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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끊이지 않는 채용비리…"더이상 엄빠찬스 안돼"

취업준비생에게 공정한 기회 절실…몸집 커진 채용대행업체 '전문성' 관건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0.10.20 08:40:54

[프라임경제]"혈연·지연·학연 총동원한 엄빠찬스도 실력인가요?"

근절되지 않는 채용비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 연합뉴스

10년 전 오늘인 2010년 10월20일, 경상남도가 서울사무소장을 임용하는 과정에서 면접에 지각한 응시자를 최종합격자로 발표해 채용비리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면접에서 탈락한 A씨는 '경남도 채용비리 관련 진정서'를 통해 "면접시험에서 공지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겨 도착한 K씨가 최종합격자로 발표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9시 반까지 등록하라고 규정한 것은 장려사항이 아니라 강행규정으로 천재지변이 아니면 지켜야 하는데 시간을 맞추는 것 역시 넓은 범위에서 '시험'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채용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지난해 신규채용과 정규직 전환 실적에 대해 1212개 공공기관 채용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83건을 적발하고, 이 중 9건을 수사 의뢰했습니다.

기관유형별 채용비위 적발건수는 △공공기관 40건 △지방공공기관 31건 △기타공직유관단체 12건으로 총 83건으로 나타났다. ⓒ 국민권익위원회

적발된 채용비리는 2018년 182건, 2017년 338건에 비해 각각 54.4%, 7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소세는 뚜렷하지만 잠잠해질 만하면 터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바라보는 취업 준비생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데요.

한 취업 준비생은 "혈연, 지연, 학연도 실력인가요? 채용비리가 터질 때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벽을 마주 대하는 것 같다"며 "공정한 채용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늘어나는 공공기관 채용대행 문제없나

정부는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채용비위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비위 무관용원칙을 확립, 채용비위 발생기관은 정부평가에서 불이익을 부과해 관행화된 '채용청탁'을 청산하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블라인드 채용도입, 시험위원 위촉요건 강화와 특별채용 제한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공정채용을 위한 원칙과 판단 기준을 면밀히 제시하고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한 표준절차를 확립하고 나섰습니다.

이처럼 채용 투명성을 통한 채용비위 근절을 위해 상당수의 공공기관들이 직접 채용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채용대행 업체를 통한 위탁채용을 늘려 나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공공기관의 위탁채용 계약은 2017년 367건에서 지난해 3088건으로 10배 가까이 대폭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채용대행업체 역시 2017년 55곳에서 지난해 151곳으로 증가했는데요.

공공기관 위탁채용 현황분석에 따르면 2019년 공공기관의 채용을 대항한 업체는 151개소로 2017년대비 96개소 증가했다. ⓒ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하지만 규모가 커진 만큼 일부 채용대행 업체들 사이에서 부실한 서류 심사나 채점 오류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고, 채용대행업의 낮은 진입장벽으로 부실한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낮은 입찰 단가로 낙찰된 이후에 관련 인력들을 충원하거나 자격 미달의 감독관 등을 배치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는데요.

먼저 전문성이 중요한 위탁채용 시장팽창에 따라 비전문업체의 급격한 시장진입으로 일부 부적격, 역량미달 업체가 위탁계약 수주 후 하도급하는 등 시험관리 부실사례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채용대행업체의 출제부터 채점, 집계오류, 기출문제 중복사용 등 시험운영 관리부실에 따른 문제도 있는데요. 관계부처 역시 이점을 인식하고 공공기관 위탁채용 개선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추가 조치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공공기관 채용에서도 사회적거리두기를 시행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공정한 채용을 위해서는 전문성이 관건"이라면서 "오랫동안 신뢰를 다져온 채용대행업체도 보안과 전문성을 두루 겸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모집 공고에서부터 최종 심사과정 전반을 일원화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채용대행업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잡플러스는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부실한 서류심사과정에 대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채용 분야별 학계 교수와 산업계 전문가로 구성해 전문성을 높이고, 2인 이상의 교차평가를 통해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했는데요.

최희용 잡플러스 대표는 "서류 심사 절차를 자체 설치한 별도의 보안실에서 진행하면서 온라인 심사 시 지정된 PC를 통한 평가로 외부 유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외부기관에서 문제를 제공받는 하청구조를 탈피해 사내 부설연구소에서 전문위원들이 문항을 개발하고 전문성과 신뢰성 높이고 있다"면서 "오랜 검증과정을 통해 원칙적으로 문제 오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한파가 불어오면서 취업준비생들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부문 노동수요가 급감하자 구직자들이 공공부문으로 몰리면서 취업문이 바늘구멍처럼 좁아졌는데요. 

더이상 '엄빠찬스'가 아닌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 불공정한 경쟁으로 불이익을 받는 취업준비생이 사라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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