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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강이란 없다' 김두관의 우직한 '뱃사공 정치'

"색깔 구축 과정으로 봐야" 리틀 노무현 행보 기지개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newsprime.co.kr, tea@newsprime.co.kr | 2020.09.29 16:12:07

'리틀 노무현' 김두관 의원이 부울경 언론 유튜브체널 '쎈tv 시사임당'에 출연, 차기 대권도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말로 주목받기도 하고 말로 망하기도 하는 게 정치인이지만, 근래 한 정치인의 말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국공 사태, 그리고 윤석열 논란 등 뜨거운 감자만 건드리는 상황에 좌충우돌 딱지가 붙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치열한 논쟁 소재로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다며 '노무현의 기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경상남도 지사를 지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야기다.

6월 말엔 "조금 더 배웠다고 임금 2배 더 받는 건 불공정"이라는 화두를 던졌고 8월 초엔 "대통령을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공격한 윤석열 검찰총장 해임 건의를 해야 한다"고 논란을 일으켰다. 추석이 임박한 요새 "비수도권은 예타 통과가 너무 어렵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한 달에 한 건은 격론의 쓰나미를 촉발하는 셈이다. 

우리 사회가 당연시 해 온 학벌에 따른 신분 고착화 문제나 검찰권 구조의 문제, 전국 균등 발전 기회현상을 격렬하게 지적하는 등, 수면 아래의 문제 자체를 공격하는 효과를 챙기는 것은 분명 그의 화법이 가진 장점이다.

이런 맷집과 문제 의식은 분명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적합한 요소다.

◆불공정의 시대, 리틀 노무현 별명 되찾은 빈농의 아들   

김두관 의원은 경남 지사 시절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백성은) 가난한 것을 걱정(분노)하기보다는, 공평하지 않은 걸 걱정(분노)한다'는 뜻으로, 이는 '공평한 사회'를 강조한다.

경남 김해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동아대를 나왔고, 이장과 군수, 도지사를 지내는 등 천천히 단계를 밟아 올라온 그를 보면서 옛날 정객 같은 낭만이나 바보 노무현의 이미지를 연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한때 친문 세력과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을 들으면서, 또 여전히 그 관계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도 없지 않으나 그는 다시 강을 건너며 정치 세계를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프라임경제'는 '쎈TV 시사임당(진행 김대구PD)'과의 공동 인터뷰를 통해 2012년의 기억, 그리고 친문과의 관계 회복 등 그의 정치 여정을 점검해 봤다. 주지하다시피, 그가 경남 지사를 그만 둔 것은 대선 도전이라는 거대한 담론에 몸을 맡긴 때문. 그러나 이 선택으로 그는 적잖은 곤욕을 치렀다. 우선 문재인 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친문 세력을 적으로 만들었다. 지사 자리가 공석이 된 틈에 홍준표 지사 체제가 들어섰고, 당연히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지역 지지자들로부터 상당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김포갑으로 이동, 당선되면서 이젠 조용히(?) 사는가 싶었으나 지역구를 양산을로 무대를 옮기면서 이후 정치적 부활 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런 그이기에, 인국공이나 윤석열 논쟁, 예타 문제 제기 등 태풍의 중심에 매번 뛰어들어 상처를 받으면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이 더 선명하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은 "김포 시민들이 당연히 김포에서 재선할 줄 이렇게 생각하고 계셨고, 저도 뭐 김포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여기서 재선 도전해야 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당에서 부산경남이 좀 어려운데 뭔가 좀 계기가 있어야 된다 요구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해수부 장관시절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복도를 함께 걷는 모습. ⓒ 연합뉴스

당 지도부가 그를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일부의 음모론이 사실이 아님을 본격적으로 밝히고, 향후 정치 도전 여정에서 이번 총선에서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드러낸 것은 쎈TV · 프라임경제 이원 인터뷰가 처음이다.

◆사지에 몰렸다? 양정철 요청으로 돌이킬 수 없는 강 다시 건넌 것

그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 보자. "수도권에 있는 저를 차출해서 부산경남에 투입을 하면 주민들 관심도 좀 받고, 경남 아들로 복귀하는 게 또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는가"라면서 자신도 이 제안에 욕심이 났음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김 의원은 정치적으로 죄송함과 고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산 시민들한테 죄송한 점은, (2012년 파장 때) 너무 믿음이 컸는지 도지사 중도사퇴하고 도망갈 때는 미워했지만, 열심히 사죄도 하고 또 잘 준비했으니까 시민들이 또 기회를 주지 않을까" 많이 걱정과 설렘이 교차돼 잠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은 주민들의 선택을 얻어내면서 부활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양산을 공천이 정치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걸린 결단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래서 "말이 좋아 차출이지, 결국은 사지로 내몰린 셈"이라는 음모론이 부각된다.

아마 신중한 사람이라면, 청와대 등 최고위층의 생각을 확인해 그 이후에 대한 보장 혹은 다짐을 받거나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양산을 공천이 청와대의 뜻이냐, 그것까지는 저는 확인을 못 해 봤고, 저한테 제안을 했던 분들은 최재성 정무수석하고 양정철 원장이 부울경에 가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뜻으로 봐야 하는 것이냐, 봐도 되는 것이냐는 정치공학적 관계를 저울질하기 보다는 선공후사로 뛰어들었다는 것.

그는 "그 당시에 이해찬 (당시) 대표가 40석 중에 10석이 민주당인데  10석플러스 알파 하기는커녕 10석을 지키기도 쉽지 않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서 우리 김 의원이 좀 결심하면 어떠냐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어쨌든, 이번 양산을 이동으로 당의 어려운 사정을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일정 부분 한 것은 확실하고 그 결과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청와대와 화해를 확실히 한 점도 분명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그는 "선거하고 경쟁하면 약간 서먹서먹 해지더라"라고 당시 갈등과 친문과의 관계 설정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이어서 "또 제가 문 대통령 그 당시 후보를 좀 야박하게 공격도 많이 했다. 지금 대통령께서는 섭섭하지 않게 생각해도 같이 일을 한 참모들 입장에서는 김두관 저 사람 왜 저래, 아무리 경쟁하지만 오버하는 게 아니냐고 서운해도 했을 것"이라고 쿨하게 자기 잘못으로 인정하는 면모도 보였다.

김 의원으로서도 당이 어려운 구석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마음의 빚을 정리한 것은 분명한 행운 요소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런 김 의원의 설명, 그리고 정가 주변의 분석을 종합하면 친문과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여전히 회복은 영영 불가능하다는 일각의 주장은 해소가 됐다는 재반론이 유력하다.

현재 당내 기류와 향후 정치 구도에 대해서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은 어떤 면에서 정치적으로 굉장히 행운아라 해야 되나 운이 좋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 내에) 친문이거나 비문이라 그러지 반문은 하나도 없거든? 문재인 대통령에 반대 입장 가진 사람들은 다 뛰쳐나가 다른 당을 하고 있잖은가?"라고 짚었다.

일본의 계파 정치나 과거 신한국당 같은 한 지붕 3가족 정치 같은 어지러운 흐름 대신 치열하지만 뒤끝 없는 정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부분을 날카롭게 지적한 셈이다. 다만 그 자산을 200% 가동해 내고 정권 재창출 등을 성공적으로 끌어나가는 데 필요한 내부 견제나 방향 제시 등을 김두관 자신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무게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

'리틀 노무현' 김두관 의원이 부울경 언론 유튜브체널 '쎈tv 시사임당'에 출연, 지난 21대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 출마한 뒤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 프라임경제

그는 문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로 "(개인적 욕심, 권력의지가 아니라) 시대정신과 역사적 책무를 온몸으로 던져서 해결하겠다는, 그런 욕심이 있는 분"이라면서, 리틀 노무현으로서 비슷한 소신과 정치관을 가진 이를 알아보고 좋아함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낙연 미적거리는 면 있다, 부울경 민생 살리기 차원 대선 도전 시사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렇지만, 김 의원과 문 대통령도 PK 출신에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기 길을 개척한 점, 개인 소신 때문에 낙선 등 어려운 길을 걸으면서도 색깔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 색깔을 바탕으로 성과물을 쟁취해 낸 점 등 공통점이 강하다.

이미 도전을 해 본 바도 있고 대권 잠룡으로 계속 꼽히는 상황에서, 김 의원에게 다음 대선 출마 의사를 정면으로 물어봤다. 김 의원은 "대선이든 당대표든 당에서 지금 어느 것이 어렵고 어느 역할을 좀 해 줘야 한다고 요청한다면 그걸 받아들이는 게 당인의 도리"라고만 말했다.

다만 그는 "그 전엔 부울경에서 일정 이상 지지를 얻어야 대통령 당선이 된다는 공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면서 지역 민생 부흥과 정치적 위상 제고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낙연 현 민주당 당대표(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정치적 매력을 인정하면서도 "동남권신공항은 문 대통령 대선 공약임에도 재검증 책임을 맡은 당시 이 대표, 이 전 총리가 미적거렸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낙연 대 김두관, 즉 향후 대권 구도에서 정치적 결단력 등으로 치열한 차별화를 김 의원이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남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이라는 격변의 상황을 수없이 건너돌아온 그가, 다시금 김두관식 상륙작전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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