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0년 전 오늘] 이산가족 대다수 고령자, 기약 없는 기다림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0.11.06 00:31:04
[프라임경제]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지난 2010년 11월5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18차 이산가족 2차 상봉 중 마지막 작별상봉을 마친 뒤 남측과 북측 가족이 손을 맞잡고 이별을 아쉬워하는 모습. ⓒ 연합뉴스


10년 전 오늘인 2010년 11월6일에는 전날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끝나면서 남북 이산가족들은 재이별의 슬픔에 젖었습니다.

제18차 이산가족 상봉은 2010년 10월30일부터 11월5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렸는데요. 작별상봉이 끝난 후 금강산호텔 밖 버스에 탑승한 남측 가족은 창문 틈으로 북측 가족의 손을 맞잡고 '고향의 봄'을 불렀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1971년 대한적십자사가 남과 북으로 헤어져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실태를 확인하고, 서로 소식을 전하거나 상봉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 '이산가족찾기 운동'을 계기로 시작됐는데요.

1985년 9월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으로 역사적인 첫 상봉이 이뤄진 뒤 2018년까지 스물한 차례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2010년 말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중단됐는데요.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은 3년이 지나서야 재개됐습니다.

이어 2015년 8월25일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문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방침이 정해지면서 따라 그해 10월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이후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두 정상은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는데요. 이에 따라 2년 10개월 만인 2018년 8월 금강산에서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습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아직 이산가족 상봉이 열리지 않았는데요. 특히 올해 8월 '이산가족 상봉 20주년'을 맞았지만,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었죠.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응답이 없었는데요. 이산가족들은 추석에도 그리운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점차 이산가족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상봉 신청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제작된 이산가족 영상 편지는 총 2만3072편에 달하지만, 북측에 25편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3년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현황. ⓒ 김기현 의원실


이에 김 의원은 "현재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생존자 5만478명 중 70세 이상의 고령자는 4만3252명(85.7%)에 달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아울러 "통일부가 이미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UN 제재 면제를 확보한 만큼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이나 영상 편지 교환 등 실질적인 상봉 노력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남과 북이 새로운 평화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 나가자"며 "평화를 향한 작은 걸음을 내딛자"고 말했는데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장관은 판문점을 작은 평화의 시작이자 큰 평화를 열망하는 희망의 근거라고 강조했죠.

그러면서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 △판문점 내 자유왕래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을 제안했습니다.

판문점은 남한과 북한의 회담을 위한 장소나 남북을 왕래하는 통과지점으로도 활용됐는데요. 2018년 이산가족 상봉이 열리기 전 남북 적십자는 판문점에서 이산가족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만남을 추진하기 어려워지자 판문점에서라도 소규모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길 희망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산가족 생존자 고령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하루빨리 다시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