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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유네스코 정신 실천가 강경숙 교수

'대한민국 스승상' 원광대 중등특수교육과 강경숙의 훈훈하고 특별한 교육 이야기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10.11 21:14:19
[프라임경제] 사회 전체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교육계 역시 전에 없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전북 익산 소재 원광대학교(총장 박맹수)에서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 강경숙 교수(53)는 교육소외 및 격차 해소에 관심이 많아 관련 주제의 연구와 다양한 사회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발달장애인과 함께 쉬운 말 뉴스와 문서 만들기 캠페인에 힘을 보태는 등 휴먼에이드 활동도 꾸준히 함께 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속가능발전 교육'과 '평화'의 가치를 확산하는 일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교육부 홈페이지에 '대한민국 스승상' 훈장을 받은 교육자로 소개되기도 했다. 강 교수와 만나 그의 훈훈한 스토리를 들었다.    

강경숙 교수가 지난 9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비대면 온라인 전시로 진행된 ‘ACEP 2020: 한-EU 발달장애 아티스트 한국특별전’ 온라인 홍보행사에 참여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 휴먼에이드


- 대한민국 스승상을 받을 당시 교육부 홈페이지에 소개된 글이 인상적이었다. '정보소외계층을 위한 미디어의 사명과 역할을 감당하고, 발달장애인 미디어 접근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해 발달장애인 정보접근권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돼 있는데, 장애인영화제 등 장애인 미디어 접근과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공을 많이 들인다고 알려져 있다. 

"휴먼에이드의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쉬운 말 기사 쓰기에 대한 지원 활동을 초창기부터 함께 해왔습니다. 휴먼에이드는 정보소외계층을 위한 미디어의 사명과 역할에 관심을 가지고 발달장애인 미디어 접근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기관인데, 발달장애인이 기자로 활동하도록 돕는 곳이기도 합니다. 휴먼에이드포스트라는 장애인표준사업장 신문사를 설립해 운영하기도 하고요."  

강경숙 교수가 김민진 휴먼에이드포스트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강 교수와 김 기자의 인터뷰 만남은 지난 2018년, 2019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 김 기자는 발달장애 청년들이 정규직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휴먼에이드포스트의 최고참 기자다. 강 교수는 김 기자의 발전상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응원하고 있다. ⓒ 휴먼에이드


"여기에 힘을 보태 장애학생 통합교육 가치 확산, 일반인과 장애인의 직접 교류 증진, 발달장애인 정보 접근권 확대에 노력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사회적인 인식 개선을 위해 일반인을 위한 미디어교육, 또한 장애인이 미디어에 접근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함양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미디어교육은 이처럼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시대의 추세에 적절하고도 자연스러운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을 위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유네스코에서 교육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한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 지난 9월 'ACEP 2020: 한-EU 발달장애 아티스트 한국특별전'에 유럽 측과의 연계와 더불어 많은 응원과 지지로 힘을 보탰다고 들었다.  
 
"유럽연합 대표부의 미하엘 라이터러 전 대사님과 평창 장애인올림픽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휴먼에이드 사업을 소개해드렸더니 관심도 많이 보여주시고 도움도 적지 않게 주셨습니다. 휴먼에이드 분들이 워낙 역량이 뛰어나시고 발달장애인 아트를 사회에 확산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주신 덕분에, 대사님께서도 믿고 유럽 국가들을 소개하고 연결해주신 것이지요. 특히 크로아티아 대사님께서는 장애인을 위한 태권도에 관심이 많으셨는데, 이번 발달장애 아티스트 한국특별전에 적극 동참해 주셨습니다."   
 
- '좋은의자' 활동 등 정서·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한 활동과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교육 봉사 및 사회 기여 등 다양한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데, 이 활동들에 대해 소개한다면.  
 
"4년 전 정서심리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사단법인 '좋은의자'를 창립해서 '사람돌봄' 원칙을 확산하고자 했습니다. 현재는 조우네마음약국과 함께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익산 소재 가정 없는 청소년을 보살피고 있는 '똘레랑스' 기관을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사회 장애인 지원 기관인 '엔젤스헤이븐' '한국자폐인사랑협회'의 운영위원, 국립정신건강센터의 미래비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활동과 '약자의 눈'이라는 국회 활동에 관여하면서 장애 재개념화, 정신질환자의 동료지원가 지원 활동을 제안하는 등의 주제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무척이나 활발하게 여러 일에 관여하게 된 셈인데, 다양한 영역에서 좀 더 사회안전망과 교육의 안전망을 촘촘히 하고, 함께 누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풀어가야 할 과제에 저도 동참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 함께 했으면 합니다. 함께 누리고 잘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정 사람들만 누리고 차별한다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교육자들의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  
 
"최근 대학에도 정서·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등으로 마음이 힘든 학생들입니다. 마음이 힘든 학생 외에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정서적으로 힘겨워하는 친구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접촉이 쉽지 않다보니 외부와의 교류를 전혀 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서 걱정입니다. 제가 특수교육을 전공해서 그런지 이런 학생들에게 마음이 쓰입니다. 한 학생 한 학생, 이들의 미래가 곧 우리나라의 미래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강 교수가 교육부 홈페이지에 훈장 수여자로 소개된 내용 중 일부. ⓒ 교육부


 - 조모 밑에서 자란 한 학생이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중도에 교직이수 포기나 자퇴를 결심했지만, 교수님의 애정 어린 격려 덕분에 무사히 졸업했다는 일화가 있다.  
 
"예, 아주 어려운 학생이 있었어요. 아무도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이 없어 학교를 자퇴하려고 할 즈음 저와 연결돼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요. 지금은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많이 어려워하던 제자를 작으나마 재정적으로 도와 졸업시킨 것 등이 보람되고 좋은 기억으로 남습니다.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은데, 가정형편이나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일화로, 어려운 가정형편과 장애를 지닌 동생을 둔 제자에게 외부 장학금을 연결시켜 준 일이 있었는데 알바로 학비를 마련하지 않아도 돼 공부에 전념할 수 있어서 4학년 졸업 후 바로 임용고시에 합격한 제자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한국자폐사랑협회의 자폐캠프 등에서 함께 했던 장애학생 부모들, 제가 교수로 재직하면서 주례를 섰던 제자들을 떠올리는 것도 참 뿌듯합니다."  
 
- 젊은 세대에 당부할 메시지가 있다면. 
 
"진취적인 소양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이슈에 민감할 뿐 아니라 시대정신과 코드를 잘 읽고 해석해낼 줄 아는 있는 능력과 감성이 요구됩니다. 최근 언론에서 워낙 가짜뉴스도 많이 생산해내고, 정치적인 의도로 이끌어가는 경향이 적지 않습니다. 현상을 바로 직시하고 실체적 진실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건강하게 해석해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어 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라는 책을 보면 그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이런 녹록지 않은 세대를 살아갈 젊은 세대를 보면 안타깝고, 늘 빚진 마음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 그 디지털격차, 교육격차가 더욱 심해지겠지요. 잘 이겨나가기 위해 함께 연합하고 협력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또한,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는 청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최근에는 감성지수, 공감지수 등을 중시하는데 실력만이 아니라 소통할 줄 알고 인성이 함양된 인재들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사회에서 부름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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