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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금융] 투자주역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

'부모 세대보다 못 사는 최초 세대' 미운 오리 새끼의 반란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21.01.06 14:01:49
[프라임경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6일 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했습니다. '동학개미'라 불리며 주식시장 랠리를 이끈 개인투자자들. 그 중심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습니다. 

새로운 투자 주체로 각광받기 시작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들의 투자 방식을 알아봅니다.

미국 세대전문가인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집필한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언급된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세인트루이스 중앙은행은 '재무적 성장을 잃어버린 세대'가 될 위험이 크다고 말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는 자조적 표현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불안감과 박탈감이 어느 세대보다 큰 '불행한' 세대로 손꼽혀 왔죠.

이들은 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죠. 평균 소득이 낮고 학자금 대출 등으로 경제적 부담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다보니 결혼이나 내집 마련은 소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청소년기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IT 기술 활용에 능통하고 광고 등 전통적인 마케팅보다는 개인적 정보를 더 신뢰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밀레니얼 세대가 주식시장에서 투자 주체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불과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주식투자 열풍과 맞물려 존재감이 급격히 커진 것이죠.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주식시장에서도 이들의 영향력은 점점 확장되는 추세인데요. 이들은 △미국에서 로빈후드 △한국 동학개미 △일본 닌자개미 △중국에서는 청년부추로 불리며, 모바일 온라인 기술 기반과 비대면 생활방식에 익숙한 특징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투자 특성을 가졌을까요? 지금까지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았으며, 특히 국내에선 더 없었죠. 이들이 존재감을 드러낸 2020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리포트 '밀레니얼 세대, 新 투자인류의 출현'에 따르면 그들의 투자 특성엔 크게 5가지가 있습니다. △재무적 목표의 최우선 순위는 주택구입을 위한 재원 마련과 은퇴자산 축적이며 △금융투자를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 극복 △금융투자 시 5~10%의 중고수익을 추구하며 주식 직접투자를 선호 △4차 산업혁명 이슈 및 해외투자에 관심이 많고 관심 영역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 △대면보다는 비대면 성격의 투자정보 채널 활용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해 신기술과 관련된 공격적 투자를 선호하며,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주택구입과 은퇴자산을 축적하기 위해 투자한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투자로 극복하려는 성향도 보입니다. 한국리서치와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밀레니얼 세대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68%)이 '미래사회에서는 과거보다 경제성장과 자산축적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실 이들은 주식시장을 비롯한 제도권 금융시장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낮은 소득으로 투자할 여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청년기 혹은 사회초년생일 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습니다.

오히려 비트코인에 더 큰 관심을 보였죠. 2017년말 비트코인의 자산으로서 가치가 인정받으며, 개당 2만달러에 육박했던 시절 블록체인캐피탈은 2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재미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100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과 1000달러 상당의 주식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하겠나?"라는 질문인데요. 이에 대해 베이비부머 세대는 주식을, 밀레니얼 세대는 비트코인을 선택했죠. 

밀레니얼 세대가 비트코인을 선택한 이유는 더 기가 막힙니다. 주식을 '위험한 자산'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등락폭에 제한이 없어 연간 수십배가 급등락 했던 가상화폐를 주식보다 안전자산으로 생각했다는 겁니다.

2018년 초 박상기 전 법무장관이 "비트코인은 도박"이라며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언급해 가상화폐 급락으로 이어졌던 소위 '박상기의 난' 당시 피해를 입은 대다수는 밀레니얼 세대였습니다. 그들은 각종 SNS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며, 이를 공유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은 당시 가격을 가뿐히 뛰어넘어 4000만원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아마 가상화폐 투자로 성공한 밀레니얼 세대 역시 상당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경험과 성공을 기반으로 이들은 당당히 주식시장에 진출했고, 초반 성적표는 매우 우수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의 투자행태 때문에 '빚투' '영끌' 등 신조어가 생겨났죠. 실제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일부 증권사는 예탁담보대출과 신용융자 대출을 중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같은 문제는 개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향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급락장이 발생할 경우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빚을 내 투자해 성공할 경우 실제 투자비 대비 수익률은 커지지만 반대로 실패할 경우 손실률은 100%를 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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