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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무소불위' 김정은, 10년 전 후계자 땐 어땠나

北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 준비 매진…美 대선 결과 따라 군사도발 재개 가능성도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11.08 06:59:13
[프라임경제] 10년 전 이맘때다. 북한 권부의 2인자였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사망한 뒤 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장의위원 명단에서 2번째에 오르며 후계구도를 뚜렷히 했다. 오늘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원수'로의 격상을 앞둔 상태다.

지난 2010년 11월6일 조선중앙통신은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공동명의로 부고를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조명록 동지가 장기간 심장병으로 2010년 11월6일 10시30분 82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는 10년 전 북한 내 서열 2위였던 조명록 전 북한 총정치국장의 장례위원 명단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이어 2번 째에 이름을 올리면서 후계구도를 뚜렷히 했다. 사진은 2010년 조명록 장례 당시 모습. ⓒ 연합뉴스



당시 현재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함만 가지고 있었다. 김정은 부위원장의 권력 서열은 6위였던 때로, 후계자 위상에 맞는 당과 군의 직위를 모두 갖춘 것은 아닌 셈이었다.

그런데 조명록이 사망하면서 그가 맡았던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김정은 부위원장이 맡게 될 거라는 분석이 대두됐다. 이러한 분석은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가 전한 조명록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총 171명)을 통해 더욱 힘을 받았다. 김정은 부위원장은 조명록 장의위 명단에서 위원장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바로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
 
김정은 부위원장이 북한 매체 보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바로 다음 순서로 호명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해당 호명 순서대로라면 9·28 당대표자회 직후 발표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돼 권력서열 6위였던 김정은이 불과 40일 만에 서열 2위로 뛰어오른 셈이다. 북한에서 국가장의위 명단은 권력서열에 따라 엄격히 순서가 정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일전부터 김정은 부위원장의 후계구도는 꾸려져 있었다는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는 그해 당월 8일 "조명록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 총정치국장의 사망으로 장례위원 명단에 김정은이 김정일 위원장 다음을 차지해 서열이 6위에서 2위로 갑자기 오른 것이 아니라 이미 지난 2009년 1월 8일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되면서 권력 서열 2위에 올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1여년 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면서 그 뒤를 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고모부인 장성택을 제거하는 등 독재적 정치권력을 다져나갔다.

현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과 새로운 대내외 전략 노선을 암시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통치 방식에 대해 조부와 부친이 강조했던 '현장지도' 중심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정책 지도'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건 대외적으로도 공표된 이야기다.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노동당 정책회의는 총 17회로, 예년(3회)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현재 '원수'급인 김 위원장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급인 '대원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2년 '공화국 원수'에서 사후인 2012년 '대원수'로 추대됐고, 김일성 주석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원수 칭호를 부여받은 데 이어 1992년 '대원수'에 올랐다.

최근 북한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는 제8차 당 대회를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1월 7일 정도에 당 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은 '80일 전투'를 내세우며 내부 결속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북한은 올해 연말까지 방역과 재해복구 등에 초점을 맞춘 80일 전투에 '올인'할 것을 전 주민에 촉구하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절대권력 강화에 더욱 힘쓰면서 조부와 부친에 이어 '대원수'로 격상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김정은 국무위윈장. ⓒ 연합뉴스



미국에 새로운 행정부가 등장하면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새 정부가 대북 정책을 확립하는 내년 상반기 북한이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한미 연합훈련이 내년 3월 재개된다면 우격다짐이 벌어질 확률도 있어 보인다.

베일에 가린 후계자에서 시작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열었던 최초의 북한지도자, ICBM과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세습독재군주의 모습까지 김정은은 우리에게 아직까지 미궁 속에 있다.

오는 12월17일이면 집권 10년차로 접어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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