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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입찰담합 시도한 '한진·동방' 철퇴 예고

하역·운송 사업자들이 벌인 과거 공동행위에 대한 제재 계속돼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12.01 16:24:09
[프라임경제] 철강재 하역 및 종합 운송 사업을 영위 중인 한진(002320)과 동방이 발주사가 발주한 운송용역 입찰 과정에서 담합행위(부당공동행위)를  시도한 혐의가 또다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달 27일 제1소회의에서 동국에스엔씨(동국S&C)가 발주한 윈드타워 하역·운송 용역 계약 관련 한진과 동방의 부당한 공동행위 건을 의안으로 상정, 의결했다. 

공정위가 지난달 27일 제1소회의에서 동국에스엔씨가 발주한 윈드타워 하역 및 운송 계약 관련 한진과 동방의 부당한 공동해위 건을 의안으로 상정, 의결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본지 취재 결과, 이번 한진과 동방의 공동행위 건은 실제 입찰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부당한 공동행위를 시도한 혐의가 입증돼 제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부당한 공동행위'란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와 함께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등에 의거 심판기능을 수행하는 준사법적 기관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들의 합의가 필요한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이에 공정위는 피심인 측 의견 청취를 거쳐 소회의나 전원회의에서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한 뒤 최종 의결서(결정문)를 발표한다. 

의결서 작성 전이라 한진과 동방의 부당한 공동행위 건에 대한 제재 수위는 알 수 없지만, 혐의가 명확하다는 점과 소회의에서 위원 합의가 이뤄진 것을 미뤄봤을 때 양사는 과징금을 부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합의 결과를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며 "합의 결과를 전달받더라도 의결이 확정돼 의결서가 송달되기까지는 2~3주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한진을 비롯한 하역·운송 사업을 영위 중인 사업자들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하역·운송 사업자들이 과거부터 자행해 오던 입찰담합 혐의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는 것. 

실제로 공정위는 올해 5월 현대중공업 등이 2015년 실시한 총 3건 수입 철강재 하역·운송 입찰에서 담합한 한진·동방·삼일 3개 업체에 과징금 총 1억9000만원을 부과했다. 

뿐만 아니라 7월에도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포스코가 실시한 3796건의 철강제품 운송용역 입찰에서 담합한 7개 회사에 총 460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회사별 과징금을 살펴보면 △CJ대한통운 94억5500만원 △삼일 93억4000만원 △한진 86억8500만원 △동방 86억4천100만원 △천일정기화물자동차 80억700만원 △천일티엘에스 2300만원 △해동 18억9000만원 등이다. 

한진은 입찰담합 혐의들로 공정위로부터 올해에만 몇 차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 연합뉴스


특히 한진은 공정위가 6월과 7월 각각 발표한 포스코피앤에스가 발주한 벌크선 수입화물 하역 입찰과 대우조선해양이 발주한 수입 형강 하역·운송 사업자 선정 입찰 관련 부당한 공동행위 제재 대상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물류업체들이 운송용역 입찰담합에 나선 것은 수의계약을 맺어오던 발주사가 투명성과 더불어 단가를 낮추기 위해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물류업체들은 경쟁입찰에 따른 응찰 가격 하락과 물량 하락을 우려해 협의체를 결성, 낙찰받을 물량 비율을 사전에 정한 뒤 합의 내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응찰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이어 왔고, 공정위가 이에 대해 제재를 가하며 재발방지에 나서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관련 사업은 입찰담합이 이뤄지지 않고는 사업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며 "벌어들이는 수익 대비 부과되는 과징금이 적은 탓에 업체 간 담합이 계속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공정위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어서 이와 관련된 입장을 전하기는 어렵다"며 "엄격한 준법경영체계를 마련, 철저히 실천해 나가고 앞으로 투명한 거래절차를 실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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