐스 대표가 함께 1998년 강남역점을 시작으로 지점을 넓혀갔다.

창립자 두 대표는 2003년 CJ플래너스에 할리스커피를 매각했다. 이후 수익 하락이 이어졌고, 2013년 사모펀드 IMM PE에 넘어갔다. IMM PE는 할리스커피를 기존 가맹점 중심이었던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와 달리 대형 직영점 체제로 운영하면서 매장 수를 꾸준히 늘려 직영과 가맹점 비중을 2:8까지 높였다.

서울시내 할리스커피 매장. = 김다이 기자

또한 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고객 순환을 위해 매장 내 오래 머무는 손님을 내보냈다면, 할리스커피는 반대로 일명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이들을 환대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매장에 오래 머무는 손님들을 위해 콘센트 좌석과 도서관형 개방형 테이블을 배치했고, 개인 사무 테이블, 1인용 테이블 등을 도입했다. 지난 3년간 베이커리와 식사 메뉴 100여종 개발했으며, 지난달에는 카공족을 위한 메뉴로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맛과 영양을 담은 '카페식(食)' 메뉴를 선보였다.

이러한 고객 중심 매장 편의성 개선 통해 2019년 한국소비자원 조사 커피 브랜드 소비자 만족도에서 종합평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할리스커피 IMM PE 만나 몸집 4배 커졌다

2013년 IMM PE는 할리스커피의 지분 93.05%를 인수했다.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할리스커피 가격은 450억원이었다. IMM PE는 이후 370억원에 달하는 두 차례 유상증사로 회사를 키워나갔다.

IMM PE는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 점유율을 높였다. 매장 수는 2013년 약 384곳에서 2020년 7월 기준 583개 곳까지 늘었다. 7년 새 200개 가까이 매장이 늘어난 것이다.

매출 역시 2013년 680억원에서 2015년 처음으로 1000억원대의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50억원, 155억원이었다. 2013년 인수 당시 매출 686억원에서 2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2017년에는 할리스 인수부터 관리를 맡았던 김유진 당시 IMM PE 상무를 할리스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2016년 첫 매각을 시도한 뒤 매각 주관사를 세 차례나 교체하며 매수자를 찾았지만,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에서 경영권을 인수한 뒤 5년 정도 후에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는 점을 보았을 때 할리스커피는 이미 매각 시점을 넘긴 상황이었다.

올해 초부터는 밀크티 브랜드 '공차' 매각을 성공시킨 골드만삭스를 통해 매각을 추진해왔다. IMM PE는 지난 7월 말부터 본입찰을 진행했고, 결국 첫 엑시트 시도 이후 약 5년 만에 할리스커피는 KG그룹이 품게 됐다.

◆KG그룹, F&B 포트폴리오 확장…"KFC와 한솥밥"

KG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F&B 사업에 최신 IT기술을 접목해 고객서비스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KG그룹에는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IT기술 기반의 종합결제 서비스 회사가 있다.

KFC도 2017년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KG계열 IT관련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KFC 앱을 리뉴얼하고 '징거벨 오더' 등을 선보였다. 리뉴얼 이후 현재까지 KFC 앱 누적 가입자 수는 80만명 넘게 증가했으며, 앱을 활용한 누적 주문 건수 약 200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KG그룹과 할리스커피 로고. ⓒ KG그룹

KG그룹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KG이니시스의 '테이블 오더 서비스(매장에서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해 간편하게 주문/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적용하면 할리스커피의 경쟁력을 단시일 내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KG그룹은 KFC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쌓은 R&D 노하우와 신규 점포개발 경험 등을 할리스커피 운영에 접목함으로써 할리스커피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펀드 소유에서 KG그룹의 가족사로 합류하게 되면서 더욱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하게 된 만큼, 신메뉴 개발과 광고, 판촉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FC는 지난해 매출 약 210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KG그룹은 그간 M&A 시장에 나온 소비재 업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며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이 F&B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최근 매물로 나온 CJ푸드빌의 뚜레쥬르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KG그룹 관계자는 "할리스의 매각이 종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에 대해서는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며 "뚜레쥬르 인수설은 사실무근으로, 예비입찰 참여나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은 맞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는 할리스커피를 인수해서 안정화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F&B 사업 확장에 대해 언제든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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