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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2020 증권③] 증권사 꽃 다시 피나 바빠진 '애널리스트'

개인투자자 급증에 콘텐츠 마련 분주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12.23 12:29:14

올해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다시 확대되자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움직임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이들은 최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거나 해외주식 투자 관련 리포트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와 소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증권사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과는 반대로 주식시장에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어서다. 그간 증권사의 영업활동이 브로커리지에서 투자은행(IB)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브로커리지 비중은 지속해서 축소됐다. 

하지만 올해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수익이 다시 확대되자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들은 최근 활성화 된 자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거나 국내·해외주식 투자 관련 리포트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와 소통하고 있다. 

그간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경제 전망·기업·산업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며 증권사 내 법인영업부와 함께 국민연금 등 기관·법인 고객 등에 주식 등을 판매하는 영업 활동에 집중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 상황이 위축되고 수수료 출혈 경쟁으로 법인영업 활동과 수익이 줄자 리서치센터도 자산관리(WM) 부문을 비롯해 개인 투자자 등 리테일(소매) 부문에 역량을 쏟고 있다. 

◆카메라 앞으로 나온 애널리스트, 유튜브 통한 홍보 역할 톡톡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애널리스트들도 카메라 앞으로 나와 얼굴을 알리고 있다. 증권사 공식 채널은 물론 투자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찾는 곳도 부쩍 많아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아 위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좀 더 대중 친화적인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다가서는 모습이다. 

국내 10대 증권사 중에선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9곳(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이 모두 공식 유튜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형사 증권사 중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자사 공식 채널 외에도 언론사 채널, 개인투자자들에게 영향력 있는 유튜브 방송에도 출연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데, 이는 자연스레 자사 홍보 역할로도 이어진다. 

실제 한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증권사 유튜브를 통해 주식을 배웠다"며 "초보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게 쉽고 간결하게 설명해주는 애널리스트를 보면서 해당 증권사에 대한 신뢰가 생겨 계좌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가장 구독자 수가 많은 곳은 삼성증권이다. 23일 기준 공식 유튜브 채널 '삼성 POP' 구독자 수는 15만명을 넘었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종목 및 산업, 시황 등에 대해 동영상 리포트와 라이브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6명이 해외주식 언택트 콘퍼런스 ‘글로벌 대전망’을 진행하며 새해 글로벌 시장 전망과 주요 섹터 등 해외 투자전략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유튜브 채널 '채널K'도 구독자 14만명을 돌파했다. 채널K에서는 서상영 애널리스트가 시황과 투자 전략을 풀어주는 '서상영의 투자전략'과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출연하는 '애널리스트 토크쇼-애톡쇼'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대표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 구독자 수도 11만명을 넘었다. 미래에셋대우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해외주식 투자와 관련해 글로벌 슈퍼스탁, 글로벌 이슈 체크 등을 통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도 자사 유튜브 채널 '뱅키스'를 통해 투자 분석을 매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운영하는 ‘하나TV’도 매일 아침 사내 리서치센터 회의를 생중계 한다. 또한 이슈나 눈길을 끄는 리포트는 담당 섹터 애널리스트가 직접 출연해 분석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독자적으로 개인 채널을 개설해 활동 중이다. 일부 애널리스타 개인자격의 유튜버로 변신해 나름의 영향력을 쌓아가는 것도 눈여겨볼 만 하다. 

◆서학개미 급증 해외 리포트 작성 분주 

올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 금액은 최고 수준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1일까지 전체 해외 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은 1694억3608만달러(약 185조4986억원)에 달한다.

국내주식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주식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아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한 정보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리서치센터는 해외 종목을 매수하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리포트도 늘리는 추세다. 

안석훈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동학개미부터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중요성도 부각되면서 해외 투자자를 위한 쉬운 리포트와 이들이 주목하는 해외 종목 리포트 발간을 회사 내부에서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증권사별 애널리스트와 타 부서 간 협업을 통한 콘텐츠 마련도 분주하다. 

안 팀장은 "좋은 리포트를 만들어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쉽고 유용한 리포트를 개인투자자들이 제대로 활용해 투자하는 것까지가 회사의 역할"이라며 "이런 이유에서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방식을 연구하면서 타 부서들과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현지법인을 보유한 미래에셋대우는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1개 해외 현지법인과 3개 사무소를 통해 해외 주식 정보를 수집, 한국 개인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지난해는 총 1158건의 해외주식 관련 한글판 보고서를 발행했다. 유안타증권도 대만 리서치 법인과의 협업해 자사 홈페이지와 주식 거래 플랫폼을 통해 대만 증시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급증하는 해외주식 리포트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기존 국내기업을 다루던 애널리스트들이 선뜻 해외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애널리스트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장기적 노력도 뒷받침 돼야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기업만 담당하던 애널리스트들이 해외기업을 분석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해외리서치 인력이 충분치 않다보니 국내주식 리포트와 해외주식 리포트까지 함께 처리하는 경우도있다. 이에 업무 가중은 물론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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