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가덕신공항, 중앙언론 편파보도 분통"

부산시 "줄 것 다주고 뺨 맞는 기분"…'탈부산' 가속화, 지방 소멸 위기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0.11.20 18:10:47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가덕신공항을 정치문제로 몰아가려는 중앙언론 '매우 유감'이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19일 '가덕신공항 조속 건설 조찬 포럼'에 참석, 최근 가덕신공항 유치와 관련해 여러 방송, 신문사가 비판보도를 낸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부산시가 직접 주최했다. 변 시장대행 ·경제부시장·실,국장△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 및 주요 상임위원장 △김석준 교육감 △허용도 (사)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 △기초단체장 등 민·관·경 주요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이날 포럼에서 변 대행은 "총리실검증단 '김해공항 확장 불가' 발표가 나오자 중앙 언론이 일제히 비판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며 "이는 부울경 800만 시민들 뜻에 반하는 편파보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김해공항 확장의 문제점과 관문공항으로서 가덕신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며 "가덕신공항을 정치문제로 몰아가려는 중앙언론의 보도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중앙언론에 설득은 계속하겠지만, 거기에 너무(더이상) 매몰되지는 않겠다"며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오로지 시민들만 바라보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변 대행이 다소 거친 발언을 한데 대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부산의 이익을 대변해 주지 않는 언론과는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럼 참석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부산시가 서울에 본사를 둔 중앙언론을 홀대한 적도 없는데 어려운 지방사정을 너무 몰라준데 대한 쌓였던 서운함이 폭발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부산시청에는 중앙지기자실을 별도로 두고 몇몇 언론사(방송, 신문사 포함) 10여 곳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시에 보도자료 등을 요청한 언론사는 대략 200여 개. 나머지는 중앙지기자실 보다 조금 넓거나 비슷한 크기에 브리핑실을 사용하거나 기자가 알아서 각자 해결한다.

그간 부산시 실·국 공무원들은 바로 옆방에 브리핑룸을 둔 채 중앙지기자실에서 부서별 사업보고를 주로 해왔다.

이에 시 관계자는 "부산시 입장에서는 시쳇말로 '줄 것 다주고 뺨 맞는 기분'이 든다"며 "비판기사는 대부분 본사에서 작성된 것이지만 그래도 허탈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덕신공항 조감도. ⓒ 부산시

◆'탈부산'에 우는 부산경제...부활 날개 짓도 쉽지 않아

그동안 부산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제대로 된 관문공항'을 줄곧 요구해왔다. 인천공항은 벌써 5번째 활주로(4Km)를 계획하고 있는 반면, 미주·유럽 등 장거리노선이 없는 김해공항은 대형화물기를 띄우기는 커녕, 24시간 운영도 불가능한 V자 활주로(3.2Km)를 놓고 국토부와 줄다리기로 4년 여 허송세월 보냈다.

현제 김해공항 물류 수송분담율은 국내 전체 1%를 갓 넘기는 실정. 두 기관의 양보 없는 싸움에 결국 총리실까지 나서면서 11개월 여 동안 '김해공항 확장 검증'을 한 끝에 "김해신공항은 관문공항으로서 안전성과 확장성에 문제있다"는 결론을 내려 부산시 손을 들어 줬다.

지난 17일 검증위 최종발표가 나오자 여당 민주당은 특별법을 만들어 '가덕신공항'을 서둘러 짓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 역시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내 일부 의원들 반발에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여야 정치권도 다소 온도차는 있지만 한목소리로 환영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물론 일각에서는 내년 4월 부산과 서울에서 각각 치뤄 질 보궐 선거 표를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여야 가릴 것 없이 가덕신공항 공약을 선거에 이용해 온 사실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5년간 '탈부산' 인구가 11만명에 이르고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이중 70%가 도시존립과도 직결된 생산가용인구라는 점에서 볼 때 수도권 일극체제에 매몰 돼 더 이상 지방의 몰락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정부의 입장이 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인천국제공항을 곁에 둔 송도신도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여러 대기업들과 연세대 및 뉴욕주립대 캠퍼스가 있다. 또 인천~서울시청까지 20분대로 출퇴근이 가능한 광역고속철도(GTX) 건설계획을 확정했다.  

허브공항을 품은 수도권에는 국내 대기업 본사 85%가 편중해 있고, 삼성반도체와 SK하이닉스 생산라인은 물론 항공물류 거점기지도 이곳에 집중 돼 있다. 

해운대센텀시티 규모로 부산인구수 겨우 10%도 안 되는 경기도 첩단지식기반단지 판교테크노밸리의 연간 GRDP(지역내총생산)는 곧 해양수도부산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을 일컫어 '노인과 바다'라고 한다. 지방 소멸 위기에 성큼 다가선 기분이 든다"라며 "가덕도는 항공물류허브가 될 충분한 지리조건을 갖추고 있다. 국민들의 혈세가 아깝다면 시가 민간투자자본을 유치할 테니 공항건설 허가만 해달라"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