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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이 또한 지나가리' 리스크 학습효과 달라진 개미

개인, 금융위기·대북 리스크 통해 저가매수 기회 노려온 외인·기관 움직임 재현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11.26 06:58:00

2010년 11월24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주가가 개장 초 2% 넘게 떨어지며 1900선이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 채 출발했다. 사진은 10년 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환율 변화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2010년 11월26일 국내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태 나흘째에 접어든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한미 양국의 서해 합동 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이를 거세게 비난하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죠.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를 '전쟁 직전'까지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대북 리스크가 고개를 들면서 주식시장은 급락했습니다.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0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북한의 강경 발언이 전해진 시점인 오후 2시 이후로만 2200억원의 주식을 더 팔았죠. 

하지만 외국인과 국내 기관은 오히려 매수규모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외국인은 260억원 순매수에서 580억원 순매수로 300억원가량의 주식을 더 사들였습니다. 국내 기관은 외국인보다 더 적극적이었는데요, 800억원대 순매도에서 100억원의 순매수로 전환해 9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추가 매수했습니다. 개인들이 던진 물량을 기관과 외인들이 주워담기 바빴던 것이죠.

시간이 지나면 팽팽했던 긴장감은 느슨해지고, 불안한 심리는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당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영향 또한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했죠. 당시 북한의 도발이 불러온 시장의 급락을 외인과 기관은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고, 이를 통해 개인은 또 한번의 경험을 축적하게 됐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개인들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올해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닥치며 글로벌 증시 폭락이 이어졌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 행진을 보였고, 외인이 던진 물량들은 개인이 모두 받아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코로나의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는데요,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0% 이상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죠.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올인'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를 중심으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 

그간 금융위기, 대북 리스크를 통해 저가매수 기회를 노려온 외인과 기관의 움직임을 개인이 그대로 재현한 것입니다. 이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주가가 제자리를 되찾는 과거를 보며 자연스레 생긴 학습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스피가 지난 24일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17포인트(0.58%) 오른 2617.7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9포인트(0.14%) 내린 872.10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실제 올해 초 폭락장을 벗어나 코스피는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내년 코스피지수는 30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3월 4만7050원에 거래되던 삼성전자 주가도 24일 기준 6만77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장중에는 6만9500원 선까지 오르면서 '7만 전자'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는 개인투자자의 유입이 증시 회복력을 이전보다 많이 키웠다는 평가입니다. 주식 인구가 이전보다 젊어진 점도 주목할 부분인데요,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30대 이하의 코스피시장 보유비중은 전년 대비 2.2%, 40~50대는 2.7% 늘어났습니다. 반면 60대 이상 투자자의 보유비중은 4.9% 줄었죠.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규 투자자 유입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투자자의 비중이 증가했다"며 "주식 투자자의 인구 구조가 변화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증시 주도권 전환의 이면에는 개인투자자의 추격 매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 전문가는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엔 시가총액 상위 주에 외국인 자금이 몰리면서 증시를 끌어올리다 보니 수급 주도권이 외국인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주식 투자 열기도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손실 또는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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