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고] 테스형! 꼰대가 왜이래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 press@newsprime.co.kr | 2020.11.18 15:00:09
[프라임경제] '꼰대'를 풍자하는 말로 '라떼는 말이야'가 요즘 많이 회자된다. 서양에서도 비슷한 감성으로 'Ok, Boomer'(알겠으니 그만해)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꼰대를 향한 젊은 세대의 촌철살인(寸鐵殺人) 돌직구다. 기성세대도 할 말이 많겠지만, 꼰대라고 비난 받기보다 존경 받는 멘토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권위적 사고로 훈계나 강요, 충고만 해대는 꼰대가 될 것인가, 긍정적 조언과 피드백을 주는 현명한 멘토가 될 것인가?

꼰대란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소위 꼰대질하는 연장자나 직장 상사를 비하하는 말이다. 주로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게, 직급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꼰대질을 한다. 꼰대질은 보통 경험에서 비롯되는데, 꼰대질을 하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 사이에는 '경험의 차이'가 있다. 

문제는 자신이 과거에 쌓았던 경험이 무조건 옳다고 믿으며 바꾸려 하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경우에 따라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유효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꼰대는 현재 유효하지 않은 경험의 틀에 갇혀 변화된 환경을 외면하려 한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자신의 경험이 쓸모 없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꼰대가 자신의 경험만을 맹신하며 행동을 강요하는 이유다. 과거에는 변화의 속도가 느렸고, 경험은 중요한 자산이 되기도 했다. 

반면 오늘날의 사회는 광속으로 변화한다. 과거 경험들은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낮아졌고 심지어 새로운 도전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2019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의 브랜딩 전략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전략의 핵심은 '밀레니얼 세대들만의 회의 활용'과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 역멘토링)이었다.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의 주체로 회의를 하고 기존 경험의 고정 관념을 깬 새로운 시각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으며, 기존의 멘토링 방식을 뒤집어 신입사원이 임원들의 멘토가 돼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사례는 과거 경험이 혁신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며 경험이 적은 직원들이 기업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모든 과거의 경험이 무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현재와 미래를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하겠다.

꼰대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자신이 옳았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다고 믿으며 나름 잘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당연한 듯 자기방식을 강요한다. 예컨대 효율성과 동떨어진 야근 강요가 대표적이다. 오래 근무하는 것으로 승부하던 제조업 중심의 시대에나 통했던 방식을 계속 선호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주류 산업의 양상도 달라졌다. 야근이 강요되는 조직은 '어차피 야근할 테니 낮에는 설렁설렁 일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제 야근은 성과의 절대 조건이 아니다. 변화를 인정하고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꼰대의 또 다른 특징은 남의 장점보다 단점을 보려 한다는 것이다. "난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했다.넌 왜 못하냐?" 또는 "넌 성격이 왜 나처럼 사교적이지 못하냐"는 등 자신과 비교해 타인의 단점을 지적하고 훈계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구성원은 나이와 직급에 관계 없이 각자 장단점이 있고,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점을 보완하는 것 이상으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점을 지적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 단점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 가지 장점을 찾아 그것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조언해준다면 존경 받는 멘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왕자의 구절을 인용해 멘토의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