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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구안

2차전지 이어 초저온 보관·운송 관련 선제적 투자가 성과로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11.13 14:25:07
[프라임경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구안이 또다시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관련 공격적인 투자와 인텔과의 빅딜에 따른 소기의 성과가 도출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저온 보관·운송이 가능한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사실까지 알려지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에 돌입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패스트트랙으로 시판 허가를 받을 시 이르면 오는 2021년 2분기부터 초저온 유통망을 통한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구안이 또다시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문제는 이 백신의 핵심 성분인 mRNA 변질을 막기 위해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 및 운송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코로나19 백신의 초저온 보관·운송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기업인 한국초저온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초저온은 영하 162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다시 기체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 중 발생하는 냉열을 저온 물류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LNG 냉열을 활용한 초저온 물류센터 기술을 갖춘 곳은 한국초저온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유통되기 위해서는 한국초저온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저온 보관·운송이 가능한 한국초저온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분을 미리 확보해 놨던 최태원 회장의 안목에도 덩달아 관심 집중되고 있다.

한국초저온은 벨스타슈퍼프리즈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SK는 벨스타슈퍼프리즈의 2대 주주다. 앞서 SK는 올해 초 초저온의 특성상 신선식품 및 의약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골드만삭스와 함께 전략적투자자(SI)로 각각 250억원씩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의 선구안은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체에 이어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2차 전지' 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고, 최근 SK이노베이션을 글로벌 4위 자리까지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EV·PHEV·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출하량은 총 0.8GWh(기가와트시)로 LG화학(3.8GWh)과 CATL(3.6GWh), 파나소닉(3.4GWh)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전년 동기 대비 7위에서 무려 3단계나 상승했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이 올 9월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96년부터 2차 전지 연구를 시작해 2005년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팩을 개발하면서 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개화시기에 맞춰 미국과 중국, 유럽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잇따라 배터리 수주 계약을 맺으며 수주 잔고를 끌어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주요 지역에 투자 계속 단행해 오는 2025년까지 10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시장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최 회장의 선제적 투자 행보는 산업의 원조 쌀로 불리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과감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경쟁사들의 간담까지 서늘케 하는 등 적재적소의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달 20일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사업 인수 부문은 인텔의 솔리드 스테이션 솔루션(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 등을 포함한 낸드 사업 전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최종 완료할 시 글로벌 낸드 사업 시장점유율이 약 20%에 달해 2위 업체인 키옥시아(19%) 자리를 꿰차게 된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인텔 간 '빅딜' 소식이 알려진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가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1조엔(약 11조원)을 들여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키옥시아의 긴급 투자 배경에 대해 최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 부문을 10조원에 인수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점유율 2위에 올라서자 '위기의식'을 느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이 2015년 경영에 복귀한 이후 과감한 투자와 M&A를 지속하고 있다"며 "최 회장이 지닌 선구안과 승부사 기질이 SK그룹의 성장 원동력이라는 점이 증명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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