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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회사의 민낯" 샤넬코리아, 성폭력 피해자만 15명

노조 "조사 과정서 2차 가해 이뤄지고 있다"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20.12.11 11:19:28

[프라임경제] "성폭력 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이뤄지면서 피해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지부는 지난 10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샤넬코리아 관리자 A씨의 성폭력 사건 고발과 블라인드 앱에서 진행되고 있는 2차 가해를 고발하고, 성폭력 사건을 방관해 2차 가해까지 벌어지도록 조장하는 샤넬코리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지부는 지난 10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성폭력사건 가해자 방관으로 2차 가해 조장하는 샤넬코리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샤넬코리아노조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 10월14일 관련 내용을 사측에 제보했지만, 샤넬은 독립된 외부 기관에서 조사한다는 핑계로 두 달 동안 사건에 진척이 없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는 샤넬 성폭력 사건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현 사태가 피해자 없이 노조에서 꾸민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회사 다니는 것이 창피하다' '사실이면 경찰에 고소해봐라'라는 식의 글을 올렸다며, 노조는 이 글을 사측에서 종용한 2차 가해로 보고 있다.

실제 12년간 A씨로부터 갑질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제보한 피해자만 15명에 달한다. 

김소연 샤넬코리아지부 지부장은 "A관리자의 갑질과 성폭력은 일상화돼 가벼운 성희롱은 성희롱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현실에 이르렀다"며 "이를 뿌리 뽑아야 할 샤넬코리아 본사는 독립된 외부기관만 운운하며 두 달 동안 사건을 끌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성폭력 문제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본사에서 보인 태도는 사회적으로 지탄 받아 마땅한 일이다"라며 "회사 내 징계로 종결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 이렇게 고소로까지 이어지고, 샤넬 미투(#METOO)로 번진 것은 샤넬코리아의 잘못된 고집과 소통의 부재, 진행 과정의 불합리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이번 사건을 신속히 처리해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처를 해달라"고 말했다.

샤넬코리아는 객관적인 외부 기관에 의뢰해 조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오랜 기간 회사에 법률 자문을 해 온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앤장은 지난 2018년 4월 노조가 노조 운영 개입과 조합원 탈퇴 강요,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을 때 회사사용자를 대변한 곳이다.

경영진이 성폭력 가해 혐의를 받는 A씨를 비호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A씨는 기존 징계자들을 자택 대기발령하고, 직무배제를 해왔던 것과 달리 A씨에 대해 어떠한 조치 없이 본사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위계적인 뷰티업계의 특수성으로 피해자가 저항조차 할 수 없었던 성폭력 피해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더 이상의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가해자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처벌과 재발 방지대책을 원한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갑질과 성폭력이 없는 샤넬이 되길 바라며, 그동안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을 공감하고 정의로운 결정을 내려줄 것을 강력 촉구한다"라고 토로했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객관적인 조사 과정 및 정확한 조사 결과를 위해 신고 접수 즉시 해당 건을 조사할 외부 조사인을 지정했다. 외부 조사인은 신고자의 신원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관계 법령을 엄격히 준수했다"며 "회사는 관계 법령 및 사내 규정에 따라 철저하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 조사를 마무리했으며, 이번 주 내로 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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