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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분주한 서학개미…환차손 우려? 매수 기회?

전문가 내년 달러화 약세 지속 전망…"환차손 염두에 둬야"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12.04 16:41:47

달러화 약세에 해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환율이 떨어지기 전 매수한 투자자들은 원화 강세에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으로 실질적 수익률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개별 종목의 시세차익 가능성에 주목하며 환전·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 또한 적지 않다. ⓒ 픽사베이

[프라임경제] 달러화 약세에 해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환율이 떨어지기 전 매수한 투자자들은 원화 강세에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으로 실질적 수익률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개별 종목의 시세차익 가능성에 주목하며 환전·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 또한 적지 않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5원 내린 1092.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낙폭이 커져 1089원선까지 하락했다. 이는 2018년 6월15일 장중 1087원 30전을 기록한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날 환율은 1100원 선 밑에서 마감했다. 

이 같은 달러 약세는 미국 재정 부양책 기대가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미국 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추가 부양책을 타결할 가능성이 거론되자 달러화 약세가 힘을 받은 것이 환율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추가 부양책 시행에 나서면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확대되며 달러는 약세를 띠게 된다.

올해 미국주식에 뛰어든 국내 투자자들은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는 동안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했고,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한 뒤 회복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해외 직구족이 급증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잔액은 320억492만달러(약 35조)로, 지난해 84억1565만달러(약 9조원) 대비 280% 증가했다. 미국 주식 보관잔액은 2017년 말 42억 달러에서 2018년 말 46억 달러, 지난해 84억 달러로 오르면서 올해는 320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서학개미들은 환차손 우려에 따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기 전 매수한 투자자들은 달러화로 표시된 해외주식을 팔아 원화로 바꿨을 경우 환산 가치가 떨어져 손에 쥐는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환율전략가를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2명 중 51명이 달러 약세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월가 또한 내년 달러화 가치에 대해 최대 20% 추가 하락을 추정하면서 전문가들은 일정 기간 달러화 약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와 레벨에 대한 부담으로 4분기 원화의 강세 흐름은 일부 제어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다만 2021년 외환시장은 여전히 미 달러의 약세가 전개되며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까지 하락하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환전 타이밍이 또 다른 수익률 변수로 떠올랐다. 원화에서 달러 환전 시 유리해진 만큼 미국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최적의 환전 타이밍을 예측하기 힘든 데다 뉴욕 증시가 열리는 시간대는 시차상 은행 창구를 통한 실시간 환전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통합증거금은 환전 비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지만 환율을 예상하기 힘든 만큼 통합증거금을 활용해 적절한 타이밍에 분산투자 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통합증거금은 해외주식을 거래할 때 해당 국가통화가 없이도 우선 주문을 가능케하는 서비스다. 증권사 계좌에 있는 원화로 결제일에 해당 통화로 자동 환전되는 데다 통상 환율 우대가 적용돼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7년 달러지수가 89원, 달러 환율이 1050원 수준까지도 하락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가 더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에 미국 주식에 투자 시 늘 환율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올해도 달러가 상당히 가파르게 하락해 왔는데, 내년에는 추가 약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향후 미국 주식 투자 시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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