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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 체제…쉼표 김여정, 여전한 관심 필요성 왜?

공식 외교 채널 '도구' 불과 시각…직접 통제 위해 제3조직 이끌며 재등장 가능성 ↑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1.01.11 09:42:33

[프라임경제] 북한이 집권 조직인 노동당 운영 기조에 변화를 주는 가운데, 김씨 일가의 위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핵잠수함 설계 이슈가 부각된 상황과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가 맞물리는 양상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자 지면을 통해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라고 제8차 노동당 대회 소식을 전했다.

이를 놓고 김 위원장의 직책이 위원회 체제에서의 최고직함인 '당 위원장'에서 비서국 체제의 최고직함인 '총비서'로 전환된다는 의미 외에 어떤 변화가 북한 내부에서 일어날지 주목된다.

당 규약을 개정해 당 위원회 체제를 비서국 체제로 전환한 것은 우선 분위기를 일신하는 수단으로 해석된다. 노동당은 지난 2016년 제7차 당 대회까지 비서국 체제로 당을 운영했지만, 7차 대회에서 이에 변화를 줬었다. 이번에 다시 5년만에 상황을 되돌린 셈이다.

선대인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당 총비서직을 역임한 바 있기 때문에, 주석이나 국방위원장 직함처럼 독자적인 명칭을 쓰지 않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가장 강한 수식어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을 이끈다는 의미에서 김정은 체제와 위상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교와 안보 문제를 당의 조직과 연결짓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대미 창구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이번에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고, 대중 협상을 맡아 온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부장으로 임명된 점도 북한과 해외 관계의 냉온 관계를 반영한다. 불편한 상대에 대한 심리를 정부 조직과 당의 역학 관계 강조라는 방식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비서국 중심 시스템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크게 집중할 것은 아니고 정치력 강화에서 도구로써 부각된 것이라고 한정하는 것으로 이번 개편 조치를 보는 게 더 정확할 수 있다.

김정은이 이번에 노동당 총비서로 새 직함을 달면서 시스템 변화가 한반도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은 순천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당 부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할 수 있다. 다만 그가 이번 당 대회 주석단에도 올랐다는 점은 완전히 배제되거나 위상이 급격히 축소됐다기 보다는 표면적 역할이 줄었다는 정도로 일단 보는 게 타당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정권 교체 문제 매듭 국면이 끝나고 외교 라인 가동 방향에 고심하고 있다는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은 지난 해 하반기 이후 줄곧 개표 결과 불복에 시달려 왔으나, 이번에 연방의사당 점거 등으로 오히려 드러날 수 있는 갈등 요소가 모두 터지고 트럼프 행정부 퇴장과 정치력 배제로 정리되는 상황이다. 

이번에 때마침 "핵잠수함 설계를 이미 마쳤다"며 대미 압박 기조에 불을 당기고, 아울러 집권 노동당 조직이나 대외 협력망 상황 변화를 과시한 점은 북한이 자신감을 어느 정도 얻은 것을 반영하는 게 아닌지 유념해 볼 대목이다. 대화 협상에 필요한 시점이 정확히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최대한 시간을 끌어 오던 중에 필요하던 카드를 일부 쥐면서 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 

따라서 지금 공식적인 행보에 일단 '쉼표'를 찍은 김여정이 대미 외교 등 공식적 외교 라인을 챙기러 나서는 경우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조직이나 직함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세부적 상황에서는 기존 상황에 매이거나 어떤 형식에 집착하기 보다는 김정은 및 그 일가의 위상 강화라는 주제에 최대한 충실한 실용성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외교 조직을 믿고 장기 포석을 활용하지 않고 김씨 일가가 직접 중요 안건을 챙기는 상황이니 만큼 김여정이 언제고 미국과의 협상이나 우리와의 접촉에서 얼굴을 내밀지 계속 주시해야 할 필요는 여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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