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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야구 꿈나무들의 꿈의 나래'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

 

조원재 학생기자 | press@newsprime.co.kr | 2020.11.10 16:23:45
[프라임경제] 개인이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의 위치에 오르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꾸준하고 집중력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하루 10시간을 잡아도 3년이란 세월이 걸린다. 전문가를 넘어 10년이란 시간을 오직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한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의 이상근 회장이다.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 ⓒ 조원재 학생기자

10년 전 유소년 야구는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상근 회장은 현실에 주저하지 않고 불철주야 아이들이 야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에 매진했다. 

그 결과 현재 전국 150개 지역에서 5000명 이상의 선수가 유소년 야구를 즐기고 있다.

유소년 야구 꿈나무들의 꿈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그라운드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상근 회장을 만나 유소년 야구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달 13일에 진행된 '제5회 순창군수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와 지난 1일 횡성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직접 만나 두 차례 진행했다.

-우선 야구를 좋아하는 유소년들의 꿈을 위해 노력 해 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우리 유소년 친구들의 눈높이에 맞춘 즐거운 야구를 실현하기 위해 창립 초부터 힘들더라도 한결같이 노력해 온 게 지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에서 뛰었던 선수 중 2018년 한화이글스의 김이환 선수에 이어 올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소래고 최승용 선수(남양주야놀유소년야구단)가 2차 2라운드 두산에 지명됐다. 축하드린다.

"김이환 선수는 제 아들과 초창기에 야구를 함께 해서 같이 다닐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제가 사준 갈비탕만 수 백 그릇이라고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닌다.

최승용 선수는 중1 말 때 저희 대한유소년야구연맹 대표팀이 오키나와 국제교류전 갈 때 일주일 간 함께 생활했는데 일본 감독이 승용이를 일본에 놓고 가면 프로야구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했던 말이 지금도 생생이 기억난다. 승용이는 당시 주말 취미반이었다"
 
-올해 지명된 선수에 대한 의견은.

"승용이는 일단 190cm가 넘는 왼손투수다. 지옥에서도 구해 올 만한 투수이다. 승용이의 장점은 마른 체형에 불구하고 유연성을 겸비하고 있다. 

제가 볼 때 드문 유형이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투구 시 팔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나오고 익스텐션도 좋다. 두산이 이런 장점을 봤기 때문에 구력이 짧지만 미래형 투수로 선택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역시 화수분 야구 두산 스카우트 분들이 대단하다"
 
-본 연맹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2011년에 창립됐으니 올해 꼭 10년째다. 기존 유소년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설립됐고 저희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처음부터 단체 결성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과정이 더 중요했고 눈높이를 주 대상자인 학부모와 우리 아이들에게 맞췄다. 그러니 기존과 다른 차원의 목표가 보였다. 현재 자생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단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전국 150개 지역에서 5000명 이상의 유소년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
 
-초장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저희 대한유소년야구연맹에서는 2011년 창립 때부터 대회를 주말과 공휴일, 방학을 이용해서만 대회를 개최했다. 평일을 철저히 배제했다. 

가뜩이나 야구장이 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특히 주말야구는 당시에는 야구계의 지원을 받는 단체에서도 이상과 같은 목표였다. 당시 저희 같은 유소년 단체가 주말에 구장을 빌리는 것은 금전적인 것을 포함해 무리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유관기관에 사정하고 매달리면서 버텨 왔다. 돌이켜보면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해를 거듭 할 수록 연맹 소속 야구단이 늘고 대회가 많아지고 있다. 연맹이 활성화되는 비결은.

"반복되는 이야기 같지만 야구 선택권을 아이와 부모에게 돌려놓았다. 야구를 좋아하는 취미 위주의 아이들로 방과 후의 취미나 특기 활동으로, 야구의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의 경우만 선수를 양성하는 중학교로 진학시킨다. 

무조건이 아니라 경험해 보고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학부모와 아이에게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 시스템을 연령별, 실력별로 세분화하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즐기는 야구를 지향한다. 이런 점들을 우리 부모님께서 좋게 평가해 주시는 것 같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하면 떠오르는 캐치프라이즈가 '공부하는 야구' '생활 속의 야구' '즐기는 야구'다. 이 지향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 학부모들이 아이가 좋아해서 취미삼아 야구를 시킬려고 해도 운동하다가 그만두면 학업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저희 대한유소년야구연맹에서는 2011년 창립 때부터 대회를 주말과 공휴일, 방학을 이용해서만 대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늘 가까이에서 쉽고 편하게 즐기면서 야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려고 노력하고 있다"
 
-프로야구 흥행과 더불어 유소년야구도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 현 상황은.

"올해 어느 단체나 가장 힘든 한 해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저희는 지자체와 철저한 방역대책을 통해 9개 대회 중 7개를 개최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무거운 질문이다. 정부는 엘리트체육을 지양하고 생활체육을 강화하는 체육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생활체육 강화가 엘리트체육을 약화시키는 상반된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문제다. 초등학교에 가 보라. 아이들이 점점 줄어든다. 생활체육 기반도 흔들리는 시점이 온다. 

중학교까지는 생활체육 기반으로 고교부터 엘리트체육 활성화로 가는 것이 서로 상생하는 길이다. 생활체육 기반이 경기력 약화 운운하는 말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

-유소년 선수들이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준비하면 될까.

"제가 항상 하는 말이다. 미래를 꿈꾸는 자만이 승자가 될 수 있다! 저는 항상 어린 친구들한테 야구를 못해도, 선수가 꿈이 아니어도 너희가 류현진, 추신수, 이승엽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야구를 즐기면서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운동을 하면 야구 분야가 아니어도 나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그 훌륭한 선수들만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연맹의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공부하는 야구, 생활 속의 야구, 즐기는 야구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타 유소년스포츠의 모범이 되고 싶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유소년야구를 선도하는 우리 중심의 세계 유소년야구 단체로 성장하고 싶다"
 
-끝으로 연맹 소속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각 유소년야구단에서도 학업의 중요성을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힘들지만 공부와 야구를 병행할 수 있다. 그리고 생활 속의 야구, 즉 '멀리 찾아가는 게 아니라 글러브와 공이 있으면 실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가까이서 즐길 수 있고 실력과 상관없이 모두 선수다' 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야구를 하면 취미로 할 수도 있고, 특기로 할 수도 있고, 프로야구 선수를 목표로 할 수도 있다. 유소년야구는 절대 목표에 대한 가치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상근 회장은 인터뷰내내 지나가는 선수 한 명 한 명을 가르키며 선수에 대한 특기와 장점을 알려 줄 정도로 야구 꿈나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다는 것을 느꼈다.

유소년 야구는 프로야구의 미래다. 유소년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좋은 환경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음껏 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바램이 없을 것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올바른 인성교육과 인프라 확충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한국 야구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앞으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원수가 맑은 깊은 산속의 옹달샘처럼 인성이 바르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를 꾸준히 배출하는 연맹이 되길 바란다.


*조원재 학생기자는 잠신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며, 재능기부로 기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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