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부동산결산①] 9년만에 집값 최고 상승률…영끌부터 벼락거지까지

2020-12-27 12:10:32

- 청약 신청자 전년比 2배 증가, 청약통장 가입자 · 가계대출 잔액 급증

[프라임경제] 올해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고 할수록 더 멀리 달아나면서 △패닉바잉(공황구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벼락거지(한순간에 거지가 된 무주택자)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기 망함) 등 자조 섞인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020년 부동산 시장을 키워드 중심으로 되짚어봤다

▲월별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 ⓒ 국토교통부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고공행진' 

올해 부동산 정책은 수요를 억제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모양새였다. 

상반기에는 2월20일 수원·안양·의왕 등 조정대상지역을 추가 지정하고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담보대출(LTV) 규제 강화 대책을 시작으로 △5월6일 용산 정비창 등 도심 유휴부지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 △6월17일 투기 수요 차단, 정비사업 규제 정비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반기에는 △7월10일 다주택자 부동산 세제 강화와 등록임대사업제도 보완 △8월4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 △11월19일 향후 2년간 11만4000호 임대주택 공급, 김포·부산·대구 등 조정대상지역 추가 △12월17일 조정대상지역 대폭 확대 등 추가 대책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24번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고, 이달 17일 발표된 조정대상지역 확대방안까지 포함하면 총 25번이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며 "(3년 전보다 집값이 지나치게 많이 뛴 곳은) 원상회복 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고 할수록 더 멀리 달아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집값은 약 5% 올라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대표 신축 아파트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의 경우 2017년 5월 평균 실거래가는 19억9000만원이었으나 2020년 10월 기준 평균가는 35억4000만원으로 15억5000만원(77.8%) 올랐다. = 김화평 기자



◆2030세대 아파트 주 수요층 등극 '패닉바잉·영끌·청포자'

나날이 치솟는 집값에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야 한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패닉바잉(공황매수)이 확산됐다. 2030세대는 영혼까지 끌어 모으는 심정으로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섰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10월까지 서울아파트 매입 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이하(10대·20대)로 올해(2933건)가 지난해(1352건)의 117%(2.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0대(96%) △40대(69%) △50~60대(60%) △70대 이상(51%) 순이었다. 

국토교통부는 1~11월까지 전국에서 113만9024건의 주택 매매가 이뤄졌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68만6857건)보다 65.8%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57만9425건) 72.2%, 지방(55만9599건) 59.7%로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가계대출도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1000억원으로, 10월보다 13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715조6000억원)은 10월 대비 6조2000억원 늘었다.

집값 상승과 함께 매수 문턱이 높아지면서 분양 시장의 열기도 뜨거웠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청약 신청자는 411만1300여명에 달했다. 지난해 신청자가 232만1400여명인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늘어났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서 분양가가 시세보다 최대 10억원이 저렴해 '로또청약'으로 불린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르센토 데시앙, 푸르지오 오르투스) 1순위 청약에 약 57만명이 몰리면서 그야말로 '광풍'이 몰아쳤다.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첨가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월 매교역푸르지오SK뷰(경기 수원 팔달8구역 재개발)를 시작으로 △5월 흑석리버파크자이(서울 흑석3구역 재개발) △9월 신목동 파라곤(서울 신월4구역 재건축) △11월 과천 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 S4BL)에서 만점(84점) 통장이 등장했다. 

청약가점 만점인 84점이 나오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처럼 청약가점 만점자까지 등장해 청약가점이 낮은 청년들의 걱정이 깊어지면서 '청포자(청약포기자)'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청약통장 가입자도 급증했다.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는 2710만2693명(11월 말 기준)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과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 가입자를 모두 합친 수치다. 이미 지난해 7월 25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4월 2600만9813명을 기록하며 26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7개월간 100만명이 더 늘었다. 

◆임대차 3법 개정과 전세시장 불안 고조 

임대차3법이란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를 핵심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명시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7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다음날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당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세입자에게 전세계약 갱신 청구권을 부여해 총 4년의 주거안정을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갱신 시 임대료 상한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역효과로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향후 전세금을 올리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회수하고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초저금리와 신규물량 공급 부족 등이 임대차3법과 맞물리면서 전세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임대 기간이나 인상률 등에 대한 규제보다 공급량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전월세신고제를 담은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은 8월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6월부터 시행된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주택 전·월세 계약 시에 전반적인 계약사항을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30일 이내 시·군·구청에 공동으로 신고해야 하며, 신고 즉시 확정일자가 부여된다.

그 결과 하반기에는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면서 소위 '전세난민'이 속출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법 시행 후 임차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물건이 줄었고, 임대인들은 전월세상한제를 고려해 미리 보증금을 올려 전셋값이 크게 뛴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입·재산이 비슷한 상황에서 3~4년 전 주택 구매 여부에 따라 자산 규모가 수억원이나 벌어져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올해 정부는 수차례 각종 통계를 근거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12월이 된 지금까지도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기는커녕 하늘을 뚫을 기세로 고공행진 중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새워 만들겠다"며 주택 공급 부족을 시인하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후 3년6개월간 지켰던 장관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후임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내정했지만 23일 인사청문회 후에도 자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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