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규제로 쪼그라든 주택공급, '청약난민' 양산한다

2020-11-06 16:23:37

- 정비사업 막힌 서울 넘어 과천·하남까지 타오르는 청약경쟁…평균 세 자리 경쟁률 우습다

[프라임경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집을 구하고자 하는 예비청약자들이 서울외곽도시로 몰려들면서 치열한 청약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는 조치인 6.17 대책을 발표한 뒤 분양시장은 지역별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과 인천 등의 경우 투기지역 지정 이후 시장이 가라앉는 모습을 보인 반면 서울과 서울인접도시의 경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에 그간 분양가 조절기능을 해온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보증에 7월28일부로 적용된 분양가상한제는 이러한 상황을 더욱 가중시켰다. 시세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반면 분양가는 정부의 제한정책으로 낮게 책정되면서 주요지역에 청약자들이 몰렸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요지역에서 2순위 청약은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주요지역은 1순위 청약 전 타입이 마감되는 것을 넘어서 세 자릿수 평균경쟁률을 기록하기가 다반사다. 시세와 분양가가 크게 차이 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청약당첨에 대해 '로또'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정부가 인구분산을 위해 외곽지역 도시와 서울 주요지점을 잇는 교통인프라 개발을 진행한 것도 서울 내 주요 지점과 서울과 인접한 도시의 주택가격을 끌어올리고 청약경쟁을 과열시켰다. 서울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고양시·의정부시·남양주시·구리시·김포시·부천시 등에서 진행된 주택청약이 이러한 모습을 여실하게 보여줬다.

특히 강남권과 맞닿아 있는 과천시와 성남시, 하남시는 '제2의 강남'으로까지 불리면서 주택가격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분당구와 수정구를 중심으로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을 낳았던 성남시와 대규모 택지개발로 공급을 이어가고 있는 하남시에는 수익투자적인 성격의 매매가 다수다.

과천시의 경우 입지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면적이 좁아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청양을 진행한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 3개단지에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을 합쳐 56만개의 통장이 몰린 것이 대표적 예다.

지난 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는 평균 경쟁률 535대 1을 기록하면서 웬만한 서울 내 단지 수준을 넘어섰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인근 과천 르센토 데시앙(평균 경쟁률 470대 1)과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평균 경쟁률  416대 1)도 마찬가지다. 

하남시 감일지구 일원에서 분양한 '감일 푸르지오마크베르'도 284가구 모집에 11만4천955명이 신청해 4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와 감일 푸르지오마크베르가 기록한 평균경쟁률은 지방주요도시의 최고경쟁률에 육박한 수치다. 

주목해야 할 것은 과천 지식정보타운 3개단지와 감일 푸르지오마크베르 특별공급 청약접수자들의 신청유형이다.

4개 단지의 특별공급 모두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절반을 넘어선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3개단지의 경우 생애최초특별공급 청약신청자들만 5만명에 육박했다. 감일푸르지오마크베르의 경우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1만5426명,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9441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4개 단지 청약신청자들이 중복된 경우를 고려해도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서 청약당첨을 기다리고 있는 '태어나 내 집 한번 가져보지 못한 가구'가 1만 가구를 훌쩍 넘어선다는 뜻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부동산정책을 펴면서 실수요자와 무주택자를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하지만 쪼그라든 주택공급에 '줄 지어 선' 무주택자들이 여전히 많다. 뛰어버린 주택가격에 청약이나 매매는 생각지도 못하고 전세에 묶인 세대와 월세살이 세대를 포함하면 그 수를 가늠키 어렵다.

일각에서는 '내 집' 없이 청약당첨을 기다리는 가구를 가르켜 '청약난민'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을 단속하자 직을 포기하면서 '직보다 집'이라는 우스개 말도 나왔다. 이러한 세태를 비판하자 정부에서는 '전 정권'을 운운하면서 '남 탓'까지 덧대고 있다.

전 정권을 탓하기에는 현 정부가 들어선 지도 벌써 만 3년 반이 넘어가고 있다. 이제 변명이나 핑계보다는 그간 해 온 일을 반추하고 반성해야 할 때다. 논어에는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는 말이 있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실수를 깔끔히 인정하고 고치면 오히려 실수에서 발생한 비판과 비난이 뒤집혀 모두가 우러러보게 된다. 정부는 편향과 아집을 버리고 눈물 흘리는 국민을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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