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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광산구, 100년 한옥 가치 몰라서 눈치로 보존…문화재 활용 대상 수상 '씁쓸'

1935년 기증받아 한때 면사무소로 사용…100년 고택으로 알려졌지만 관리·조사 전무

정운석 기자 | hkilbokj@hanmail.net | 2021.01.14 19:52:44

광산구 비아동주민센터 내 한옥 전경. Ⓒ 광산구

[프라임경제] 지역 문화재를 활용해 문화체육관광부 대상을 수상한 광주광역시 광산구가 100년 한옥의 가치를 몰라 철거·보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광산구는 뒤늦게 여론의 눈치를 살펴, 뒷북 조사에 나서는 등 행정 난맥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문제의 100년 한옥은 1935년 광주시 북구 삼소동 반산마을 강운삼씨가 광산구 비아면에 기증해 비아면사무소로 사용했다는 기록과 100년이 넘은 고택으로 추정할 뿐, 현재까지 그 어떤 행정재산으로도 등록돼 있지 않고 문화재적 가치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광산구에 따르면, 예산 42여 억원을 투입해 대지 2473㎡에 지상 2층(지하 1층) 규모로 비아동주민센터를 신축한다. 문제는 주민센터 부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한옥의 보전 여부다. 신축을 위해 반드시 한옥이 차지하는 부지를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산구는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가, 지역주민들과 광산구의회 의원들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철거·보존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비아동주민센터 신축 건립을 추진하는 건립추진위원회에서도 철거와 보존으로 의견이 갈렸으나, 조영임 의원의 지난 5월22일 제254회 임시회에서 보존 촉구 발언 등으로 보존으로 여론이 기울어졌다.

한옥이 주민들의 소통공간(북 카페)으로 사용되고 있고, 100년이 넘은 고택이라는 점에서다.

그동안 한옥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를 조사해 본 적 없는 광산구도 눈치껏 보존을 결정했다. 

이 한옥은 광산구청 소유인 인근 비아동 예비군중대본부 부지에 이축될 예정이다. 이축 비용은 3억∼5억원이 소요된다. 실제 부지 비용을 포함하면 10억원 이상 소요되고, 영구적으로 보존해야 한다.

문제는 보존비용이 아니라 그동안 한옥에 대한 관리 및 조사가 전무했다는 것으로, 이 한옥이 100년 정도의 고택이라고 추정할 뿐, 광산구청과 지역주민들 등 그 누구도 그 가치를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광산구가 지난 2008년부터 월봉서원을 중심으로 지역문화재활용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역문화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는 점도 빈축을 사는 대목이다.

또 광산구는 문화예술과, 관광육성과 등 문화·예술 부문에 막대한 조직을 보유·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 행정조직이 4년 전부터 비아동주민센터 신축 계획이 있었음에도 현재까지 어떠한 조사조차도 없었다는 점에서 행정의 치부를 드러낸 것.

특히 광산구는 문화재 전문위원을 통해 의견을 받을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어떤 경로를 통해 용역 착수가 되었는 지는 밝히지 못했다.

이 한옥은 광산구 담당부서에서도 공유재산으로 관리되어 있지 않고, 비아동주민센터의 행정재산이라고 답변했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그림자 재산'인 것으로 파악된 셈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비아동주민센터 내 한옥은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문화재 전문위원을 통해 문화재적 가치를 들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유재산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며 "바이동주민센터 행정재산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비아동주민센터 관계자도 "해당 한옥은 행정자산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며 "한옥의 관리 사항은 알 수 없고, 관련 책자에 기록된 내용으로 설명한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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