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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면서도 불리한' 트럼프2기 우려…북핵과 경제 '이중고'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11.04 18:14:32

[프라임경제] 2020년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재선 쪽으로 정리되어 가고 있다. 당초 민주당이 내세운 조 바이든 후보가 블루 미라주(파란 신기루 즉, 민주당의 파란색 기세가 돌풍을 일으키는 현상)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는 현지 언론이 많았고 실제로 개표 초반 러스트 벨트 등에서 이런 현상이 잠시 일어났지만 결국 미라주는 확실한 돌풍이 아닌 신기루 그 자체에 그치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오전 2시30분경 지지자들 앞에서 "일부 경합주들도 모두 내가 이기고 있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우편투표 등에 의한 일부 역전 가능성(팬실베니아주 등)에 대해서도, 그는 현재 각 주의 득표가 이를 모두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자신감과 소송 등을 통해 도전을 차단하겠다는 엄포 모두를 내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 2기가 탄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전제에서 우리 등 세계 각국은 대미국 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이전의 정부가 이어지면, 기존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익숙하다는 점 외에는 익숙한 게 없다'는 문제적 패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골칫거리다. 

물론 트럼프 정부 역시 기존 정책 색채를 바탕으로 향후 정책을 일말이나마 추정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개성상, 기존 정책 폐기나 급작스러운 변수 돌출 가능성을 언제든 열어 둘 필요가 남는다. 

여기에 우리를 둘러싼 각종 상황 또한 다이내믹하게 변화한 터라 더욱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진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더욱 격화되면서 외교안보전략상의 선택 강요 구도가 우리에게 제시될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분쟁을 지속적으로 빚어 왔으며, 특히 무역 전쟁에 그치지 않고 동북아 정세 더 나아가 세계 패권에서의 대결 의식으로 중국 문제를 바라보는 것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 중 어느 쪽으로 가담할지 태도를 분명히 하라는 압박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코로나19와 중국과의 무역 분쟁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있어 기존의 '미국 우선주의(어메리카 퍼스트)'를 무기처럼 활용할 여지도 있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지난 30년간의 추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미국은 대선 다음 해에 경기 위축 어려움을 겪는 패턴을 보여 왔다. 철강과 자동차가 특히 타격을 받는 영역인 것으로 이 보고서는 분석했으며,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까지 겹쳐지면 우리 수출 기업들은 큰 타격을 볼 가능성이 더 커진다.

북한의 무기 개발 상황 역시 문제다. 이미 지난 10월10일 '새벽 열병식'이라는 이색적인 형태로 핵은 물론 각종 장거리 타격 능력 무기를 과시한 북한은 미국에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대화를 주도적으로 끌고 갈 기본적 동력원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정부는 유연성과 강한 압박 모두를 통해 기존에 김정은 체제와 대화를 해 왔는데, 미국의 대선 임박 상황으로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갔던 대화 기조는 다시금 협상 시작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이전에 '싱가포르 회동'에서 북측이 무력하게 미국의 압박에 당한 것과 달리, 그간 강화된 무기 체계 등을 자산으로 대화의 주도권 우위 경쟁을 벌일 여지가 생긴 게 달라진 점이고, 이는 우리 측에는 군사적으로 보든, 일명 운전자론이 말하든 대화 중재 역할 가능성에서 보든 별로 유리한 구도가 아니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나 한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구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진은 과거 방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 = 임혜현 기자

북한이 핵을 통해 자신들의 체제 안정을 강하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상황은 우리에게 방위비 분담 등 과제를 부풀리는 변수가 될 수 있고,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는 확실한 우방으로서의 제스처를 보이지 않는 한 이런 무역 관련 비용 지출 역시 커질 수 있다. 이를 최대한 불명확하게 끌고 가면서 우리의 입지를 넓히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당면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빠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외교 채널과 대화를 시도하는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뒤이어 방미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이런 엄중한 구도를 풀기 위한 암중모색은 이미 시도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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