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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음식물 쓰레기 친환경 연료로 재탄생" 신창엽 바이오레스텍 대표

악취 없는 '미생물 발효 공법' 1일 10톤 이상 처리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0.12.01 18:31:17
[프라임경제] "25살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니 질문이 쏟아집니다. 젊은 나이에 다른 것도 아니고 유기성 폐기물 사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가 뭐냐고요. 뻔한 답이지만 환경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건강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더 나은 곳에서 살게 하고 싶습니다."

신창엽 바이오레스텍 대표. ⓒ 바이오레스텍

회사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을 묻는 말에 신창엽 바이오레스텍 대표는 "환경을 생각하고 싶다"라는 다소 식상한, 그러면서도 울림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모두가 성공하기 위한 차별화를 외치는 상황, 환경이라는 업의 본질을 필두로 회사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스타트업 '바이오레스텍'은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기계를 만든다. 주력 제품은 ORFT-10TD(Organic recycle Fermentation treatment) 이름도 친환경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투입구에 음식물 쓰레기나 축산 분뇨, 하수 찌꺼기 같은 유기성 폐기물을 투입하면 기계가 '호기성 발효-유기물 분해 감량-발효 습증기' 등의 순으로 자동 진행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배출하고 오염물질을 거의 검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 '바이오매스 펠릿'을 부산물로 내놓는다.

신 대표가 이십대 중반 젊은 나이에 덜컥 유기성 폐기물 사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우연한 기회에서 시작됐다.

고교시절, 아버지를 따라 일본 재생에너지 기업에 견학을 갔고, 그곳에서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가 에너지로 재사용 된다는 것에 경이로움을 느꼈다고. 

그는 "그 후 재생 에너지와 기계 산업에 많은 관심이 생겨 대학을 관련된 전공으로 선택했고, 군 복무 후 재생 에너지 산업에 더 큰 관심이 생겨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호기성 발효' 폐기물 시장 공략할 열쇠

바이오레스텍은 호기성 미생물 발효를 통해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매스 펠릿을 생산한다. ⓒ 바이오레스텍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유기성 폐기물은 하루 평균 20만 톤, 연간 7300만 톤이다. 이와 관련된 악취 민원도 한해 2만5000건에 이른다.

런던 협약을 기초로 유기성 폐기물의 해양투기가 금지됨에 따라, 지난 20년간 사료화, 퇴비화, 바이오가스화 등 많은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사료화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문제, 퇴비화는 악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최근 음식물 처리 업계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바이오가스화'는 설비비용만 몇 백억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인데 반해 에너지 회수율이 낮고 발효 후 2차 처리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악취를 유발하는 오염물질이 생산된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바이오레스텍이 주목한 점은 '호기성 미생물 발효'다.  

김치나 메주를 숙성할 때 사용되는 발효인 '호기성 미생물 발효'는 바이오가스화에서 사용하는 '혐기성 미생물 발효'에 비해 음식물을 분해, 발효하는 과정에서 악취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오레스텍은 수십가지 '호기성 미생물' 가운데 가장 우수한 제품을 선정했고, 특화된 혁신 설비를 통해 '고속 발효 감량처리'를 실현했다. 

신 대표는 "시중에 이미 다양한 업체들이 호기성 미생물을 활용한 처리기를 판매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악취 제거에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보다 차별화 된 미생물과 경제성 있는 설비로 저렴한 처리 비용에 악취를 혁신적으로 제거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화로 기존 업계 고민 해결" 

바이오레스텍의 주력 제품 ORFT-10TD. 하루 10톤 이상의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 ⓒ 바이오레스텍


바이오레스텍은 특화된 혁신 설비를 사용해 경제성을 높인 '고속 발효 감량처리'를 실현하고 있다.

유기성 폐기물을 호기성 미생물로 발효시켜 감량화하고, 발효 부산물을 고형 원료로 재사용하는 개념은 지금껏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시도됐다.

하지만 과부하로 인한 부작용이 지속해서 발생해 1톤급 이하 기계만 시장에 개발돼 산업군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제성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계속 이뤄지고 있었던 상황.

신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용량 기계를 개발하는데 매진했다. 

관련 업계에 종사했던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일본에서 기술력을 받은 것을 토대로 2015년부터 100kg, 1톤, 20톤급을 제작하며 실험을 계속해 나간 것.

그는 "환경 분야로만 공부 했을 뿐 기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해 모든 게 낯설었다"며 "실무자 수준의 기술 축적을 위해 수많은 오류를 거쳐 하루 10톤급의 대용량 기계를 제작 완료해 유기성 폐기물의 호기성 발효를 산업군의 영역으로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바이오레스텍은 지난해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1일 1톤 급의 제품을 제작 완료하고, 올해 울산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유기성 폐기물 고속 발효기 1일 10톤 급 제작을 완료. 3개의 제품 개발 특허를 등록하고 2개의 장치·시스템 출원을 마쳤다.

또한 지난 27일 대구시에서 주최한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해킹단에 도전해 대구광역시장을 수상. 대구시 환경 보전에 나선 상태다. 

신 대표는 "축산 농가에 악취 저감 미생물 판매, 유기성 폐기물 고속 발효기와 바이오매스 펠릿에 대한 환경성 평가가 예정돼 그에 주력하는 한편 최종적으로 자사 공장을 완비해 효율성과 품질을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사람들이 '바이오레스텍'을 말할 때 유기성 폐기물의 친환경적 자원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게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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