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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부동산 침체기…지금은 연이은 대책에도 '집값 상승 기대감’

주택가격전망지수, 2013년 1월 이후 최고치 기록

김화평 기자 | khp@newsprime.co.kr | 2020.11.30 09:17:04

10년 전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소 건설사들의 부도와 분양연기가 속출했다. 2010년 7월 부동산 경기를 대변하듯 서울의 한 도로 옆 아파트에 미분양 아파트를 특별할인 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우리나라 주택 수요는 향후 5년간 연 45만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수급불균형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누적된 미분양 물량 등을 고려할 때 이로 인한 주택 가격 급등현상 등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 

10년 전 오늘인 2010년 11월30일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는 향후 주택 수요와 공급 전망을 토대로 예상 수급을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 급등 가능성이 낮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소는 인구구조·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수요와 멸실로 인한 대체수요로 각각 구분해 추정했는데요. 또 주택인허가 실적을 근거로 예측한 향후 주택공급물량과 비교하고 주택시장 수급불균형 현상의 발생 가능성도 분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가계부채 등 문제로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침체를 벗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엔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 주택사업부 인력도 감소했는데요. 또 미분양 물량와 집값 하락이 건설사들의 자금사정을 악화시켜 향후 주택사업을 위한 자금투입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2020년 11월 서울 여의도 풍경. = 김화평 기자


약 10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요?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 기대감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값을 전망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으로 지난달보다 8포인트 올랐는데요.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더 많다는 뜻입니다.

이번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6월 112에서 7·8월에 125로 오름세를 보인 후 9월 117로 하락, 10월 122로 다시 오르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턱없이 비싼 집값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을 못하는 무주택자들은 전셋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주거 불안정에 시달리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방역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야 했다면, 하반기에는 전셋집을 보기 위해 줄을 서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세 매물은 적은데 수요가 몰려 5만원의 '집 보는 비용'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9일 향후 2년간 전국에 11만4000호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급계획은 필요하나 임대주택 공급은 임시처방일 뿐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시장 불안과 수도권 주택매수는 아파트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수요가 원하는 주택유형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전셋값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공급된 매입임대사례나 주거용 전환을 계획하는 주택은 수요자가 요구하는 주택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 모두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주겠다면서 공급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임대주택이라 실망감은 더 커졌는데요. 이러한 실망감과 함께 매물 품귀에 지친 수요가 유입되면서 11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지난주보다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더 좋은 집'에 살고자 하는 욕망을 규제하는 부동산 대책은 또다시 '헛발질'로 남는다는 것을 유념하고,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을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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