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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행정의 달인' 목포시장의 빛과 그림자

풍부한 행정 경험으로 제2의 호황 적기 기틀 마련…시민과의 소통 부재 해결 위한 기교 보여줘야

나광운 기자 | nku@newsprime.co.kr | 2021.01.19 09:49:41

[프라임경제] 후한 광무제가 즉위한 지 얼마 안 돼 어양 태수 팽총이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꾀했다가 이에 대장군 주부가 그의 잘못을 꾸짖는 글을 보냈다.

'옛날에 요동 사람이 자기의 돼지가 머리가 흰 새끼를 낳자 진귀하게 여겨 왕에게 바치려고 하동까지 가보니 그곳의 돼지는 모두 머리가 희어서 부끄러움에 못 이겨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지금 조정에서 그대의 공적을 논하자면 요동의 돼지와 마찬가지다.'

이런 충고에도 팽총은 스스로를 연왕이라 칭하고 반란을 일으켰다가 2년 뒤 토벌당하고 말았다.

이 같은 옛 고사 '요동지시(遼東之豕)'를 떠올리게 하는 일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민선 7기 목포시장의 공적과 업적은 2년 반이라는 임기에 비쳐 과히 대단한 행보로 보인다. '행정의 달인'에 걸맞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많다.  

1932년 3대항 6대 도시의 하나로 탄생해 한때는 명성을 날리기도 했던 목포가 인구 23만명 턱걸이를 할 정도의 기구한 역사의 흐름에서 현재는 대한민국의 관광거점도시와 수산식품 수출단지 등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로 제2의 호황의 적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김종식 목포 시장의 행정에 대한 후한 점수의 요인이 되고 있다. 그의 적극적인 행정의 전진은 그동안 공직에서 쌓아 온 노하우가 최고의 재산이고 기교일 것이라는 데에 반문을 던지기는 힘들 정도로, 그의 과거 행정 경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 시장에 대한 이토록 과한 평가의 뒤에도 '옥하(玉瑕)'와 같은 티는 현실정치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평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시민의 눈치를 봐야 하고 그들의 의견과 개개인의 작은 소리에도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게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큰 고민이자 임무이기도 하다. 

김 시장을 둘러싼 가장 큰 악재의 원인은 예민한 사한에 대한 시민과의 소통 부재로 보인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간 소각장 시설과 수협 부지 컨테이너 항 등 시민들의 관심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도 시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없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게 확산되고 있다.

목포의 과거 명성을 찾기까지 '행정의 달인'이라 자칭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종식 시장의 고군분투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외면하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행정의 심도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행정의 달인' 김 시장은 그의 능숙한 경험을 바탕으로 꼬인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기교를 보여줘야 한다. 시민들의 지적에 귀 기울이는 가장 원초적인 기본기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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