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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67년만 첫 '온라인 제야의 타종'…'일상'이 그리운 연말연시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12.31 06:25:42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매해 이맘때쯤이면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 아쉬우면서도 해를 넘기는 순간을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며 새해 각오를 다지기도 합니다. 똑같은 하루지만 12월31일은 왠지 분주하기도 하고 특별한 날인 것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올해 마지막 날은 예년과 다른 하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보신각 앞 타종과 함께 새해를 맞으려는 시민들의 모습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기 때문이죠. 

10년 전 신묘년(辛卯年) 새해를 앞뒀던 2010년 12월31일 밤 서울 종로 보신각에선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렸습니다. 이외에도 다가오는 2011년을 환영하기 위해 서울 각지에서 '카운트다운 행사'가 펼쳐졌는데요, 한강 유람선에서는 샴페인 파티를 즐겼고, 시내 많은 호텔에선 라이브 공연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선 해맞이 인파들이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다만 당시 구제역 여파로 동해안 해맞이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습니다. 강릉시를 비롯한 동해와 삼척, 속초시와 양양군 등 동해안 각 시군은 신묘년 해맞이 축제를 대부분 취소한 것이죠.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구제역이 청정지대로 남아있는 동해안으로 추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장엄한 일출을 보며 새해 소원과 새 희망을 기원하려는 해맞이객의 발길을 묶어 두진 못했습니다. 이에 동해안 각 시군은 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는 대신 해맞이 명소를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구제역 홍보활동을 강화하기도 했죠. 구제역으로 대부분 취소된 동해안 해맞이 축제의 아쉬움은 도내 스키장들이 준비한 화려한 이벤트로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스키장에서 사람들은 불꽃축제와 각종 공연을 통해 2010년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서울시가 코로나19로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취소했다. 제야의 종 취소는 1953년 시작된 후 처음이다. ⓒ 연합뉴스

올해만큼은 예전과 달리 타종행사를 직접 볼 수는 없습니다. 서울시가 매년 말 보신각에서 했던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때문이죠. 이는 1953년 행사가 시작된 이래 67년 만에 처음입니다. 

서울시는 온라인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tbs 교통방송과 라이브 서울, 유튜브, 페이스북 등 온라인 방송을 포함해 KBS, 아리랑TV 등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방송을 통해서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1953년부터 한 번도 멈춤 없이 진행된 타종행사의 무대는 보신각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야 했지만, 보신각 종소리에 담긴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은 더 큰 울림을 갖게 됐다"며 "2020년을 뒤로 하고, 한층 더 단단하고 담대해진 마음으로 2021년 희망의 신축년을 함께 일궈가자"고 새해 인사를 전하기도 했죠.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도 정부의 연말연시 방역 강화에 따라 내년 1월3일까지 기차여행 상품 운영을 전면 중지하고 정동진역 출입을 막는 등 강수를 뒀습니다. 해돋이 상품을 비롯한 모든 기차여행 상품 운영이 중지되고 바다열차와 동해산타열차 등 관광열차도 운행하지 않습니다.

특히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정동진 진입을 막기 위해 열차 이용객 외에는 정동진역 출입을 금지합니다. 이미 예매한 고객에게는 여행 일정 조정 및 반환 안내 문자를 발송한 상태이며, 정동진역에서 하차하더라도 도착 즉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역사 밖으로 이동해야 하죠. 

또한 정동진역 출입문은 열차 출발 10분 전에만 개방하고 도착 즉시 닫을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정동진역 내 전망데크 이용을 금지하고, 방문 기념 입장권도 판매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는 내년 1월3일 오전 10시까지는 정동진역 주차장도 폐쇄해 여행객 유입을 전면 통제한다는 방침인데요, 이 기간에는 정동진 레일바이크 운영도 중지됩니다. 

타종행사 외에도 각종 큰 행사들과 모임들이 오프라인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줌(ZOOM), 구글 미트, 구루미 비즈 등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랜선 송년회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줌은 이날 자정부터 내년 1월2일 오후 8시(한국시간 기준)까지 한국 등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이용 시간 '40분 제한'을 일시적으로 해제해 비대면 모임의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죠.  

이렇듯 예년과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의 연말이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한 조치인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중요하겠죠? 코로나 종식을 기원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한해를 정리하는 모습이 필요해보입니다. 2021년 연말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해맞이, 타종행사를 다시 보기 위해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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