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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점 인플레 우려, 조대원 등 '진짜 야인'들이 국민의힘 인공호흡?

선거 흥행 위한 룰이 제 기능 못 해…신선함과 내공으로 당 견인하며 본선까지 노크 가능성↑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1.22 11:18:34
[프라임경제] 처음에는 쉬울 것 같았으나 판세가 점점 묘해지면서 내부적으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4월7일 재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 이야기다. 

당초 오거돈 전 부산시장 미투 사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자살 등 악재로 예정에 없이 치러지게 된 이번 선거에, 국민의힘에서 한국 대표 거대 도시 두 곳을 쉽게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하지만 부산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부산을 경시하는 게 아니냐는 소외감 때문에, 서울의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국민의힘 간 후보 단일화 이슈가 지나치게 장기소모전으로 지리멸렬하면서 꼬이고 있다.

문제는 더 있다. 가히 '가산점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열린다는 인상을 주면서, 사람들이 국민의힘 내부 경선 상황에 싫증을 너무 빨리 느껴버렸다는 점이다. 

나경원도 가산점? 진짜 참신한 신인과 청년, 컷오프 통과법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여성 가산을 예비경선 20%, 본경선 10%씩 적용하기로 했다. 가산점은 여성·신인·청년·중증장애인 등 이른바 정치 약자층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문제는, 이런 룰 적용이 유력 정치인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이언주 전 의원 등 원내급 인사(심지어 다선 의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논란이 초기부터 불거진 점이다. 사람들의 의아함을 자아내는 상황이 되면서, 흥행을 위한 룰도 아니고 공정성과 기회를 위한 당 차원투자도 아니라는 이야기마저 나오게 됐던 것.

어쨌든 기차는 정해진 시간표를 향해 달린다. 마감된 국민의힘 예비후보 등록 현황 집계에 따르면, 이번 보선에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밝힌 당내 인사는 모두 14명, 부산시장에 뛰어든 인사는 9명으로 집계됐다.

이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4일엔 서울시장 후보를, 다음 날엔 부산시장 후보를 면접 심사할 예정이다. 컷오프 대상을 포함한 예비경선 후보자 발표는 26일경 이뤄질 예정이다. 

숫자는 적지 않으나 면면을 보면 유력 인사, 이른바 정치적 무공에 관한 객관적 검증은 됐으나 참신함이 떨어지는 기존 정치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재보선 주도권을 반대 정파에 넘기게 되는 게 아니냐는 당혹감이 피어오르고 있다는 게 '불편한 현실'이다. 다만, 반대 해석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오히려 능력으로 무장한(거기에 아예 나이까지 젊으면 좋겠지만) 새로운 외부 수혈이나 기성 정치에 덜 물든 인사가 제도권에 오히려 충격파를 던져주고, 그래도 새로운 인물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는 효과가 선명해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다.

당이 청년에게 무엇을 해 줄지가 아닌, 야인이 당에 무엇을 해줄지 구도 

누가 신인 가산점을 받냐, 어떤 이가 청년 대상이냐처럼 '당이 약자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가 아니게 돼 버린 셈이다. 오히려 생물학적 나이 아닌 생각이 젊은 후보, 밖에 있지만 쓸 만한 '진짜 야인'이 누구이고 이들이 이번 당내 예선과 본선의 흥행을 끌어가주는 '야인이 당에 무엇을 해 줄 것인가'의 구도가 되면, 흥행은 물론 당 경쟁력 강화라는 본질적 문제에까지 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신함과 능력을 갖추면서도 여전히 외곽에 있던, 이제 본격적으로 제도권 경쟁에 뛰어드는 인사들을 찾아야 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어디서 대단한 야인이 조신하게 장기간 유유자적하다 합류하는 게 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면서 선거 자체의 내공을 높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사진 왼쪽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 오른쪽이 김 교수. ⓒ 연합뉴스


하지만 인디 밴드나 록커 활동에 만족하던 이가 어떤 계기로 몸을 일으켜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 "어디서 이런 분이?" "왜 이제서야 나타나셨어요?" 경탄이 터져나오는, 그런 상황이 경선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새로운 인재들, '컷오프 통과만 하면' 흥행 효자 프로그램 기대

예를 들어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서울시장 같은 큰 선거의 본선에까지 올라가 보면 어떻겠냐는 소리엔 일리가 있다. 선출직 공무원으로 일찍 대성한 이는 아니나, 사회 이슈마다 활발한 의견 개진을 해온 덕에 인지도가 높고 외교부 자문위원 등을 역임해 국가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이 높다.

태극기 부대를 견제하면서 2019년 전당대회에 나서면서 파란을 일으켰던 조대원 전 최고위원 후보자의 경우도 이후 행보가 궁금하다는 평, 이번 서울시장 경선의 실적이 시선을 모은다는 평을 얻는다. 

육사(49기) 출신이지만, 당이 태극기 부대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강하게 어필하면서 한때 '빨갱이 모함'에 시달렸다. 논란에 경선 운영진 측에서 주의 조치를 받하기도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당의 운영 방향은 조 후보가 바란대로 극단적 우경화나 대결 구도를 지양하고 온건보수를 지향하는 쪽으로 흘러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나름대로 당 비젼 제시에 한몫을 한 셈.

조대원 서울시장 예비후보. 그는 선출직 공직 경험은 없으나, 당협위원장을 지내는 등 당의 정치 일선에서 활약해 온 야인이다. ⓒ 프라임경제

특히 이런 생각이 참신하고 자세가 젊은 야인들은 토론 대응 능력이나 공약 개발 등 정책적 면에서도 기대해 볼만한 슈퍼루키로 전환 가능하다. 정치공학적으로도 당이 바로 전력 충원과 투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는 얘기다. 

이런 인사들을 예선 컷오프 통과를 시켜 주면, 본선에서 가성비 높은 인기 프로그램이 등장할 수 있다. 새 인재들이 본게임 토론 전쟁에서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낼지 지켜보는 것 자체가 가산점 논란의 시름을 잊는, 보수 정당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털어내는 힐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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