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거 사다리' 경기행복주택, 관리비 폭탄에 각종 하자까지 골머리

2021-01-07 15:35:42

- 입주민 경제 상황 · 생활 패턴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가 원인…"행복주택? 불행주택이에요"

▲성남판교 경기행복주택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시행하고 이수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았으며, 자이에스앤디가 임대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 김화평 기자


[프라임경제]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성남판교 경기행복주택'에서 비싼 관리비와 함께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해 입주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관리소가 입주민을 위해 마련된 공동시설·주차장을 유료화해 대여한 외부 수익으로 관리비 축소 방안을 내놓자, 입주민들은 낯선 사람과 접촉에 대한 불안감까지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GH가 추진 중인 사업인 경기행복주택은 청년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으로서 다양한 편의시설과 주민공동시설이 함께 제공된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성남판교 경기행복주택 역시 '주거 사다리'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곳으로 이수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았으며, 자이에스앤디(317400)가 임대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대부분 1인가구 청년들로 구성된 입주민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행복주택에 당첨됐다는 기쁨을 누릴 겨를도 없이 비싼 관리비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용면적 16㎡형(약 5평) 입주자 A씨는 "지난달에 난방도 거의 하지 않았다. 숨만 쉬어도 관리비가 이만큼(12만4710원) 나왔다"며 "입주민들끼리 행복주택이 아니라 불행주택이라고 말한다"고 토로했다. 

전용면적 26㎡형(약 8평)에 살고 있는 B씨는 같은 달 관리비가 21만원에 달했다. 

입주민들은 입주 초반이라 아직 관리비로 부과되지 않은 항목이 있어 이런 것들이 반영되고 본격적으로 난방까지 하면 관리비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남판교 경기행복주택 11월 관리비 고지서. = 김화평 기자


본지 취재 결과, 관리비가 비싼 이유는 공용·일반관리비가 높은 데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인건비가 다른 행복주택 뿐만 아니라 서울의 고급 아파트 단지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K-apt에서 인쇄한 자료. 성남판교 경기행복주택의 관리 인건비는 수원광교 행복주택에 비해 약 2.7배 많다. = 김화평 기자


해당 단지 관리사무소에 관리비에서 인건비가 높은 이유를 문의하자 고급 인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아파트 전기설비 용량에 있다고 밝혔다. 

관리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대수가 300세대이지만 단지 내 전기설비가 300세대에 비해 용량이 크다"면서 "전기법에 따라 1000킬로와트(kW) 이상 아파트는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상주시키도록 규정돼 있다. 그래서 전기과장이 있고, 그 분이 소방안전관리도 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한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급여를 줘야 한다. 위탁 운영하는 것과 다르다. 여기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GH 주거자산관리1부 담당자는 "(성남판교 경기행복주택은) 다른 행복주택 대비 고용관리비가 2배 정도 더 높은 게 사실"이라며 "공동주방·세탁실 등 관리해야 할 공동시설이 다른 행복주택보다 유독 많은 점과 일반아파트보다 세대수가 적은 점 때문에 고용관리비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사실 저희는 입주하기 전부터 관리비가 많이 나올 것을 예상했다. 그래서 이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공동시설을 폐쇄하더라도 관리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여긴 복도도 넓고 계단도 많다. 동선이 편리한 만큼 그것을 관리할 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리비가 높다"고 설명했다.

결국 입주민의 경제적 상황과 생활 패턴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관리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비싼 관리비로 입주민 반발이 심해지자 GH와 관리소는 단지 내 공동시설과 주차장을 유료화하고 외부에 대여해 얻은 수익으로 관리비를 줄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입주민들은 낯선 사람과의 접촉에 대한 불안감까지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입주민 C씨는 "다들 젊은 직장인들이라 집에서 거의 밥을 해먹지 않고, 공동시설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사용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 관리비를 부담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공동시설을 유료화할 것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 단지 내에 외부인들이 드나드는 것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입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입주 후 코로나19 로 공동시설을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공동세탁실과 도서관은 공간만 마련돼 있고, 내부는 텅 빈 상태였다. = 김화평 기자


이에 대해 GH 관계자는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 중인 것으로 안다. 임차인대표회의에서 관리 대상과 수준을 논의해서 관리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협의해보자고 안내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공동시설 때문에 관리비만 높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몇 년 전에 공동시설을 늘려서 입주민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성남판교에 시범적으로 많이 도입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싼 관리비에 더해 단지 곳곳에서 결로·도배·천장누수 등 하자까지 속출하고 있다. 한 입주민은 주택 내부 결로 때문에 매일 드라이기로 벽을 말리고 있는 상황이다. 

▲성남판교 경기행복주택 단지 내 결로·도배·천장누수 등 하자 상황. ⓒ 입주민 제공


관리소장은 "이수건설 CS팀에서 상주하고 있지만, 바로 수리를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면서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는 보수 작업을 했다. 화재감지기가 자주 오작동 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결로로 인해 습하면 오감지가 되는 경우가 있다.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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