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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사야해" 삼성전자 고점에도 개인 매수 행렬

대형주 중심 증시 견인·업황 개선 기대감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1.01.12 11:46:00

코스피 지수. ⓒ 한국거래소

[프라임경제] '요즘 나 빼고 모든 사람이 주식을 하는 것 같다' 직장인 한희진(32)씨의 생각이다. 최근 한씨의 주변 지인들은 모두 주식 이야기에 빠져있다. 한씨는 주식에 문외한이지만 "잘 모르면 삼성전자만 사라"는 주변의 조언에 은행 대출을 받아 삼성전자 주식을 최고가인 9만4000원대에 매수했다. 한씨는 "너무 비싸게 산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이왕 매수했으니 은행에 저축한다 생각하고 한동안 잊고 있어야겠다."라고 말했다. 

공무원 김효은(가명·35)씨는 지난해부터 주식열풍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조만간 폭락장이 올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증시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김씨의 마음은 흔들렸다. 결국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 매수시기를 저울질하다 최고가에 주식을 사들였다. 김씨는 "주변에서 연일 주식 이야기만 하니 어느 순간부터 나도 주식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작년에 들어갔어야 했나 싶다"고 털어놨다.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주식 광풍에 '두 사람만 모이면 주식 이야기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 주식 매수 열풍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어느새 개인투자자를 사이에서 국민주로 떠오르면서 너도나도 달리는 말에 연일 올라타고 있다. 

◆"올해 반도체 호황이라던데" 삼성전자 끝없이 사들이는 개미 

개인 투자자가 증시를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거래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대형주 거래대금은 32조9822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44조4338억원)의 74.2%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3월25일(74.7%) 이후 최대 수준이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8조3792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3조9192억원) △SK하이닉스(1조5097억원) △카카오(1조4129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11일까지 개인의 순매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순매수액은 3조8029억원에 달해 전체 순매수액(6조2380억원) 중 약 61.0%를 차지했다. 

실제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9만원대에 안착하면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 거래대금은 8조원을 넘어서며 개별 종목 기준으로 역대 최대 거래대금을 보였다. 

고점에서도 삼성전자의 매수행렬이 이어지는 이유는 대형주 중심의 증시 견인과 업황 개선 기대감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빅사이클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특히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모리와 더불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각 증권사에서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높이는 리포트를 쏟아내고 있다. 

또한 개인투자자의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나만 소외될 수 없다'라는 불안감인  포모 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 FOMO)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 1월5일 키움증권에서 신규 개설된 계좌가 무려 3만9756좌에 달했다는 점은 이 같은 심리를 반영한다. 지난해 말 중단됐다가 새해 들어 재개된 신용대출의 잔액 또한 5대 은행 기준 4거래일 만에 4500억원이나 늘었다. 이중 상당부분이 주식시장에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 상승장이 이어질 것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향후 추가 상승을 위한 조정 구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당장은 고점을 찍고 조정이 이뤄질 수 있지만 상승 모멘텀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시장은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과열 대 개인투자자의 막대한 증시대기자금 간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만큼, 언제든지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수 있겠지만, 막대한 증시 대기자금이 대기하고 있어 낙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개인투자자 중심의 시장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흐름에 편승한 단타 위주의 투자는 절대 좋은 결과를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분석과 금융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묻지마식' 투자는 큰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초보자가 유행에 편승해 장에 뛰어들었다가는 고점에 물려 손절하고 나오기 일쑤"라며 "대부분 주식을 선취한 상태에서 뒤늦은 개미의 추격매수는 십중팔구 실패하기 마련이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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