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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단독 추대…구멍 난 자리 동생이 채우나?

역대 대한상의 회장 4대 그룹 총수가 맡은 경우 '처음' 달라진 위상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1.07 15:46:23
[프라임경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차기 회장을 맡는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는 오는 2월 초 회장단 회의를 열고 박용만 현 회장의 후임으로 최태원 회장을 단독 추대할 예정이다. 통상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연합뉴스


지난 2013년 7월 손경식 CJ 회장이 중도 퇴임하면서 임기를 시작한 박용만 회장은 2018년 3월 한 차례 연임했으며, 오는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임기 만료를 앞둔 박 회장은 최근 재계 원로들과 논의 끝에 여러 후보 중 최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상의는 회장단 회의를 통해 최 회장을 공식 추대할 예정이다. 회장단은 총 24명으로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장동현 SK 사장 등이 포함돼 있다.

최 회장은 현재 회장단에 속해 있지 않는 만큼 공식 추대에 앞서 장동현 SK그룹 사장을 대신해 회장단에 들어가는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이후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되면 2월 말경 정기총회에 이어 열리는 임시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재계 '가교' 역할 기대감↑

역대 대한상의 회장을 4대 그룹 총수가 맡은 경우는 최태원 회장이 처음이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된 대한상의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재계와의 소통 창구로 기존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을 대신해 대한상공회의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박용만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거나 정부와 여권 인사들과 자주 만나는 모습을 보여왔던 점들이 이를 방증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노력에도 경제계 목소리가 정부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최 회장이 대한상의 차기 회장을 맡으면 정부와 재계와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12월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이 정기국회를 통과하며,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이자 재계 인사 중 무게감 있는 최 회장이 상의 회장 직을 맡게 되면 정부 정책을 견제할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재계는 보고 있는 것이다.

◆빈자리 최재원 부회장이 채우나?

현재 최태원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경영철학들을 전 계열사에 이식하는 작업에 열중이다. 특히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까지 겸직하게 되면 회사 경영뿐 아니라 국내 기업 전반의 업무를 관장해야 하는 등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의 빈자리를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채울 것으로 관측된다.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 연합뉴스


형인 최 회장이 정부와 재계와의 가교 역할로 인해 바쁜 빈자리를 동생인 최 부회장이 채우면서 최 부회장은 자연스레 경영일선에 복귀하고, 최 회장은 믿고 맡길 수 있는 형제에게 경영을 맡기며 부담감을 덜 수 있는 것.
 
그러나 최 부회장은 과거 횡령죄로 인한 취업제한이 걸려있어 당장 경영일선으로 복귀하기 어렵다. 다만, 취한제한이 올 10월을 기점으로 풀려 그 시기에 맞춰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경영활동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현재 SK와 SK E&S에 미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최 부회장이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는 SK이노베이션이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육성 중인 SK E&S을 통해 경영에 공식 복귀하는 것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는다.

이는 최 부회장이 미국과 헝가리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7월 충남 서산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최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만나는 자리에도 동석하는 등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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