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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동학개미 진단 ②]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차장 "장기투자, 계속 검증하라"

'영원한 강자 없다' 장기투자, 지속적 업데이트 중요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11.06 11:18:16

최근 유튜브를 통해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주식초보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E-biz차장은 20·30세대의 장기투자 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분석하라고 조언한다. = 양민호 기자

[프라임경제] 최근 20·30세대의 주식 열풍에 우려를 보내는 사회적 시선이 적지 않다. 현재 과도한 주가 상승으로 거품이 낀 시장에서 투자를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냐는 게 이유다. 실제 동학개미로 수렴되는 지금의 젊은이들은 과거 '닷컴버블' 후 몰아친 폭락장을 경험한 세대가 아니다. 90년대 후반은 인터넷 열풍에 올라탄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하며 블랙홀처럼 자금을 빨아들이던 시절이다. 회사 이름에 '닷컴(dot-com)' 정도는 붙어야 돈이 되던 때였다. 하지만 그 거품은 2000년을 기점으로 사그라들었고, 현 사태를 지켜보는 앞선 세대들의 공포는 이와 무관치 않다. 

이 같은 우려를 차치하고서라도 현재 주식시장에 입성한 20·30세대 자산증식을 위한 건전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프라임경제는 그간 증권업계에서 투자자들을 상담해 온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E-biz 차장을 만났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주식초보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염 차장을 통해 20·30세대 장기투자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2030세대 '빚투'..."청년층 심정부터 살펴봐야" 

염 차장은 젊은이들의 '빚투'를 비판하기에 앞서 그들의 심정부터 살펴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엔 저축으로 돈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었지만, 현재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월급만으로는 절대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 이들 중엔 비트코인에 뛰어들어 실패를 경험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좌절을 겪은 뒤 올해 3월 증시 폭락 이후 주식시장에도 기회가 생겨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여윳돈이 별로 없는 이들은 별다른 도리 없이 빚투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 그렇다고 막연히 빚투를 지지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 당연히 자금계획을 올바르게 세우고 우량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부동산으로 따지면 대출을 받아 강남 아파트를 사는 것이다. 빚투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빚을 내서 코로나 테마주, 급등주 등 실체가 없는 종목을 투자하는 것이 문제다. 안정적이고 좋은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개인의 상환 능력·지출 계획을 고려해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중히 결정하고 투자해야 한다."

◆'영원한 강자 없다' 장기투자, 지속적 업데이트 중요 

"장기투자는 무조건 사놓고 쳐다보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2014년 OCI는 태양광 1등 기업이었다. 그땐 주가가 100만원까지도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6만원대다. 중국회사들이 뛰어들면서 태양광 1등이라는 매력 포인트가 떨어졌다. 시장에 영원한 강자란 없다. 본인이 선택한 기업의 산업 구도가 성장성과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을 비교해보자. LG생활건강은 56분기 연속 성장을 이뤘다. 그 엄청난 성장 배경엔 생활용품이라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있었다. 아모레는 중저가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중국회사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고, 진입장벽을 높여 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작전이 성공한 것이다."

- 2차 전지는 유망해 보인다. 장기투자 괜찮을까.

"2차 전지는 장기투자에 좋은 조건을 가졌다. 다만 본인이 투자하는 2차 전지 업체의 경쟁우위 여부를 봐야 한다. 현재 2차 전지 시장은 5파전(△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이다. 이들 기업 실적 발표를 보자. 이 중 CATL 같은 경우는 보조금으로 흑자를 이뤘으므로 평가절하 하고, 이후 자기 경쟁력으로 돈을 버는 기업이 어딘지부터 살펴야 한다."

"테슬라도 무작정 장기투자할 것이 아니라, 2~3년 후 현대차 같은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주의해야 한다. 애플처럼 존재감을 세우느냐, 무한경쟁으로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막연히 추측하지 말고 꾸준히 검증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투자는 그래서 어려운 거다."

- 코로나 이후에도 롱런할 기업을 찾아야겠다. 

"코로나 이후에도 경쟁력을 가지고 성장할 산업인지 일시적인지 판단하자. 언택트 기업 중 카카오, 네이버가 코로나 백신이 나온다고 지금의 가치가 떨어지진 않는다. 그러나 줌, 알서포트 원격 화상회의 같은 경우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쇼핑들도 마찬가지로 점유율을 늘려가면 상관없지만, 반짝 수혜라면 의미 없다. 진단키트, 마스크 주는 결국 끝이 정해져있다. 소멸되는 이슈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 최대 정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은 세계 석유 소비가 코로나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사실상 '석유 시대의 종말'을 선언한 셈이다. 수소·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진입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초심자의 행운 믿지 말 것" 

염 차장은 무작정 종목 공부도 없이 뛰어드는 '깜깜이 투자'에 대해 경고했다. 

"특히 코스피보단 아무래도 정보가 부족한 코스닥 종목을 투자할 때 유튜버 추천 등 귀동냥만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실제로 고객을 상담하면 유튜버 추천으로 샀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내 손실까지 유튜버가 책임져주진 않는다."

-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 수익을 올리는 경우를 종종 봤다.  

"아무것도 모른 채 뛰어들어도 어쩌다 운이 좋아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투자자들은 대부분 운만 믿고, 위험한 행동을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투자금은 금세 사라진다. 운은 결코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투자한 회사가 어떤 스토리를 가졌는지 정도는 알아야 진화된 투자를 할 수 있다."

- 공부를 하려 보면 정보가 너무 많다. 옥석을 가려내는 방법이 있나? 

"옥석을 걸러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튜브나 책에서 설명하는 이가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봐야 한다. 데이터에 기반해 전망을 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간혹 자신이 교주가 되려는 사람이 있다. 마치 예언가 점쟁이처럼 말이다. 근거 없이 시장을 전망하는 경우는 걸러 듣자."

- 주린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토끼같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서 거북이처럼 투자해라. 다만 투자를 할 때는 거북이처럼 느리게 해야 한다. 남들과 비교하면 안 된다.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종목은 왜 안 오르지? 라는 생각을 가지면 조급해진다. 그러다 많이 올라간 종목을 뒤늦게 고점에서 산 뒤 급락을 경험한다. 절대 남의 수익에 배 아파 하지 마라. 주식투자는 덤덤해지는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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