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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2020증권 ⑤] 증시 훈풍 속 '사모펀드' 발목

'사모펀드 사태 영향' 올해 증권사 펀드 판매 관련 수익 감소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12.28 14:08:41

옵티머스 펀드는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지만, 실제로 대부업체 발행 사채와 부동산 개발 기업 인수, 부실 펀드 돌려막기 등에 투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옵티머스펀드는 금감원 검사는 물론 검찰수사에서도 사기성이 드러난 만큼 계약취소 가능성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증시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권사별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펀드 시장은 사정이 달랐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옵티머스·젠투파트너스·알펜루트·팝펀딩·디스커버리펀드 등 펀드 환매중단이 잇따르며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문제는 불완전판매 외에도 부실 은폐, 사기 공모 등 다수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서 금융투자업계를 넘어 사회·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기도 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모펀드 사태는 환매중단된 금액만 7조원에 육박한다. 환매 중단 펀드는 △라임 1조4651억원 △디스커버리 3124억원 △알펜루트 3686억원 △옵티머스 5151억원 △젠투파트너스 채권펀드 1조805억원 △팝펀딩 1050억원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펀드 4392억원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1391억원 △H2O펀드 5014억원 등이다.

라임펀드의 경우 지난 7월1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를 결정,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와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와 전 대신증권 대표였던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김형진 전 신한금투 대표는 직무정지를, 김병철 전 신한금투 대표는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현직인 박정림 대표와 김성현 대표에 대해서는 각각 문책경고와 주의적 경고로 제재심이 마무리 됐다. 

현재 금감원의 제재심 의결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정례회의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는 내년 초 증선위를 열고 금감원 제재심의 결정에 대해 판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내년 1~3월 중으로 라임 펀드 판매 은행 6곳(우리·신한·기업·산업·부산·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개최할 예정이다.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지만, 실제로 대부업체 발행 사채와 부동산 개발 기업 인수, 부실 펀드 돌려막기 등에 투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옵티머스펀드는 금감원 검사는 물론 검찰수사에서도 사기성이 드러난 만큼 계약취소 가능성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사모펀드 사태가 급속히 커지면서 올해 증권사들의 펀드 판매 관련 수익 또한 감소했다. 지난해 8월 1만1500개에 육박하던 사모펀드 수는 라임펀드 사태 이후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1만1016개에서 이달 17일 기준 9729개로 1287개(12%) 줄었다. 

판매가 급감하면서 수수료 수익도 줄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증권사 57개사의 펀드(집합투자증권) 취급수수료 수익은 3712억원으로, 전년 동기(4153억원) 대비 10.6% 감소했다. 2018년 1∼3분기(4042억원)과 비교하면 8.1%나 줄어든 규모다. 

올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 일명 '동학개미'와 '서학개미'에 힘입어 1∼3분기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1% 급증한 5조2171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금투협에 따르면 증권사 전체 펀드 판매 잔고는 지난해 3분기 61조6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45조9000억원으로 25.5% 줄었고, 특히 사모펀드 판매 잔고가 52조8000억원에서 22조4000억원으로 57.6% 급감했다.

김종민 자본시장 연구원은 "사모펀드 제도개편의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실 운용사의 증가추세와 최근의 환매·상환 연기 사례들은 운용사간 경쟁 및 시장 참여자간 이해관계에 따라 사모펀드에 내재된 위험들이 발현되는 과정을 보여줬다"며 "운용업계와 감독당국은 유사사례 재발을 막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용업계는 운용능력 및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가능한 한 적격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모집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감독당국은 2015년 사모펀드 제도개편의 취지대로 사모펀드 시장이 시장규율에 따라 작동할 수 있도록 부실부적격 운용사의 적시 퇴출, 일반투자자 요건을 재검토해 투자위험을 감수할 수 없는 투자자들의 사모펀드 투자를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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