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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장애인의 손끝의 향연, 그 아름다움을 보며…

 

강나경 칼럼니스트 | hyunhee71@hanmail.met | 2020.12.21 02:02:41

[프라임경제] 어릴적 우리나라에는 장애인이 거의 없는 걸로 생각했었다. 어디서든 장애인을 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장애인에 대한 소식은 뉴스를 통해서 보는 사건사고의 주인공으로 피해자 장애인을 주로 접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도시구조와 교통체계, 정책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인 인식의 문제가 장애인들의 손발을 묶어 두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한참을 성장한 이후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5% 이상이 장애인이고, 보건복지부 2019년 등록장애인 통계에 의하면 2019년 말 기준 등록장애인은 261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대비(5185만여명) 5.1%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년층 장애인의 비율이 지속 증가(2010년 37.1% → 2015년 42.3% → 2019년 48.3%)하고 있고, 성별로는 남성이 151만명으로 57.8%, 여성이 110만명 42.2%로 나타났다.

장애유형으로는 15개 장애유형 중 전체 장애 가운데 지체장애 비율이 높으나(46.7%) 지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발달장애(지적, 자폐성)는 증가(2010년 7.0% → 2015년 8.5% → 2019년 9.2%)하는 추세이다.

장애가 심한 장애는 98만명(37.6%)이고 심하지 않은 장애 163만명(62.4%)이다. 2019년 한해  동안 9만7000명이 신규장애인으로 등록하였다.

선천적인 장애인 외에도 후천적인 장애인이 증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떠해야 할까?

필자는 두 가지 기사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필요함을 깨달았다. 2020년 12월4일 서울신문 기사를 통해 1980년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던 '천재 시각장애인 소년 작곡가 송율궁 씨'의 소식을 접했다.

생후 3개월에 실명하여 1급 장애를 얻은 송 씨는 시각장애와 가난 속에서도 9세에 처음 작곡을 하였고 고무화판에 셀로판지를 대고 점자처럼 오선지를 그려 일상의 소리를 '음악화'하는 '전위음악'을 선보였다.

또한 일본 도교국제작곡경연 대회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현대음악제 등 각종 음악 대회를 통해 천재성을 입증하였고, 미국의 유명한 정위음악가인 존 케이지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렇듯 세계적인 관심과 극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그 천재에 대한 음악적인 지원 대신 학교에서 안마수업을 권했고 안마수업 등을 거부하면서 구걸과 사회의 무관심으로 병마와 싸워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고 한다.

비장애인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과 사회적 관심에 비해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무관심에 가까웠던 것인가? 이런 우려 속에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의미가 큰 전시회가 개최 되었다.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작품전이 바로 그것이다.

외교부와 태평양관광기구가 발달장애 아티스트 6명과 손을 잡고 '섬을 그리다' 미술전시회를 2020년 12월14일부터 12월31일까지 서울 강서구 갤러리카페에 전시한다고 한다. 이 전시 이전에도 9월 예술의전당에서 'ACEP2020 한-EU발달장애 아티스트 한국특별전'이 성황리에 개최된 바 있다.

이렇듯 창의성과 예술성을 타고난 장애인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기량을 발휘할 기회가 달라진다.

예술은 작가의 내면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밖으로 표출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표현되는 그 예술은 장애인와 비장애인의 기준이 아닌 작가로써 우리 곁에 남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의 예술작품은 새로운 창작물에 대해 끊임없는 갈증을 느끼는 우리들에게 선사해주는 아름다운 선물이기 때문이다. 배려와 관심의 대상 장애인이 아닌 우리 국민, 더 나가 세계인들에게 아름다움 감흥을 느끼게 해 준 예술가로써의 대접(?)이 진정 예술가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이 아닐까.

제2, 3의 천재예술가 송율궁 씨가 사회적 관심과 정책 밖에서 쓸쓸히 외면 받는 사회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예술가에 대한 지원 및 처우 등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와 해결책을 기대해 본다.


강나경 칼럼니스트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권익특별위원회 위원 /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정책센터장 / (전)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보장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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