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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의 다이렉트] "이 재킷 사지 마세요" 파타고니아, 고쳐 입는 '원웨어' 서비스

다시 쓰고 고쳐 입고 재활용하는 친환경 캠페인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20.11.30 11:15:09

[프라임경제] '직접적인, 직행의'라는 의미의 다이렉트(Direct). 핫한 문화와 공간, 비즈니스 등을 직접 찾아가 체험하고 확인하는 '김다이의 다이렉트'는 실생활 트렌드 르포다. 어디든 찾아가 궁금증을 요목조목 정리하고, 맛깔나게 전한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사지 말고 고쳐 입으세요."

옷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새 옷을 사지 말라고 하는 특이한 회사. 오랜 기간 친환경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는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철학입니다.

파타고니아코리아는 올바른 소비문화와 환경 의식 전파를 위해 망가지고 손상된 아웃도어 의류를 무상으로 수선해주는 파타고니아 '원웨어(Worn Wea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파타고니아 가로수길점 2층에 자리한 원웨어 데스크. = 김다이 기자

2015년 7월부터 진행해온 파타고니아의 '원웨어 프로그램'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추억이 깃든 옷의 수명을 늘려 불필요한 소비를 줄임과 동시에 오래된 것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고, 자연을 무대로 삼는 아웃도어 기업으로서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는 환경적 책임을 다하고자 기획됐습니다.

특히 많은고객의 참여를 독려하고 '오래된 옷 고쳐 입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파타고니아가 아닌 다른 브랜드 의류도 무료로 수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원웨어 캠페인은 "Better than new(새 옷보다 나은 헌 옷)" 슬로건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소비와 대량생산을 줄이기 위해 펼쳐온 친환경 캠페인인데요.

브랜드에 상관없이 한 사람당 최대 2벌까지 무료로 수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수선 서비스가 가능한 범위는 봉제 풀림이나 원단 찢김, 올 트임, 단추∙지퍼∙등산화 끈 등의 부자재 교환, 사이즈 수선 등이 있습니다.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직접 찾아가는 수선 서비스를 위한 '원웨어' 차량을 제작하기도 해 전국 각지의 파타고니아 매장과 아웃도어 스포츠 행사 현장을 순회할 계획을 세웠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중단됐습니다. 현재는 서울 가로수길 직영점, 부산광복 직영점에서 상시 운영 중입니다.

"옷의 수명이 9개월 연장되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물, 기타 산업 폐기물이 최대 30% 감소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내구성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하나만 오래 입으라는 취지의 마케팅을 펼치는 파타고니아. 기업이라면 이윤을 남겨야 하기 마련인데 파타고니아의 철학은 일반 기업과 반대되는 행보를 가고 있습니다.

일부 제품에는 어떤 원단을 사용했고, 제품을 만들 때 물과 탄소 등을 얼마나 절감했는지 표기하고 있는데요. 하나의 제품을 생산할 때 들어가는 자연 파괴 요인을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습니다.

옷을 최대한 오래 사용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지구를 살리는 일을 '원웨어'를 통해 앞장서고 있는데요.

파타고니아는 정년 조항을 없애고 김천식 원웨어 마스터와 원웨어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 김다이 기자

가로수길점에는 특별한 원웨어 마스터를 통해 직접 옷을 수선해 봤습니다. 김천식 원웨어  마스터는 50여년 수선 경력을 자랑합니다. 지난해 사규에 명시된 정년퇴직 조항을 없애면서, 70세의 나이에도 파타고니아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날 수선의뢰가 들어온 제품 중에는 낡아서 안에 솜이 다 보일 정도로 뜯어진 겨울 장갑과 찢어진 경량패딩 등이 있었는데요. 아무리 수선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도 다시 착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원웨어 서비스의 취지이자 임무입니다.

특히 파타고니아 제품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원웨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일이라는 점이 와닿았는데요.

저는 이날 고리가 떨어져 가는 낡은 랩스커트와 맨투맨 티셔츠의 수선을 맡겼습니다. 마스터의 손을 거쳐 고리를 튼튼하게 고쳐주고, 파타고니아 '오래 입은 옷(Hand-me-down)' 라벨 재봉 서비스까지 받았습니다.

원웨어 캠페인을 통해 수선한 옷 두벌에는 '오래 입은 옷' 라벨과 '원웨어' 라벨을 부착했다. = 김다이 기자

따로 예약 없이 방문해도 제품을 맡길 수 있는데요. 수선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기에 최대 며칠에서 몇 주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망가진 옷을 고쳐 입는 것은 자연을 지키기 위한 환경 운동이다. 우리가 지구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더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파타고니아 前 CEO 로즈 마카리오(Rose Marcario)는 원웨어 캠페인을 통해 실과 바늘만 있으면 환경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정 무역 인증 제품 생산, 유기농 목화 사용, 재생 유기농 농업 투자를 지속해서 전개하고 있으며, 매년 매출액 1%를 전 세계 곳곳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수백 개의 환경 단체 후원에 사용하고 있는데요.

론칭 이후 매년 4만벌 이상의 옷을 수선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리노 수선 센터 및 원웨어 투어에서 수거된 의류 기준으로 약 47만5174개의 옷이 수선됐습니다. 한 벌당 줄인 평균적인 물 사용량은 약 25리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파타고니아는 전 세계적으로 큰 소비가 이뤄지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문을 닫거나 할인을 하지 않는 정책으로 유명한데요.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전면 광고를 게재했습니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재킷을 만들지만 새 재킷을 만들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환경적인 대가가 재킷 가격보다 높다는 사실을 지적했는데요.

파타고니아 코리아에서는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Buy Less, Demand More)'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김다이 기자

파타고니아 5R 캠페인(△Reduce: 실용성이 높고 내구성이 강한 상품을 제조합니다 △Repair: 파타고니아 상품을 수리/수선해드립니다 △Reuse: 더 필요 없는 파타고니아 상품의 새 주인을 찾아드립니다 △Recycle: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은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에 처분되지 않게 합니다 △Reimagine: 파타고니아는 함께 대체될 수 있는 자원만을 소비하는 세상을 만들어갑니다.)을 함께 소개했습니다.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Buy Less, Demand More)"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파타고니아에서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라는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더 적은 소비(Buy Less)'를 통해 새 옷을 만들기 위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각종 폐기물, 물 사용량을 줄이고, 소비자가 기업에 '더 많이 요구(Demand More)'함으로써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기업의 제품 생산 과정을 바꾸는 것이죠.

파타고니아는 캠페인의 가치를 적극 실천하고자 2025년을 목표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재활용 소재, 혹은 재생 가능한 소재로 만들고, 현재 제품군의 83%에 적용되고 있는 공정 무역 봉제 비율을 더 확대할 예정입니다.

파타고니아 관계자는 "최근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이 앞장서서 재활용 제품을 활용하거나 친환경소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행보에 동참해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라며 "앞으로는 환경위기를 줄여가는 것을 넘어 급진적으로 친환경 행보를 취하겠다는 브랜드 취지에 발맞춰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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