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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6곳 '펀드 성향' 위험선호 비율 "무려 80%대"

위험 선호 분류시 부적합 판매율 낮아 "성향 분류 단계부터 점검"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0.10.23 10:26:24
[프라임경제] 국내 은행 16곳 중 무려 6곳 은행들의 위험 선호 투자자 비율(올해 상반기 기준)이 8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회 간사)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별 펀드 위험성향 분석자료'에 따르면, 2개 은행의 위험 선호 투자자 비율이 무려 90%를 넘었다. 

특히 올해 고객 97%를 위험 선호로 분류한 A은행은 △2015년 97.2% △2016년 97.2% △2017년 99.3% △2018년 99.2% △2019년 93.1%를 기록, 절대 다수 투자 성향이 위험 선호였다. 

위험성향 투자자비율(공격‧적극투자형 가입건수/신규펀드 판매건수). © 김병욱 의원실


'위험 선호 투자자비율'은 새로 펀드에 투자한 고객 중 원금 손실을 감수하는 등 위험을 선호한다고 답한 고객 비중을 의미한다. 

다만 안정 성향이 강한 은행에서 해당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건 당초 자유로운 고위험 상품 판매를 위해 일부러 투자성향을 위험 선호로 유도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고객 투자 성향은 △공격투자 △적극투자 △위험중립 △안전추구 △위험회피 등 5단계로 나뉜다. 이중 공격투자와 적극투자 고객에게만 펀드 위험등급분류(6단계) 중 1~2단계에 해당하는 고위험상품을 팔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투자 성향 분류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사실상 각 금융사 자율에 맡겨 두고 있다. 또 투자 성향을 판단하는 계산식인 '알고리즘'을 금융사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고객 질문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금감원 '불건전 영업행위 감시기준'이 이런 왜곡을 걸러내기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은 불건전 영업행위를 잡아내는 지표로 '부적합상품 판매율(안전지향 고객에게 고위험상품을 판매한 비중)'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애초 위험 선호로 분류된 고객 비중이 높을 경우 부적합상품 판매율이 낮게 나와 오히려 건전 영업처럼 보인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위험 선호 투자자비율이 97.3%인 은행은 부적합상품 판매율이 0.9%인 반면, 위험 선호 투자자비율이 28.4%인 은행의 경우 해당 판매율이 15.4%에 달했다. 

즉 투자 성향 분류 단계부터 감시하지 않으면 은행의 과도한 고위험상품 판매를 감시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 

김병욱 의원은 "부적합상품 판매 은행도 문제지만, 애초 고객을 위험 선호로 분류하고 고위험상품을 팔았다면 성향 분류 단계부터 감독당국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은행별로 다른 투자자 성향 분석 알고리즘 점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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