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하도급 '책임 전가 · 특정 자재 사용'…불공정행위 만연

2020-12-30 17:26:38

- 2020년 전문건설업 실태조사 분석보고서 발간…"업계 발전 저해, 문제점 개선 시급"

[프라임경제] 건설공사 하도급계약 시, 여전히 불공정행위가 만연해 이에 대한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29일 발간한 '2020년 전문건설업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건설공사 하도급계약 시 불공정행위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실태조사는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전문건설업체 대표이사·부사장·전무 등 임직원들이 직접 기입한 설문조사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하도급이란 도급받은 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도급하기 위해 수급인이 제3자와 체결하는 계약이다. 계약은 통상 당사자 대등의 원칙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뤄지지만, 건설업계에서 하도급계약 당사자인 원도급자와 하도급자는 '갑을관계'로 여겨진다.

▲하도급계약체결시 사용하는 계약서 서식. ⓒ 대한전문건설협회

이는 계약단계에서 불공정 특약이 사라지지 않는 원인으로 꼽히며, 공사과정에서 추가비용·손실 발생 시 하도급업체에게 전가하는 것을 관행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권장하는 표준하도급계약서를 도입해 상생관계를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도급자가 작성한 계약서나 변형한 서식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발표된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64.5%였고 △원도급자가 작성한 계약서 사용 23.6% △표준하도급계약서를 변형한 서식 사용 11.1% △구두계약이나 공사계약서 미교부 0.8%(전년 0.2%)로 나타났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공사계약의 세부조건을 이용해 독소조항인 불공정 특약을 추가하는 사례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며 "다만 올해 응답한 업체들 중에서 특약조항을 강요받은 사례는 14.6%로 전년(18.5%)보다 감소했다. 업체들은 해당 불공정 계약을 무효화하는 법적장치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계약 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특약조항으로는 입찰(산출)내역에 없는 사항을 요구하고, 발생된 비용을 전가하는 사례가 46.9%(전년 32.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민원처리, 산업재해 등과 관련된 비용 전가 27.9%(전년 38.5%)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을 요구한 후 발생된 비용 전가 19%(전년 23.6%) 순이었다.

▲기업 규모에 따른 특정자재·장비사용 조건의 하도급계약 유무. ⓒ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은 건설공사 도급계약 내용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무효화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계약체결 이후 설계변경이나 경제상황의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계약금액의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거나 그 부담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경우 △계약체결 이후 공사내용의 변경에 따른 계약기간의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거나 그 부담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있다. 

아울러 △계약체결 당시 예상하기 어려운 내용을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 △계약내용을 일방의 의사에 따라 정함으로써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한 경우 △계약불이행에 따른 당사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과도하게 경감·가중해 정함으로써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한 경우 △민법 등 관계 법령에서 인정하고 있는 상대방의 권리를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경우는 불공정 계약으로 무효화할 수 있다.

한편, 해당 보고서는 하도급 불공정거래 실태 외에도 △전문건설업 산업활동·경쟁 실태 △기업경영 애로사항 △건설인력·고용보험 △산업재해 및 안전관리 주요 입찰계약제도 운용 실태 등을 담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이를 근거로 건설시장의 선진화와 정상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07년부터 연구수행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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