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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반공 컬래버'로 재선 앵콜한 트럼프, 한국을 오싹하게 하는 대목은 무엇?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11.04 18:18:12

[프라임경제] 한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낙승이 점쳐지던 2020 미국 대선은 결국 뚜껑을 열어 본 결과,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 재선 성공 쪽으로 굳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를 꺾었고, 텍사스는 물론 펜실베니아 등 일부 경합예상주들에서도 그가 우세하다는 소식이다. 우편투표분을 통한 역전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나 사실상 트럼프 재선 굳히기가 예고 되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에서의 승리는 미국인들 중에서도 라틴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갖는 정서를 유감없이 드러내 주면서, 트럼프 재선 정부 탄생이라는 결론을 미국인들이 택한 이유를 잘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경 장벽 등 반이민자 정서는 물론, 기존 백인 중심 질서를 강조하는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을 평가해 온 많은 이들은 라틴 표가 많은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지지세가 강하게 나타난 현상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 기간 이 지역에 머물며(별장이 있고, 주소지를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옮기기도 함) 공을 들인 점은 물론 반공 정서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중국 등을 겨냥해 무역 전쟁 이슈화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일종의 공산주의를 때리는 쪽 즉 이념적 대결 장으로 만들면서 선거에 이용했다는 지적이 대두된다. 즉 십자군 전쟁 구도로 공세를 벌이면서 반쿠바 기류 등이 강한 틈새를 파고들었다는 것.

아울러 경제에 민감해진 미국인들의 정서가 중국과의 대결과 어메리카 퍼스트 기조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2기 오픈에 힘이 된 게 아니냐는 추측 역시 가능하다.

경제와 이념에 대한 복잡한 미국인들의 심경이 일종의 '컬래버레이션'을 빚으면서 재선 가도를 열어줬다는 특수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과거 백인 일부층(러스트 벨트 레드넥)들의 열패감을 먹고 자란 트럼프 정부가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3일(현지시각) 미국 CNN이 출구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내놓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현재 국가 이슈로 '경제'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3명 중 1명이 이 같은 이슈를 택했다는 것. 코로나19를 6명 중 1명이 택한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물론 현 경제 상황이 좋다는 의견과 나쁘다는 의견이 반반으로 팽팽한 점은 향후에도 정교한 해석 노력이 추가로 뒤따라야 하는 대목이지만, 미국인들은 적어도 경제적 문제를 중요 안건으로 집중하고 있는데 여기서 민주당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대비 확실히 특별한 색채적 차별점이나 우위 가능성을 보이지 못한 점은 뼈저린 실책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대중국 강공 전략은 대동소이하고 다만 어느 산업 영역에 상대적으로 역풍이 불지의 국소적이고 지엽말단적인 차별화에 머물면서, 과거 부시 1기 정부를 물리치고 빌 클린턴 대통령을 탄생시킨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같은 선명성과 능력을 과시하는 구도는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기존에 차별과 국제적 고립 및 비판 등 각종 잡음을 만들지언정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둔 트럼프 정부의 강한 이미지가 여러 현지 언론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뒷심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경제 및 이념적으로 보수화되고 자국 중심화되는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은 한국 등 동북아 국가들이 중국 때리기 구도에서 이전보다 더 거세진 파도를 잘 타야 한다는 난이도 상승 기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리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때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무디스의 예측 결과를 토대로 두 후보의 공약과 한국 경제와 미국 경제의 연관관계를 고려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고 전제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1%p의 하방 압력을 받고 반대로 바이든 정부가 탄생하면 우리 경제성장률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측했었다. 결국 전자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역시 최근 '미 대선 이후 미중 무역분쟁의 전망과 중소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양측이 긴장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중기연은 "코로나19 이후 미국 내 반중 정서가 초당적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간 대중국 정책에 큰 차이가 없어 대중 공세 강화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양국 간 핵심 첨단기술 및 안보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패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외교적으로 세련되고 신사적인 싸움 패턴을 바이든 후보 진영에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완전히 몰락하고, 이전의 노골적인 트럼프식 어메리카 퍼스트 전략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어느 쪽인지 태도를 명확히 하라는 강요를 더 노골적으로 빨리 받을 게 아니냐는 불안한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일 과거 30여년간의 미국 경제 패턴을 풀이해 내놓은 보고서 역시, 위에서 미국인들 사이에 이념과 경제 위기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현재 구도와 겹쳐 읽어볼 때 우리의 답답함을 더하는 요소다. 

선거 이전까지 지출 확장으로 경기가 상승되지만 부득이 선거 다음해 경제가 긴축이 되는 게 상식이 되고 있다는 이 보고서는 미국의 넉넉한 지출 낙수효과를 얻는 것이 가까운 장래에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으로 이어진다. 이 문제는 코로나19가 글로벌 위축이라는 보기 드문 위기 문제로 이어지는 점에서 경험하지 못 했던 경제 빙하기를 촉발할 문제 변수가 될 여지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 같은 수출 중심 국가들이 이념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모두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우방임을 명확히 하지 않는 한 그 시험대를 통과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문제를 헤쳐갈 슬기로운 전략이 외교와 경제, 산업 및 문화 전반에서 융합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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