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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민의 경제학] 인플레이션시대의 금(Gold)

 

오석민 프리굿 대표 | press@newsprime.co.kr | 2020.10.16 18:03:19
[프라임경제] 우리가 하이퍼인플레이션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독일의 1차 세계대전 직후에 독일시민이 빵 한조각을 사기 위해 수레에 돈을 가득 싣고 가는 사진이다.

독일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을 때 에피소드가 있어 소개한다. 마르크화가 가득담긴 가방이 있었는데, 도둑은 마르크화는 놔두고 가방만 가져갔다고 한다. 이때 물가를 보면 소고기 한 근(600g)이 460억마르크, 빵(453g)이 30억마르크였다고 한다.

1차 세계 대전 이후인 1921년 6월부터 1924년 1월 사이 독일의 물가는 무려 10억배 가량 상승했다. 상점은 시간단위로 가격표를 달았고, 물건 값이 무한대로 오르자 독일정부는 1조 단위의 마르크권 화폐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런 독일 경제 상황에서 화폐가 쓸모없어졌으니, 수조의 마르크가 담긴 가방에서 마르크화를 놔두고 가방만 훔쳐간 도둑의 선택은 당연한 것이다.

하이퍼인플레이션 시대엔 실물이 최고란 것을 위 과거 사례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실물자산이 없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현금성 자산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준다. 사람들이 갖고 있던 현금, 예금 등 현금성자산 대부분을 짧은 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반면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은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는 개인, 기업이나 기관들에겐 부채 탕감 효과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통화를 하락시키는 것보다 사회를 뒤집는 더 확실한 수단은 없다"고까지 말했다.

그럼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왜 생기는 것일까?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역사적으로, 양적으로만 본다면 통화팽창으로 생기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경우엔 1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전쟁 배상금을 갚기 위해 독일화폐인 마르크화를 무제한 찍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정부는 마르크화를 조폐국의 인쇄기로 인쇄하는 게 모자라 민간 인쇄업자에게 인쇄를 맡기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화폐를 찍기 위해 종이와 잉크에 드는 비용이 화폐의 액면 가격보다 높아져 화폐가 폐품 종이로 전락할 정도였다. 그 결과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온 것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무제한 통화를 공급하기로 했다. 

독일의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무제한 통화 공급사례와는 원인이나 목적이 다르겠지만, 미국의 무제한 통화팽창도 큰(Big)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란 것을 우리는 쉽게 예측을 할 수 있다.

2008년 이후 미국이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통화를 공급한 것이 '헬리콥터 머니'라면, 현재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미연준의 통화 무제한공급은 핵폭격기급인 'B29 머니' 인 셈이다.

2008년도 이후 미국의 연준이 통화를 푼 방식은 금융기관을 통해서였다. 금융기관에 푼 헬리콥터 머니는 미국경제나 세계경제를 어느 정도는 회복시켰지만 주식시장 버블,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라는 불균형을 낳았다.

그런데 이번 연준의 통화 공급 방법은 무제한 통화 공급이고, 개인이나 부실한 회사에게까지 직접 통화를 푸는 방식이다. 게다가 지난 8월, 9월 연준의장 파월은 2% 넘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고, 제로금리의 이자율을 2022년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에 고용을 늘리는 길을 택하고 물가가 오르는 걸 용인하는 금융정책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필연적으로 향후 1~3년 내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통화의 팽창이 인플레이션을 만들 것이고, 큰(Big) 인플레이션은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적 고통을 줄 것이란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은 코로나 경제위기로 전서계의 상품공급 축소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가능성이 큰 게 현실이다.

그럼 우린 Big 인플레이션을 대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위의 독일의 가방 도둑이 보여줬듯이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실물자산이 최고다. 

그럼 인플레이션시대에 개인들에게 제일 좋은 실물자산은 무엇일까? 인플레이션에는 '금이 최고'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금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에서 2060달러까지 오른 것이다.

부동산이나 원자재, 농수산물도 좋은 실물자산인데 이런 실물자산은 개인들이 거래에 참여하고 거래를 위해 보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부동산, 원자재, 농수산물에 직접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금이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았던 중요한 본질은 불변성이다. 여기서 불변성은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어려움이 와도 똑같이 금이었고, 어디서든 금이 돈으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최후의 돈으로서 금은, 코로나위기 속에서도 인류가 가졌던 금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줄 것이고,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의 시대에는 더욱 빛날 것이다. 또 이런 금에 대한 인류의 믿음은 금의 가치로 반영되어 높은 금값으로 표현될 것이다. 

그래서 '금은 돈이고 달러는 화폐인 것'이다.

오석민 프리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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