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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소년' 박형준 '부산 신혼부부 무이자주택대출' 주판알 분주

도시 신성장동력 구축 구상 쏟아내면서 타후보 리드…'창업하기 좋은 부산'의 꿈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1.01.21 10:30:13

[프라임경제] 연일 계속되는 선거운동 강행군으로 지친 기색이면서도 박형준 부산시장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꿈 이야기를 하면 신바람 나는' 듯 했다.

꿈꾸는 이는 늙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기는 하지만, 그의 부산시장 출사표를 들어보면 그 자체에서 일종의 비결을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국회의원(17대)과 청와대 정무수석 그리고 동아대 교수(그는 고려대에서 사회학을 전공, 동아대에 부임해 학자의 이력을 쌓았다), 부산경실련 활동 등 지난한 길을 누벼온 동안에도 소년 같은 눈빛을 유지한 바탕에는 맡은 자리와 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도전해 온 '꿈'이 깔려 있다.

가덕신공항 이슈로 뜨거운 와중에 박 예비후보는 미래형초고속열차인 어반루프(하이퍼루프 즉 하이퍼튜브 기술)를 꺼내들었다. 단순히 새로 마련될 공항을 편리하게 이용하는 수단을 내놓는 게 아니라 부산교통망을 근원적으로 업그레이드할 브레인스톰을 제안한 것.

꼭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부산시장 보선을 노리는 타후보군에서 일부 비판론이 제기됐다. 반대 정파인 더불어민주당 쪽(김영춘 캠프)만이 아니라 같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일부 진영에서도 "40~50년은 걸릴 것"이라는 등 이 아이템에 회의적 시각을 피력했다.

하지만 박 예비후보는 의기소침하지 않는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진행된 하이퍼튜브 기술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눈밝은 이들은 이미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 김경수 경남도지사나 강원도 대표 잠룡이자 '여시재' 탄생 산파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K-뉴딜본부장 등의 면면을 보면, 경남과 강원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 꿈의 기차 기술에 눈독을 들임을 알 수 있기에, 부산에서 이 아이템에 불을 당긴 자기 행보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정치공학적으로는 어떨까? 현재 다양한 여론 조사에서 좋은 지표를 얻고 있는 그가 새삼 논란의 소지가 일말이라도 있는 이슈로 공격을 초래하는 것은 좋지 않다거나, 이 공약을 일부 뒤로 빼놓자는 제안도 득표기술상 나올 법 하다. 수도권의 지티엑스 정도 카드만 꺼냈어도 적당했다는 안타까운 해석이 그것이다.

하지만 박 예비후보는 오히려 "신기술이니 비싸지 않겠느냐, 있던 걸 하자는 안전드라이브 정신은 오히려 근거가 없다"고 짚는다. 하이퍼루프, 어반루프가 지티엑스보다 돈이 덜 든다는 점은 그야말로 '의외의 사실'이다.

그는 "신기술은 누가 먼저 치고 나가고 누가 선점하는가가 중요하다"면서 "만날 남 먼저 나가는 걸 쳐다보고만 있으면 (퍼스트 무버가 못 되고) 팔로어가 될 뿐"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 버지니아에서도 대략 우리(이번에 거론된 해운대~가덕도 코스)와 비슷한 길이의 하이퍼 루프를 91미터 깊이에서 하는 걸 이미 건설하는 계획이 들어갔다"면서 절대로 40~50년이 걸릴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티엑스보다 어반루프를 놓는 게 돈이 오히려 덜 드는 이유도 어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며 '허를 찌른다'. 터널을 뚫어도 대심도(깊이)로 뚫고, 그리고 환기구가 필요 없으므로 중간중간에 역(스테이션)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음 선거에만 목 매는 시장 아닌 '포석' 깔 시장 뽑아달라

"무엇보다 탄소중립이고(친환경) 미래 하이퍼루브가 지배하는 미래 세상이 올 것"이라며 그는 자신만만하다.

보궐선거로 불과 1년여 임기를 지내고 사실상 다시 다음 선거를 바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첨단 아이템을 자신있게 꺼내든 배경엔 이런 꿈과 냉철한 계산이 함께 작용한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지도를 들여다 보며 현안 점검을 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내친 김에 보궐선거에서 이기더라도 부산을 살리는 시장이 되겠다는 꿈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보선 여파가 다음 선거 구도에도 미세한 여진을 남길 가능성이 지역 정가에서 나도는 것이 전혀 허무맹랑하지만은 않기 때문. 하지만 돌아온 답은 명쾌했다. 그는 "1년 3개월이면 충분하다"면서 "포석을 두는 것이다. (이번에 당선되면 바로 다음 선거를 위해 허덕이지 않고 그런) 굉장히 중요한 포석두는 일을 하려고 하고, 할 수 있는 기간이다"라고 강조했다.

교수 생활 중이나 부산경실련 활동 당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박형준의 일하는 모습'은 굳이 말할 것 없이 전략가다. 그래서 각종 기업 유치라든지 산학협력시스템을 만들고 플랜 짜는 것 같은 바탕 그림을 보궐 임기에 그리고, 그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이 효과를 거두겠다는 복안이다.

자연스럽게 질문은 그럼 부산을 위해 어떤 장기 플랜, 꾸준한 일처리를 보여줄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재선 등 긴 호흡으로 그가 꿈꾸는 일이 무엇인지 들어봐야 하는 것.

◆1회성 지원 No, 창업하고 결혼해 살기 정말 좋은 부산의 꿈 

그는 창업 지원만 해도 "1회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짚고, 생수 몇 병 가져다 주는 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샘물이 될 수 있는 '펀드 지원책'에 눈길이 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복지부동 공무원이 아닌, 묵묵히 일하는 공직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뜻도 시사했다.  

이번에 이렇게 얼마를 몇 군데 창업 지원했다는 식으로 끝나는 탁상행정 대신 정말 소신있고 꿈이 있는 공무원이 책임감 있게 일을 할 수 있어야 창업 당사자들도 살아난다는 것. 그건 일자리.

박 예비후보는 "100억, 200억 창업 펀드로 하면 (창업 시장 열기를) 크게 융성시킬 수가 없다. 기술을 사업화하려면 투자가 지속가능해야. 1년짜리 청년들 잠시 지원한다는 걸로는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젤펀드처럼 4~5년 정도 지속적으로 지원받는 기업 가운데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이런 부분들을 강하게 어필하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펀드가 든든해야 가능한 것이고 이런 펀드를 민-관이 같이 묶어서 든든하게 만들자"고 금융권에 제안했다. 

일할 수 있는 자리, 새롭게 지역에 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창업 지원에 더해 일자리를 막 얻고 결혼하면서 지역에 자리를 잡을 청년 세대에 대한 뒷받침 복안도 내놨다.

박 예비후보는 부산에서 결혼해 집을 구하는 가구(부부)에 파격적 지원도 할 생각이다. 그는 2억원, 5년간의 내용으로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그는 "은행과 협의하면 어려운 일 아니고, 부산시 예산으로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근래 부산시 일각에서 나온 신혼부부 주택대출은 저금리지만 박 예비후보는 무이자라는 점에서 확연한 체감 효과와 기대감을 불어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꿈은 선점하는 자의 것이라는 박 예비후보. 그런 박형준 캠프에서 또 어떤 소년 같은 정책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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