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운용사 ETF 투자자 모시기 경쟁' 보수 인하 마케팅 줄이어

ETF 투자 관심 증가…운용사 고객 유치 활발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11.13 12:00:32

올해 개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거 발을 들이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보수) 경쟁이 치열하다. ⓒ 픽사베이

[프라임경제] 올해 개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거 발을 들이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보수) 경쟁도 치열하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특정 증시 관련 지수나 자산가격의 등락을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 6일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KBSTAR미국나스닥100 ETF'를 상장했다. 이 펀드의 총 보수는 연 0.07%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운용은 전날 12일부터 'TIGER미국나스닥100 ETF'와 'TIGER미국S&P500 ETF'의 보수를 각각 연 0.49%와 0.30%에서 모두 0.07%로 인하했다. TIGER미국나스닥100 ETF는 국내 최초 나스닥지수 추종 ETF로, 국내 나스닥ETF의 88%를 차지하는 사실상 독점 상품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를 추종하는 'TIGER미국S&P500 ETF'의 보수도 0.3%에서 0.07%로 낮추기로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부터 'KINDEX미국S&P500 ETF'와 'KINDEX미국나스닥100 ETF'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7%로 인하했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KINDEX미국나스닥100 ETF 보수를 연 0.09%로 낮췄다. 이후 한 달도 안 돼 또 한번 내린 것이다. 

후발 주자들이 신규 ETF '보수 인하'로 투자자 공략에 나서자 기존에 있던 ETF도 서둘러 총보수를 낮추는 상황이다. 국내 ETF 시장은 삼성과 미래에셋이 각각 55%, 24%가량의 점유율(순자산 기준)을 차지하며 운용사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발 주자들이 ETF 시장에 가세하며 기존 운용사들도 더는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 미래에셋운용이 보유한 TIGER미국나스닥100 ETF는 주식형 ETF 가운데 순자산 기준 3위를 차지한다. 이처럼 자사 주력 상품의 보수까지 끌어내리면서 경쟁에 합류하기도 했다. 

현재 나스닥100지수 ETF의 보수로 0.45%를 받고 있는 삼성자산운용도 내년에 출시하는 나스닥 ETF의 총보수는 0.05%로 할 방침이다. 

정현철 한국투자신탁운용 Multi전략본부장은 "이번 보수 인하는 업계 최초 최저보수 해외 ETF를 출시해 고객에게 보다 만족스러운 투자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기 위해 결정했다"며 "국내뿐 아니라 미국 현지 ETF와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ETF 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7452억원으로 지난해(1조3332억원)와 2018년(1조4619억원) 평균보다 각각 181%, 156% 늘었다.

하지만 투자자 관점에서 ETF 총보수 인하가 실질 수익률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먼저 증권사 매매 수수료 문제가 있다. ETF는 펀드이기 때문에 보수가 발생함과 동시에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므로 매매 시 증권사에 위탁수수료를 줘야 한다. 증권사마다 수수료가 다른 만큼 꼼꼼히 비교하지 않고 거래할 경우, 총보수를 절약한 것보다 훨씬 많은 지출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잦은 단기거래 시 거래비용이 증가할 수 있음으로 투자패턴 밎 전략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ETF 거래량 부족 등에 따른 '비효율 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ETF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경우 원하는 가격에 사거나 팔 확률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보수 경쟁은 운용사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며 "1년 이내의 단기투자자들은 펀드의 연 보수보다 거래 증권사의 매매 수수료나 해당 ETF의 괴리율 및 유동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