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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해진"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안전사고 재발방지 주문

6년 전 동일한 곳에서 비슷한 유해 물질 누출 사고 발생해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1.14 16:06:01
[프라임경제] "최근 잇따른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20일 충남 서산시 소재 LG화학 대산공장 화재사고 현장을 방문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들에 대해 사과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화재 사고가 발생한 충남 서산 LG화학 대산공장을 긴급 방문했다. ⓒ 연합뉴스


당시 구광모 회장은 헬기 편으로 대산공장을 찾아 화재를 모았다. 이처럼 구 회장이 긴급하게 현장을 찾은 데는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사고와 대산공장 화재사고 등 잇따라 인명피해가 발생했기 때문. 

특히 구 회장은 그룹 내 계열사 전체에 안전·환경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안전환경, 품질사고 등 위기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중 기본"이라며 "CEO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돼 안전·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이 처음 '안전·환경'에 대해 직접 언급하면서 LG그룹 전체 계열사에 강도 높은 안전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또다시 LG그룹 내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구광모 회장의 지난해 사고현장 방문의 의미가 무색해졌다"라고 지적한다.

지난 13일 LG디스플레이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8공장(8P) 3층에서 근로자들이 배관 연결 작업 중 유해 화학물질인 수산화 테트라메틸 암모늄이 누출돼 2명이 중상을 입고, 4명이 경상을 입는 등 총 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상자 6명 가운데 2명은 구조 인력이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지만,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의료기관으로 이송됐고 현재는 회복해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직후 LG디스플레이의 대처는 발 빨랐다. 즉각 화학물질 밸브 차단과 긴급 배기 가동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했고, 정호영 LG디스플레이 CEO는 사고 발생 7시간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LG디스플레이의 사고로 인해 LG그룹 전체의 안전 관리 부실이 또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그룹 회장이 전체 계열사에 재발 방지를 당부했음에도 계속해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탓.

이 같은 주장들은 LG디스플레이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6년 전 이와 비슷한 유해 물질 누출 사고를 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파주 공장에서 2015년 1월12일 장비 유지보수 작업을 하던 중 밸브가 열려 질소 가스가 누출됐고, 이 사고로 30대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여기에 지난해 LG디스플레이 경북 구미 공장에서는 4월과 5월 두 차례 걸쳐 화학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이 화학물질안전원 홈페이지와 언론 보도를 분석한 결과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화학사고 613건 중 LG그룹에서만 13건이 발생했다. LG그룹은 이 기간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이 화학 사고를 낸 기업이라는 불명예도 함께 안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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