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래형버스정류소 '스마트쉘터'…들쭉날쭉 기준 논란

2020-10-12 15:21:50

- 공기청정기, 5대 유해가스 중 2가지 기준 없어…입찰희망업체들 "특정업체 밀어주기" 주장

▲서울시에서 버스정류소 개선 사업으로 추진 중이 미래형 버스정류소 '스마트쉘터' 기본 디자인 '한국의 미(美)' 조감도. 서울시는 10월8일 스마트쉘터 시범설치 입찰공고와 함께 사건규격을 공개했다. ⓒ 서울시



[프라임경제] 서울시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미래형 버스정류소 '스마트쉘터' 공급 사건규격 기준이 특정 업체에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마트쉘터는 노후화된 버스정류소를 IoT(사물인터넷) 등 최신기술을 접목시켜 안전성과 쾌적성·환경성·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작년 7월 정책구상을 시작으로 올 6월에는 시민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기본 디자인인 '한국의 미(美)'도 선정했다. 지난 10월8일에는 10개소 시범설치를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관련 사건규격을 공개했다.

사건규격이 공개된 직후 입찰참여 희망업체들은 이 사건규격이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작성되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쉘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설비기술은 큰 차이 없는 기준이 적용된 반면 가점항목인 '혁신성평가'부문에서 형평성에 어긋난 기준을 제시했다는 것. 

업체들은 해당 항목에서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스마트쉘터'라는 부분이 특정업체만 배점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라고 반발했다. 참가자격에 포함된 '소독업'도 스마트쉘터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서울시의 제안요청서에는 공기청정기 성능에 대한 조건사항을 1페이지 분량으로 따로 제시하고 있다. 나머지 요구 기술이나 반영사항을 적시한 일반과업 내용은 3페이지에 불과하다. 이 중 공기청정기는 클린에어 파트의 1부분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버스환승정류소 스마트쉘터 제작 설치 제안요청서 상에 기재된 공기청정기 기준 요건. 입찰참여 희망업체들은 해당 기준 등이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설정돼 있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 서울시



업계는 서울시의 공기청정기 요구 성능도 일반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울시 사건규격에 따르면, 통상 공기청정기에 요구되는 5대 유해가스(초산·암모니아·아세트알데히드·톨루엔·포름알데히드) 중 아세트알데히드와 포름알데히드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반면 초산과 톨루엔은 90%라는 높은 기준을 요구했다.

한국공기청정기협회에서 발행하는 공기청정기에 부여하는 민간인증인 CA인증기준은 5대 유해가스를 70%이상 제거할 때 부여된다.

이 중 아세트알데히드는 담배나 방향제 등에서 주로 발생하며, 음주 시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독물질이다. 포름알데히드는 인체에 특히 유해한 가스로 자동차매연이나 담배연기에서 주로 발생하고 가정에서는 음식조리 시 그을음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톨루엔의 경우 유독성이 강하지만 페인트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새집 증후군'의 주범이다. 초산은 몸에서 알코올을 분해한 뒤 나오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몸속효소가 다시 한 번 분해한 뒤 나온다. 자연에서는 목재가 건류(공기가 차단된 상태에서 가열되는 것)되면 주로 발생한다.

서울시의 스마트쉘터 사건규격에는 주로 거주 공간 등의 실내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톨루엔과 초산의 기준을 높게 설정했다. 반면 정류소가 설치되는 길가에서 주로 발생하기 쉬운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에 대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이외에도 스마트버스쉘터 관련 특허 만점 기준인 2건도 특정업체에만 해당하는 항목이어서 밀어주기 의심논란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입찰참여를 준비 중인 한 업체관계자는 "사업초기부터 특정 업체 얘기가 돌았다. 그래도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대형 사업이니 만큼 관련 업체들이 공정하게 기술경쟁을 하리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면서 "그런데 (규격제시에서) 기술제안은 평이한 내용으로 낮은 점수간격으로 배분해서 가점항목인 실적점수, 특허 점수로 당락이 좌우될 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제안요청서의 규격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업체들의 요청대로 공기청정기 관련 성능은 CA인증 기준 수준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경할 방침을 밝혔다. 

다만 제안요청서에 나오지 않더라도 새로운 기술이나 성능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다면 가산점을 부과하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술배점 기준에 오히려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에 "스마트쉘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IoT 기술이나 설비기술 등 전반적인 기술수준을 높게 요구하면 비용이 높아진다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실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것도 비용문제"라고 답했다.

기준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는 "부가품목이라고 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 성능에 문제제기가 심해 곤란한 점이 많다. 전문가들과 업계의 이야기를 충분히 수용해 기준을 새롭게 제시할 예정"이라면서 "특정업체를 밀어주려한다는 것은 오해이며, 부속품인 공기청정기의 경우 입찰업체가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고 성능을 충족하는 기존 기성품을 제품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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