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비가림 설치' 해운대구와 온 연수원 신경전 팽팽

2020-11-22 08:25:08

- 해운대구 "불법건축물" vs 연수원 "가설건축물"

[프라임경제] 해운대달맞이고개는 전국적인 명소로 부산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한번쯤 머물다 가는 핫플레이스로 유명하다. 최근 이곳 한 연수원에서 설치한 이동식 비가림막을 두고 관할 해운대구와 건물주 측 사이에 불법건조물 철거 논쟁이 한창이다.
 
부산해운대구(구청장 홍순헌)는 연수원 건물지상 3층 옥상에 씌워진 구조물을 위반건축물로 규정하고 "철거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연수원 측은 "위반건축물이 아니다"며 "구청의 부당한 행정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곳 연수원 건물은 온종합병원그룹(원장 정근) 소유로 해당 병원에 종사하는 의사와 간호사 및 직원들의 후생복지 용도로 회의장과 가족휴양시설을 갖추고 지난 8월 초 관할구청 준공허가를 받아 운영에 들어갔다.

해운대구는 지난달 12일 이곳에 '온 연수원장' 앞으로 연수원 지상 3층 옥상부분에 레일로 설치된 시설물이 위반건축물이라며 '진정 민원(의견제출)'에 대한 공문을 발송했다.

▲부산 해운대 중동 온종합병원 연수원 옥상에 설치된 구조물 모습. ⓒ 프라임경제

구가 보낸 공문에는 현재 연수원 3층 구조물이 바퀴가 달려 있지만 건축물의 구조와 설치 목적을 감안하면 레일 위에서 사실상 '정착'하는 것으로 건축물에 해당한다. 따라서 건축법 제14조(건축신고)의 규정 위반과 함께 제79조(위반 건축물 등에 따른 조치 등)에 의해 행정처분이 진행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연수원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구조물은 바퀴가 달려 있어 토지에 정착했다고 볼 수 없어 '위반건축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행강제금 부과 등 부당한 행정처분을 멈춰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연수원 관계자는 "부산시 조례를 보면 바퀴가 달려 있고 레일을 통해 이동 가능해 문제될 게 없다"며 "구가 우리 구조물과는 전혀 관련 없는 판례를 들어 재량을 넘어선 갑질 행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광역시 건축조례 제18조(가설건축물) 제3항 제1호에는 '레일 등을 설치해 일정구간을 이동할 수 있는 구조의 건축물로서 연면적 30㎡ 이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곳 연수원에 설치된 구조물은 12㎡ 크기다. 

이에 대해 구는 "정착의 여부를 바퀴, 레일 등의 구조로만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해당 건축물은 가설건축물이 아닌 건축법 제2조(정의) 제1항 제2호의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이 있는 건축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했다.

논란에 대해 연수원 관계자는 "지난여름 강한 폭풍우를 동반한 태풍 마이삭(9호)과 하이선(10호) 당시에 옥상의 빗물이 계단을 타고 내려와 엘리베이터로 다량에 물이 스며들어 승강기가 멈춰서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누전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을 그냥 이대로 두고 방치할 수 없어 설치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태풍이 아니어도 바닷가인근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면서 "바닥면에 물기가 있으면 미끄러져 낙상사고 우려가 크다. 만일 사람이 다치거나 그보다 더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을 무엇으로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 예보가 있는 날은 볼트를 조여 단단히 고정해 두지만, 평상시에는 레일 위 바퀴를 굴려 열어 젖혀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운대구는 "개방된 공간을 보호할 목적의 용도로 사용 될 소지가 있다"며 철거 행정명령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달 4일까지 시정명령과 함께 이를 거부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아울러 건축대장에는 위반건축물로 등재하는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건축물과 가설물이냐를 놓고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데 대해 부산시관계자는 "건축물은 통상적으로 정착이 돼 있는 것을 말한다"며 "바퀴를 움직여 해당 구조물이 건물 면적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연수원 주장대로 안전을 위한 장치가 명백하다면 크게 문제 삼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해운대달맞이고개에는 세찬바람과 함께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연수원의 비가림설치물 레일 위 바퀴는 제대로 작동하였지만 이곳 3층에 오르는 계단을 타고 흐른 빗물이 건물지하에까지 고여 바닥을 흥건히 적신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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