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내년 하반기 칼바람' 전망에 무게↑

'중복 노선 49개' 구조조정 불가피…조원태 "모든 직원 품고, 가족으로 맞이할 것"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0.11.18 18:12:1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마치고 아시아나 인수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020560)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두 회사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인수가 국내 1, 2위 대형항공사들의 통합이다 보니 중복된 노선 정리가 필요하고, 역할이 겹치는 인력들의 축소 역시 뒤따를 수밖에 없어서다.

무엇보다 구조조정 없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탓에 정부 지원금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통합 이후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사태 진화에 나섰다.

조원태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원태 회장의 이 같은 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에서는 여전히 노선 중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한다.

현재 국제선 여객·화물 기준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영하는 노선 중 중복되는 노선은 48개다. 대한항공만 운항하는 노선은 53개,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하는 노선은 14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구조조정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내년에도 정부 지원금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도 있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로 경영난에 빠진 항공사를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이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등 금전적인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사가 해당 지원금을 받으려면 인력감축 없이 고용을 유지해야 하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최장기간은 240일(8개월)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3월부터 휴업 및 휴직 수당의 최대 90%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왔다. 항공사별로 지원금 신청일이 각기 달라 아시아나항공은 11월까지, 대한항공은 12월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이 나온다.

지원 기간이 끝난 이후부터는 항공사의 인력 구조조정이 가능해지는 만큼, 정부 지원금이 끝나는 시점에 다시 고용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도 내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규모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항공사 직원은 "지원금 전제조건이 90% 이상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다"라며 "지원을 받으려면 조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최대 지원 기간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일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번 달로 늦췄던 기안기금 신청을 내년으로 다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안기금 신청은 인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총 2조4000억원의 기안기금을 지원받기로 했으며, 기간기금 지원 조건인 '6개월 간 최소 90% 이상 고용 유지'는 내년 4월 초에 만료된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