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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자결산②] 부친 별세부터 코로나까지 '이재용 시대' 발자취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12.22 17:47:47
[프라임경제] 아버지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법리스크 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2020년이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였음을 방증하는 키워드들이다.

뿐만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재확산 조짐에도 국내외에서 현장경영 보폭을 넓히는 등 바쁜 일정들을 소화했고, 주력사업에서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유지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프라임경제>는 이 부회장의 어느 때보다 무거웠던 2020년 올 한 해의 발자취를 핵심 사례들을 중심으로 좇아봤다.

◆이건희 회장 별세와 현장 경영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월25일 향년 78세의 나이로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이는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6년 만이다. 

한국 경제계에 큰 획을 그은 이 회장을 애도하기 위해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계속되는 등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이 회장이 별세한 지 49일째인 지난 12일에는 이재용 부회장 등 직계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은평구 소재 진관사에서 49재가 엄수됐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49재를 끝으로 이 부회장 중심의 '뉴삼성' 시대가 본격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동시에 이 부회장이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리더십을 구축하면서 그간 강조해왔던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철학에 기초한 △사업재편 △투자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책임경영의 일환이자 향후 추가 투자처를 모색하기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올 한 해 국내외 사업장을 바쁘게 누비며 '현장경영'에 적극 나섰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올해 첫 업무를 화성사업장 현장에서 시작했으며, 2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거의 매달 국내외 현장을 방문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혀 나갔다. 주로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이자 미래 산업인 △반도체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현장을 살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에 대해 "현장을 찾아 경영 상황을 보고받고,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전략 모색 및 투자처 물색 차원"이라며 "이러한 노력들은 삼성전자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올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성적표를 써내는데 크게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조직재정비 통한 안정적인 리더십 구축

이 부회장은 조직재정비를 통한 안정적인 리더십 구축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와 사법리스크 등으로 삼성의 정기 임원인사가 해를 넘겨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존재했지만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정기 임원 인사를 예정대로 단행한 것.

특히 삼성전자는 2일 이 회장 별세 이후 처음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기존 3부문장 체제를 유지하는 '안정 속 쇄신'을 택했다. 또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사업에서 사장단을 전격 교체하며 '초격차' 혁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국내외 사장단과 임원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 연합뉴스


조직 재정비를 마친 삼성전자는 15일 국내외 사장단과 임원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2021년도 포스트 코로나 사업전략을 수립했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전자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부문별 상황을 점검하고, 신규사업 계획 등을 공유한다. 

특히 12월에 열리는 회의는 신규 선임된 사장단과 임원들이 참석하는 만큼 부문별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목표와 전략 등 경영의 밑그림을 그린다. 이번에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회의의 주요 화두는 코로나 이후 2021년 △반도체 전망 △인공지능(AI) △5G △전자장비 등 미래 핵심 성장 분야의 중장기 전략 마련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간 참석하지 않았던 만큼 올해도 불참했다. 다만, 회사의 미래 먹거리 투자에 대한 차질 없는 이행과 초격차 경쟁력 확보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별도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재용 발걸음 무겁게 한 '사법리스크'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뿐만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사법리스크'는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발걸음을 무겁게 한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21일 이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을 다루는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일을 오는 30일 확정했다. 결심공판은 심리를 끝내는 마지막 공판으로,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진술 등이 이뤄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이로써 지난 2017년 3월부터 약 4년 가까이 진행돼 온 이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결심공판을 끝으로 재판이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에선 이르면 2021년 초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마무리되더라도 올 10월부터 시작된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은 아직 남아있다. 이 재판은 국정농단 재판보다 사안이 훨씬 복잡해 3심을 모두 거칠 경우 재판을 받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장기화되는 재판에 따른 경영 행보 차질, 이로 인한 경영 지배력 약화 등경영 불확실성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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