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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신용등급제보다 점수제가 더 좋을까?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1.01.07 15:50:07

올해 1월1일부터 1~10등급으로 나뉘는 개인 신용평가 제도가 등급제에서 1~1000점의 점수제로 변경됐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1월1일부터 1~10등급으로 나뉘는 개인 신용평가 제도가 등급제에서 1~1000점의 점수제로 변경됐습니다. 기존에는 1등급부터 가장 낮은 10등급까지 나뉘어 대출규모, 카드발급 심사를 받았습니다. 10개의 등급으로 나뉘다보니 1, 2점 차이로 불이익 받는 사람들이 생겨나기도 했죠. 그런 불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신용점수제를 도입했습니다.

금융위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신용등급제를 대신해 신용점수제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 1월 개인신용등급제 점수제 전환 발표이후 2년 만입니다. 금융위가 신용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앞서 언급한대로 신용에 별 차이가 없는데도 신용등급을 구분해야 하는 탓에 등급 경계선에 걸려 금리 혜택을 보지 못했던 '문턱효과'를 없애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제 신용등급 체제는 7등급 상위권과 6등급 하위권 간 신용도가 유사함에도 대출을 심사할 때 7등급 상위권은 불이익을 받아왔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점수제로 전환되면 10단계에서 1000점으로 세분화되기 때문에 신용점수 1점에 따라 대출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사도 신용평가사(CB) 신용등급 대신 신용점수만 산정하는 신용점수제로 전면 전환했습니다. 국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 이미 지난해 1월부터 신용점수제를 시범 적용했습니다. 

이달부터는 은행·보험·금융투자·여전사 등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점수제로 전환하면 금융소비자 약 240만명이 연 1%포인트 수준의 금리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인신용평가회사(CB)는 신용등급을 산정하지 않고 개인신용평점만 산정해 금융소비자, 금융회사 등에 제공하게 됩니다. 다만 기업(개인사업자) 신용등급, 금융회사 내부신용등급 등은 종전과 동일하게 활용됩니다.

아울러 신용평가(CB)사들이 평가할 때 활용하는 비금융정보 폭도 넓어집니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말고도 체크카드를 꾸준히 이용하거나 건강의료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해 왔다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신용점수 도입에 맞춰 금융사들도 CSS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기업 여신 통합전략모형'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머신러닝을 접목해 CCS를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금융거래 기반의 시스템에서 잡히지 않았던 부분까지 활용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대출 길을 넓히겠다는 방침입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비대면 전용 소매 신용평가 모형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사회초년생 등 금융소외계층 고객을 확보, 우량고객을 발굴해 대출시장에서 영역을 확장시킬 예정입니다.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 곳도 있습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대 연 6% 금리를 제공하는 '웰뱅든든적금'을 최근에 출시했는데요. 신용평점이 낮은 고객에게 더 높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게 특징입니다. 

기본금리는 연 2%로 웰컴저축은행을 처음 이용하면 1%포인트 우대금리를 받게 되고, 상품 가입시 조회되는 신용평점에 따라 제공되는 우대금리는 최대 3%포인트입니다. 350점 이하가 최대 3%포인트를 받아갑니다. 

개인 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올크레딧)와 나이스평가정보는 신용점수제 전환 시점에 맞춰 신용평가 항목을 일부 개편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비금융 항목 신설이 눈길을 끄는데요, KCB는 전체 신용점수의 8% 비중으로 비금융(통신요금과 건강보험 등) 항목을 만들었습니다. 

통신요금과 건강보험을 납부하면 기존 금융이력이 없어도 신용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반대로 대출을 제때 상환했더라도 통신요금과 건강보험을 연체하면 신용점수가 큰 폭으로 떨어집니다. 특히 신용거래 이력이 부족한 학생·주부 등에게 이런 방법이 유용합니다. 

신용점수에서 또 하나 중요해진 것은 '카드 소비 패턴'입니다. KCB는 카드 소비 패턴을 포함한 신용거래 형태(33%→38%) 비중을 크게 늘렸습니다. 나이스평가정보도 신용 형태 비중을 25.8%에서 29.7%로 조정했습니다. 

기존에는 신용카드만 반영됐지만 앞으로는 체크카드 소비 패턴도 신용점수에 반영됩니다. 이는 신용·체크카드를 무리 없이 적정 수준에서 쓰고 있는지 더 비중 있게 보겠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점수 변화가 없는 분들도 많겠지만 기존 등급 사이에 끼였던 분들, 특히 학생, 주부 등에게는 좋은 소식입니다. 대출을 잘 갚으면 신용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신용 거래 실적도 쌓일 것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한도금액만큼 채무 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없애는 것이 신용점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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